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1. 10.
나지막이 그와 이야기하며 계산기를 두드려보았다. 아무리 덧셈으로 삶의 의미를 더해보아도 여전히 총액은 마이너스. 살고 싶지가 않다. 도통 이 세상에 정 붙이기가 쉽지가 않다.
나는 신을 존경하지 않는다. 인간이 묘사한 신의 특성은 무척이나 인간적이다. 내가 신이라면 내가 만든 창조물에게 찬양받거나 경외받을 생각 따위는 하지 않는다. 그저 내가 창조한 세상에서 즐거운 날들을 보내길 바라며 섬세하게 가꿀 뿐. 그러나 인간이 묘사하고 따르는 신은 마치 왕을 묘사한 듯하다. 왕이 식량과 마실 물을 베풀어주고, 왕을 찬양한다. 메마른 땅을 주고, 풍요를 쥐어주면 신을 찬양한다. 똑같다. 결핍을 주고, 찬양받기를 원하는 존재가 신이라면 나는 그딴 신은 따를 생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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