10살, 자기주장을 시작하다.
아이가 자라면서 자신만의 고유의 의견이 생기기 시작한다.
아이는 10살
자연에 둘러싸인 곳에서 살다가
주택가로 이사를 오게 되면서 아이의 세상이 확장되기 시작했다.
이사를 오면서 아이에게 동네 친구들이 생겼다.
이사를 온 첫날부터 지금까지,
시간이 될 때마다 함께 모여 놀며, 너무 잘 지내고 있다.
동네 친구들과 어울리기 시작하면서 급격하게 엄마와는 멀어졌다.
엄마 바라기였던 아이가,
이제는 친구랑 노는 게 제일 즐거운 일이 되었다.
가족 모임이나 나들이도 시큰둥하다. 친구들과 놀 생각이 먼저이다.
엄마에게 볼멘소리도 늘어놓는다.
깊은 시골에서는 없었던
함께 놀 친구들이 생긴 것은
아주 감사하고 잘된 일이다.
그러면서 조금씩 나와는 다른 주장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가치관도 달라졌다.
자연과 더불어 생태적인 삶을 꿈꾸는 나와는 달리
아이는 정돈된 도시와, 아파트에서 살고 싶다고 말한다.
원하지 않는 외출은 NO.
차라리 집에 혼자 있겠다고 한다.
가고 싶은 여행지도 다르다.
이것은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어르고 달래고 구슬리기에는 주장이 완곡하고 세졌다.
결코 아이의 의견을 존중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아이가 하는 말을 귀담아듣고, 최대한 존중하고 들어주고 있다.
하지만 큰 삶의 형태에서는 가끔씩 난감할 때가 있다.
엄마가 원하는 자연적인 삶과 그것을 거부하며 극단적으로 자연이 싫다는 아이.
언젠가 아이도 자연적인 삶의 좋은 점을 알게 되겠지만, 그렇다고 지금 억지로 강요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렇게 충돌할 때 아이에게 해준 이야기가 있다.
“스무 살이 되면 네가 원하는 삶을 실컷 살 수 있어.
하지만 그때까지는 엄마 아빠와 살면서 보호를 받아야 해.
엄마 아빠는 나이가 있어서, 지금 하고 싶은 걸 해야 해
지금은 엄마 아빠가 하고 싶은 걸 하며 살게.
엄마 아빠가 나이가 들어,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면 못할 수도 있거든
나중에 어른이 되면 너에게 많은 기회가 생길 거야
네가 스무 살이 되면 너를 위해 저축해 놓은 통장을 줄 거야
그때는 너도 엄마 아빠처럼 네가 하고 싶은걸 해. "
아이가 자란 만큼
고맙게도 이해를 해주고 있다.
앞으로 더 아이의 주장은 강해지고
아이의 세계가 생겨가겠구나.
나의 아이라고,
나와 비슷한 걸 추구할 거라는 생각은 오산이었다.
조금씩 이렇게 독립심이 생기면서 커가겠구나.
예상했던 것보다 더
아이는 단단하고 단호하게 성장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