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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 스테파노 Oct 11. 2024

그들도 우리처럼

오늘의 절망을 희망이라 부를 수 있을까

그들이 우리이고

우리가 그들이 되는

그저 모두가 새까맣게 되어 버린 세상

새까맣게 가난한 동네

화석처럼 굳어져 있었던 그 새까만 동네


절망과 희망이 교차하는 시간을 오늘이라고 정의했던가 누가

그들의 절망은 우리의 희망이 되고

그들의 희망이 우리에겐 절망이 되는

그런 날들이 깊이 흑백사진


사람보다 석탄을 더 실어 나르던 시절부터

그들과 우리는 해마다 자리를 바꾼다

이마저도 세월이고 변화라고 하는 것일까

어제는 그들이 불쌍했고

오늘은 내가 더 처연하니


내 스스로 무엇이라 규정하든 간에 시간은 흐르고 그 시간의 중력은 어쩔 수 없이 변화를 낳는다

찬란한 시간은 없었어도

누구나 꿈꾸던 날들은 있었을 테니


나는

오늘의 어둠을 희망이라 부를 수 있을까

사라져 간 것들에 대한 묵념을 거두고 내일을 보고 싶다


나이 쉰 하고 둘에


영화 <그들도 우리처럼> 스틸컷 (출처=KMDb)

https://brunch.co.kr/@parkchulwoo/943

우리가 오늘을 무엇이라 부르든 간에
이미 변화는 시작되었다.
사라져야 할 것들은
오늘의 어둠에 절망하지만
보다 찬란한 내일을 사는 사람들은
오늘의 어둠을 희망이라 부른다

-영화의 마지막 내레이션-

황지, 태백이 고향이라 생각하며 자랐다. 기억의 끝은 언제나 아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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