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백팩은 어떻게든 되게 한다

(여행에서) 다시 만난 카피 16

by 이유미

가방 욕심이 많은 편이다. 한때는 종류별로 안 사본 스타일이 없을 정도로 자주, 많이 구매했다. 요즘은 좀 시들해졌다. 젊을 때(?) 많이 사봐서 이제 뭘 봐도 시큰둥하다. 광고를 보며 오, 괜찮은데? 싶었다가 잠시 생각해 보면 비슷한 걸 갖고 있다. 그렇다면 굳이 사지 않는다. 과거에는 작은 디테일 차이가 크지,라며 없는 이유도 만들어 샀지만. 뭐 다행이라면 다행일지도 모르겠다. 예전만큼 나 자신에게 쓸 수 있는 돈이 많지 않기 때문에 쇼핑 자제력이 쉽게 발동된다. 현재 갖고 있는 가방으로도 스타일 다양성에 대한 갈증은 충분히 해갈된다. 그리고 서울로 회사를 다닐 때만큼 가방을 자주 바꿔갖고 다니지도 않을뿐더러 집에서 차로 10분 거리의 책방까지의 이동이 전부다 보니 대중교통을 타고 다닐 때만큼 신경 쓰지 않는다.


앞서 다양하게 가방을 갖고 있다고 했는데 그중에서 비중이 가장 적은 게 배낭이다. 백팩은 최근에 친구가 론칭한 브랜드에서 구입한 것까지 하면 총 3개다. 당연한 얘기지만 배낭은 오래 걸어야 할 때 특히 좋다. 그래서 여행 갈 땐 한쪽으로 메는 가방보단 배낭을 택한다. 지난겨울 가족 여행으로 발리에 다녀왔다. 그때 아주 가벼운 배낭을 메고 갔는데 넉넉히 담고도 가방 자체의 무게가 별로 나가지 않아 다니기에 한결 수월했다. 가방의 소재도 얇아서 여름 나라 여행에 제격이었다.


손에 들거나 어깨에 멨을 때 불편하면 크기를 떠나 물건을 덜 넣게 된다. 가령 커다란 숄더백이지만 어깨에서 자꾸 흘러내린다면 쉽게 손이 가질 않는다. 배낭은 웬만해선 어깨에서 흘러내릴 일이 없어(흘러내리지 않도록 가슴에서 양쪽 어깨 끈을 한번 묶어주는 기능이 있는 백팩도 있다.) 물건을 많이 넣고 오래 다녀야 할 때 적합하다. 마스다 미리는 배낭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전 15화불안의 장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