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아재생각

#127. 글을 쓴다는 것.

나의 일부이자 전부

1. 내게 글을 쓴다는 것은 내 모든 것을 담아 낸다는 것이다. 글로 정리되지 못했던 생각을 표현하며, 하고 싶었던 말들을 표현한다.


2. 화가에게는 그림을 그리는 것과 동일하다. 에드워드 호퍼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있다면 그림을 그릴 필요가 없다”고 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작가에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다면 글로 쓸 필요가 없는 것이다.


3. 20여년 전부터 글을 공식적으로 오픈하기 시작했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는 생각으로 나의 전부를 글로 표현했다. 사람에 따라서는 말로, 때론 표정으로, 누군가는 그림으로, 또 누군가는 몸으로, 또 누군가는 노래로 그 자신의 일부 또는 전부를 각자의 방식과 방법으로 표현하고 표출한다.


4. 지금을 우리는 포스트 모더니즘 사회라 한다. 포스트모더니즘은 20세기 중반부터 등장한 사상의 한 흐름으로, 소위 근대의 이성 중심주의와 획일적 사고에 대한 반발에서 비롯해, 다양한 문화와 예술, 사회 전반에 걸쳐 다원성과 해체, 비판적 시각을 강조하는 흐름으로 각자의 신(各自의 神)에 따라 자기 중심성이 극대화된 사회에 살고 있다.


5. 흔히 중세 암흑기(Dark Age)를 서로마 제국의 멸망(476년)과 동로마 제국의 멸망(1453년) 사이를 통칭한다. 이 때 세속 권력의 출현, 부패, 갈등, 충돌이 전쟁과 폭력으로 정당화되기 일쑤였고, 왕들은 종교의 권위를 제한하고 자신들의 권력을 강화하곤 했다. 그래서 이 때를 암흑기라 했던 게 아닌가! 또 이는 사적 재산(노예, 토지 소유), 재산 관리, 사법권 등에 대한 무력 침탈, 충돌, 갈등, 전쟁으로 이어지며 무법 천지, 무력 정당화가 내재화된 시대였지 않았을까?. 또한, 절대 권력이 집중화된 세력, 권력, 왕권들은 절대적 권력과 권한을 정당화하고, 종교의 간섭 없이 스스로의 권한으로 법률을 제정하고 전쟁을 선포하고자 했다.


6. 중세 암흑기에서 보듯 세속 권력이든 종교 권력이든 항상 자신을 정당화하고, 절대시 하고, 세력화했던 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했고, 그 충돌, 갈등에 큰 댓가를 치뤘고, 한순간에 몰락하거나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


7. 그런 흑역사 속에 자유와 민주와 법치주의가 탄생했고, 그 저변에 권력분립의 기저는 견제와 균형의 원리로 법치민주주권이란 것은 오랜 역사의 교훈으로 흘러왔다.


8. 입법권, 행정권, 사법권의 3권 분립이란 견제와 균형의 조화 속에 그 영속성과 진보성이 있다는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은 어떠한가! 다수의 이름으로, 그것이 민주라는 이름으로 절대 권력을 지향하거나 그 권력을 정당화한다면 중세 암흑기의 흑역사를 그들 스스로의 무덤을 파헤치지 않을까 생각된다.


9. 견제와 균형을 가로막는 장벽 중 언론의 부패와 편향은 가장 무서운 적이 된다. 그리고 정치의 편향, 정치적 성향에 따른 편가르기와 좌표 찍어내기는 자유민주, 법치의 기본인 공론의 장을 무너뜨리고 독재와 반민주의 대표적 악습이자, 자유민주를 부정하는 최악의 행위이다. 이런 작태가 만연한 한국 현실이 개탄스러울 따름이다. 정치에 좌우는 있어도 정답은 없다. 나의 의견이 소중하고 존중받아야 한다면, 다른 누군가의 의견도 동일하게 귀중하며, 마땅히 존중받아야 한다.


10. 권력분립의 붕괴, 부패권력의 정당화, 막무가내식 정치 코드인사, 언론의 통제와 편향, 입법권한의 절대화는 분명 부메랑이 되어 역풍을 가져올 것이고, 대한민국의 자유, 민주, 법치의 역사는 미래를 향해 내딛는 것이 아닌 중세로의 뒷걸음의 냉험한 역사적 판단을 받게 되지 않을까 싶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126.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