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좋은 멘토가 되기 위한 여정-1

용어정의

by 임성준

본 글은 현재 스타트업 멘토링을 하고 계신 멘토들, 수년 이내에 하게 되실 예비 멘토들, 그리고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좋은 멘토가 되고자 하는 나를 위한 글임을 밝혀둔다.




십여 년 전 스타트업을 창업하고 다양한 정부지원사업이나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자의 반 타의 반 많은 교육과 멘토링을 받게 되었다. 그때 만난 멘토들은 대부분 대학교수, 대기업 현직자 또는 은퇴자, VC(Venture Capital)들이었다. 이상하게도 창업 멘토로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 중에 창업을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거의 전무했다. 글로 배운 연애처럼 뭔가 의심은 들었지만 창업을 안 해봤어도 대부분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었기 때문에 배울 게 많을 거라는 기대감도 있었고 무료였기 때문에 별생각 없이 참여했다.


하지만 내가 받았던 멘토링은 대부분 기대 이하이거나 시간낭비였다. 물론 특정 직업군을 비하하는 것은 아니며 아주 가끔은 좋은 분들도 있었다. 내가 준비가 덜 되었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멘토들의 얘기가 대부분 너무도 뻔하고 당연한 소리였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대학교수들은 급변하는 기술이나 시장, 고객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이론적인 얘기만 했고, 대기업 출신들은 트렌드에는 빨랐지만 수천 명의 직원들과 거대한 인프라 속에서 아주 세부적인 일만을 해왔기 때문에 5명 내외의 스타트업 현장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다. 또한 VC들은 투자를 해보기만 했을 뿐 받아본 적은 없기 때문에 스타트업의 절박한 상황을 알지 못했고 검색하면 나올법한 뻔한 소리들만 했다.


그때 나는 어렴풋이 이런 결심을 했다. 만약에 내가 나중에 스타트업 멘토가 된다면 뜬구름 잡는 얘기가 아니라 정말로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식과 경험을 전달하겠다. 스타트업의 상황, 절박함, 간절함을 이해하고 공감하여 그에 최적화된 멘토링을 통해 스타트업의 생존력을 키우고 더 나가아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이론이 아니라 현장 중심의 멘토링, 인터넷에 떠도는 얘기가 아니라 나의 시행착오와 성공경험을 토대로 한 경험 중심의 멘토링을 하겠다. 하지만 그 뒤로 어쩌다 저자가 되어 스타트업 관련 도서 4권을 출간하고 몇 개의 대학에서 겸임교수를 하게 되고, 다양한 대외 활동을 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스타트업 멘토링을 하게 되었는데 10여 년 전의 결심이 얼마나 부질없고 어려운 일이었는가를 새삼 깨닫고 있다. 그래서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좋은 멘토가 되기 위한 고민과 노력, 학습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뭔가 새로운 분야를 공부하고 알아가기 위해서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용어정의라고 생각한다. 멘토링과 유사하게 사용되는 다양한 용어부터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1. 멘토링 (Mentoring)

정의: 경험 많은 선배 창업가나 전문가가 후배 창업자에게 경험과 통찰을 공유하는 과정

핵심 가치: 방향 제시, 관점 변화, 성장 마인드셋 강화

특징: 실질적인 솔루션보다는 생각의 프레임 전환을 돕는 것이 중심

예시: 창업자가 사업 초기에 “이 아이템이 시장성이 있을까?” 고민할 때, 멘토는 시장 접근 방식과 사고방식을 조정해 주는 역할을 함.


2. 컨설팅 (Consulting)

정의: 특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문적인 분석과 실행 전략을 제시하는 서비스

핵심 가치: 객관적 진단과 맞춤형 솔루션 제공

특징: 계약 기반의 ‘결과 중심형 서비스’

예시: 마케팅 효율이 떨어지는 스타트업에 대해, 컨설턴트가 고객 세분화 분석과 광고 효율 개선 전략을 제안함.


3. 카운셀링 (Counseling)

정의: 창업자 또는 팀원의 정서적, 심리적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대화 및 상담 활동

핵심 가치: 마음 회복, 동기 부여, 스트레스 관리

특징: ‘감정 중심적 접근’, 비판보다는 공감과 경청이 핵심

예시: 창업 실패나 팀 갈등으로 지친 대표에게 감정적 지지와 회복의 계기를 제공


4. 코칭 (Coaching)

정의: 질문·피드백·과제(액션 플랜)를 통해 개인(또는 팀)의 성과·행동 변화를 촉진하는 과정

핵심 가치: 자기 주도, 책임, 실행력 제고, 구체적 목표 달성, 역량 개발

특징: 질문 중심의 대화, 실질적 행동 변화 촉진, 자기주도 학습 강화, 비교적 단기간 효과

예시: 창업가가 방향성 혼란과 실행력 저하로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스스로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고 실행 속도를 향상시킬 수 있도록 코칭


5. 인큐베이팅 (Incubating)

정의: 아이디어 단계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사업화 기반을 다질 수 있도록 물리적·교육적 지원을 제공하는 과정

핵심 가치: 창업의 기초 역량 육성

특징: 정부·대학·지자체 중심의 ‘보육 프로그램’ 형태

예시: 예비창업패키지, 대학 창업보육센터의 입주 기업 지원 등


6. 엑셀러레이팅 (Accelerating)

정의: 성장 가능성이 높은 스타트업에 자금·멘토링·네트워크를 집중 투입하여 빠른 성장을 돕는 프로그램

핵심 가치: 스케일업(Scale-up)과 투자 연계

특징: 투자+성장 가속화’의 복합형 지원

예시: Y Combinator, 스파크랩, 프라이머 등에서 운영하는 3~6개월 집중 액셀러레이팅 코스


정리해 보면, 얼핏 들으면 비슷해보이는 용어들이 모두 다른 목적과 특징을 갖고 있으며 미래 중심적인지, 과거 중심적인지 또는 솔루션 중심인지 문제발견 중심인지 등의 관점으로도 나뉠 수 있다. 좋은 약이라고 한 번에 모두 처방하는 것이 아니라 스타트업 성장 단계별로 적합한 지원을 적절한 한 시기에 해주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스타트업 또한 각각의 장담점을 이해하고 선택 또는 병행하는 전략을 취하는 것이 장기적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다. 창업 초기(아이디어~Seed) 단계에서는 인큐베이팅, 멘토링(비전·네트워크), 카운셀링(리더 멘탈 관리)이 필요하며, 사업 검증·성장기(Seed~시리즈A) 단계에서는 멘토링(조직관리, 투자유치 등)과 코칭(리더십·실행력), 필요시 컨설팅(마케팅·재무)이 필요해 보인다. 마지막으로 스케일업(시리즈A~, 글로벌 진출 등) 단계에서는 컨설팅(조직·운영 최적화, 해외진출전략 등), 투자유치를 위한 VC 1:1 멘토링, 코칭이 병행되면 좋을 듯하다.



To be continued



강의 및 멘토링 연락처: junsme@gmail.com


작가 강의


작가 도서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