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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노경 Sep 20. 2024

날씨 탓

미국 갔다와서 지쳐 있었다.

뭐든게 다 귀찮아졌다. 무의미하게 느껴졌다.

‘이 나이에 이걸 해서 뭐하나?’

라는 생각이 다시금 고개를 쳐들었다.

어차피 인생은 불공평하다. 열심히 한다고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좋은 결과를 얻는다는 보장도 없다.

‘대체 무엇이 성공이고, 무엇이 좋은 결과인가’

그것의 의미조차도 무의미하다.

‘꿈을 갖고 있기 때문에 예술가는 예술작품을 창조한다?‘

그렇다면 나의 꿈은?

내가 추구하는 예술의 진리, 그 끝은?

알베르 까뮈는 살면서 2번의 ‘부조리한 경험‘을 하였다고 한다. 한번은 축구장이다. 그는 축구 경기를 통해 삶이 아무리 부조리해도 최선을 다해 끝까지 살아남아야한다는 것을 배웠다. 또 다른 하나는 어린시절, 자신의 어머니가 성폭행 당하는 것을 목격한 것이다. <이방인>에서 어머니가 죽었지만 덤덤한 뫼르소의 태도가 거저 나온것이 아니었다.

부조리해도 살아야 하고, 의미가 없어도 살아야 한다면, 결국은 ‘과정’에 충실해야만 할 수 밖에 없다. “순간이면 충분하다” 고 스토아파의 철학자,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도 말하지 않았던가!

나도 가다보면 그 길에서 뭐든 언젠가는 만나게 될까? 아니 뭘 만나지 않더라도 만족하며 살 수 있을까?

그래, 내가 지금 방황이는건 순전히 날씨탓일게다. 내평생 한번도 경험에 보지 못한 35도가 넘는 9월 중순의 찌는 듯한 무더위때문이다. 분명 공룡은 얼어죽었고, 인간은 이제 타서 죽을게다.

이 짜증나는 끝도 모를 더위가 잦아 들면, 나의 정답 없는 우울도 멈추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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