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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사상과 작가정신

사진의 사상과 작가정신(최민식 지음/로도스/2012)

몇 년 전 세종문화회관에서 ‘라이프 사진전’을 관람했었다. 우리의 삶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사진, 우리의 역사적 흔적을 사진가의 시선을 담아 표현한 시대의 사진들을 보면서 진한 감동을 느꼈던 기억이 난다. 그때, 우리의 삶을 가장 사실적으로 기록하는 사진도 예술작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사진작가가 사진이라는 매체로 어떻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지, 사진작가는 어떤 마음으로 사진을 찍고. 어떻게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지…, 궁금했다.


출처 : 사진의 사상과 작가정신(최민식 지음/로도스/2012)


그래서 검색을 통해 발견한 책이 최민식의 ‘사진의 사상과 작가정신’이다. 최민식은 리얼리즘 사진작가로서 우리 삶의 진실한 모습을 렌즈에 담아낸 작가이다. 인간이 영위하는 삶의 진실을 파헤치듯이 가장 밑바닥에 있는 민중들의 현실적 삶을 사진에 담아내었다.


그의 글에서는 강한 신념이 느껴졌다. 책을 읽을수록 그의 생각이 더 궁금해졌다. 사진과 수십 년을 함께한 그의 인생은 그만의 신념, 작가정신이 있었기에 일관될 수 있었다는 생각을 했다. 사진만을 추구해온 그의 인생은 숭고한 작가정신에 의해 빛날 수 있었다.


출처 : 사진의 사상과 작가정신(최민식 지음/로도스/2012)

 

책장에 꽂혀 있던 이 책을 다시 꺼내서 읽어보니, 예전에 책을 읽으며 느꼈던 감정이 다시 느껴진다. 그 내용이 너무 좋아 나도 모르게 밑줄을 그어두었던 부분을 다시 읽으니 또 다른 감동이 느껴진다.  

 

책의 내용은 크게 예술, 창작, 삶, 사상이라는 핵심 키워드로 꿰뚫을 수 있다. 내가 책을 읽으며 밑줄을 그어놓았던 내용을 각 키워드별로 분류해 보았다. 내가 어떤 추가적인 코멘트를 하지 않아도, 이것을 읽는 것만으로도 최민식 작가의 생각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예술


예술이란 인생의 한 표현이다.
예술이란 정신으로 진실을 생산하는 것이며, 가치가 있어야 한다. 
대가의 작품을 감상할 때처럼 우리 주변에 널린 의미 있는 물건에 진득한 관심을 기울이고 그것에 담긴 의미를 찾으려고 애쓸 필요가 있다. 그 과정과 노력이 바로 삶의 깊이를 더하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출처 : 사진의 사상과 작가정신(최민식 지음/로도스/2012)


나는 예술적 기술을 크게 다섯 가지로 정리했는데, 그것은 바로 ‘열망’, ‘관찰’, ‘비유’, ‘문제의 재구성’, ‘적극적인 참여’다. 
예술가의 일은 작업하는 법을 배워 사상을 표현해내는 것이다.
인간이 창조해낸 가장 풍요로운 세계는 걸작 예술이다. 걸작 예술은 자주 찾게 되고 그때마다 매번 새로운 깨달음을 준다. 자신의 작품을 탐구해서 거기에 담긴 의미를 찾아내는 능력은 예술 행위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 중 하나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편견과 판단을 접어두고 자신의 작품을 냉정하게 분석해서 그 안에 담긴 가치를 찾아내야 한다. 또한 그 과정을 즐기며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 이처럼 자신의 작품을 열린 자세로 탐구할 때 우리는 예술의 기술을 향상시키고, 예술 행위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삶의 기쁨을 배가시킬 수 있다. 


출처 : 사진의 사상과 작가정신(최민식 지음/로도스/2012)


진정한 작가란 누구 못지않게 삶을 충만하고 강렬하게 사는 사람이다. 이렇게 본다면 예술이란 본질적으로 경험을 재창조하는 작업이다. 작가의 인생관이나 세계관은 그가 창작하는 작품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 모든 점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이 깊이 공감할 수 있는 예술이어야 한다. 사진은 그 시대, 그 현실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으면서 사회적 공감을 획득해야 한다.
예술은 예술가의 내면에 자리한 철학과 정신을 전달해야 한다. 예술가가 정신적인 노동의 과정을 통하여 인류 발전을 위한 참다운 길을 제시하게 된다면 참다운 예술 작품을 만들었다고 할 만하다. 즉, 예술이라고 하는 것은 맹목적으로 조작하는 것이 아니라, 목적을 충분히 이해한 힘이요, 인간의 심성을 발전시키고 순화시키는 데 기여해야만 하는 것이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인생을 행복하게 사는 최고의 방법이다. “예술은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하는 것이다.” 나는 칸딘스키의 이 말을 항상 생각하면서 작품을 창작해 나갈 것이다.


출처 : 사진의 사상과 작가정신(최민식 지음/로도스/2012)


우리 모두는 언제나 삶이라는 무대에서 갈 길을 찾고 있다. 그것이 우리의 궁극적인 운명이다. 성공한 인생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기준은 직업적으로 이 세상에 무엇을 남겼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사랑을 남겼는가에 의해 평가된다. 사랑은 우리가 생각해낼 수 있는 가장 민주적인 행위다. 위대한 예술 작품이 긴 역사를 거치면서도 그 빛을 잃지 않고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은 실로 이 보편성 때문이다. 예술의 보편성은 감상자가 미처 예상치 못했던, 그러나 그 스스로 지향하거나 고민하고 있는 인간적인 삶의 본질을 표현할 때 성립한다. 일상을 초월하면서 신으로 향하지 않고 인간 삶의 내부로 다시 돌아오면서 그 삶의 보편적인 고뇌와 환희를 감각적으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예술이야말로 인간의 가장 숭고한 사명이다. 세계를 회득(會得 : 깨달아 알아냄)하려고 애쓰며 또한 그것을 회득시키려고 노력하는 사상의 작용이기 때문이다. 




창작


창의력을 발휘해 성공하기 위해서는 시간, 노력, 헌신, 인내가 필요하다.
창작은 결코 우연에서 생기는 것이 아니다. 실은 끊임없는 노력의 소산이다. 목표를 정하고 오직 그 한 가지 일에만 정신을 쏟아야 한다.
우리는 인생을 의미 있게 살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깊이 생각해야 한다. 사진의 본질은 무엇보다도 인간의 실존적 고뇌와 애환을 렌즈에 담음으로써 생동감 있는 실상을 창작하는 것이다.


출처 : 사진의 사상과 작가정신(최민식 지음/로도스/2012)


창조활동이란 이미 존재하는 사실과 아이디어, 재능, 기술들을 벗겨보고, 골라보고, 섞어보고, 묶어보고, 종합해보는 일이다. 창의력을 끌어내기 위한 각종 기법은 특별한 사고를 요구하지 않는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창작하여 다른 사람의 인생에 도움을 주고 그의 삶 뒤로 조용히 사라지는 존재다. 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 
창조력은 인간을 이해하고 의미를 전하기에 적합한 것이 무엇인가를 식별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출처 : 사진의 사상과 작가정신(최민식 지음/로도스/2012)


독창성이란 다른 사람들이 밟지 않은 길을 처음으로 밟는다고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금이 나올 때까지 외골수로 자기가 선택한 곳을 팔 때 생겨나는 것이다.
문학이란 작가가 체험을 통해 얻은 진실을 글로 표현하는 창조의 세계이다. 
어떠한 ‘자아’도 방해받지 않는 창조적 흐름에 완전히 몰입되었다고 느끼는 순간, 아마도 가장 재능이 넘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삶이 크고 작은 도전에 맞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용기, 활력, 끈기, 성실 같은 힘을 배양하는 것이 핵심이다. 
체험은 바로 사상이기 때문이다.
삶을 변화시키는 가장 기본적인 기술, 즉 우리가 가장 가까이에서 구할 수 있는 기술은 ‘사물을 눈여겨보는 기술’이다. 


출처 : 사진의 사상과 작가정신(최민식 지음/로도스/2012)


소박한 삶의 기본 원칙 가운데 하나는 불필요한 것들을 소비하기 위해 돈을 버는 대신, 꼭 필요한 것들 구하기 위해 일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고용되어 일하는 시간의 총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가장 현명한 사람들은 항상 가난한 사람들보다 간소하고 소박한 생활을 했다.” 헨리 데이비스 소로의 이 말을 항상 생각하면서 나는 사진을 찍어왔다.


출처 : 사진의 사상과 작가정신(최민식 지음/로도스/2012)


인간의 삶이란 무엇인가. 여기서 말하는 인간의 삶이란 개개인의 개체적 현존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결속시키는 공동체를 의미한다. 삶은 주관성이 아니라 자신과 세계의 전체성을 공동으로 포괄하는 관계이며, 추상적으로 흐르는 어떤 것이 아니라 역사적 과정속에서 전개되는 생활 질서 전체를 가리킨다. 이러한 의미에서 볼 때 인간의 삶은 연관성을 의미하며 직접적인 체험에서 이루어지는 동시에 사회적이고 역사적인 성격을 띤다 하겠다. 


출처 : 사진의 사상과 작가정신(최민식 지음/로도스/2012)




사상


사상이란 사물에 대한 논리적인 반성을 가해서 완성된 사유의 결과를 말한다.
사상이라는 것은 모든 문제에 대한 논리적 해명이요, 결론이요, 따라서 그것은 인간에게 지도적인 횃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작가의 정신적인 가치를 부여하여 누군가에게 보여줄 자신의 세계, 즉 사상을 담아야 하는 것이다. 


출처 : 사진의 사상과 작가정신(최민식 지음/로도스/2012)




도서정보 : 사진의 사상과 작가정신(최민식 지음/로도스/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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