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저녁부터 심상치 않더니
찬바람이 웅웅거린다
낙하하는 친우를 보며
그 위에 쌓이는 흰서리를 보며
홀로 남은 마른 잎이
부여잡은 가지 끝을 놓는다
오늘을 기다렸어
된바람을 타고 위로 날 거야
차이콥스키 꽃의 왈츠
바랜 빛을 꽃처럼 반짝이며
공중으로 부양한다
이제 그만 땅으로 내려와
포근히 잠들라고 말했지
켜켜이 쌓인 계절을 안고
그대로 거름이 되라고 했지
문득 바람이 잦아들고
후드득 빗방울이 떨어질지 몰라
그래도 멋진 비행이야
몸을 활짝 열어 바람에 맡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