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침을 맞았습니다.
엄지발가락 위에 침이 꽂힙니다 대침이 정강의 굵은 피부를 뚫었고, 엄지와 검지사이의 손등에도 작은 침을 세웁니다.
얼굴이 심하네요. 턱 하관 양측에 세 개씩, 그리고 인중과 입술밑으로 침이 들어옵니다. 손가락을 움직이거나 턱을 움직이면 통증이 느껴지네요.
침은 신경을 누르고 있는 것이 분명한 것 같습니다. 몸을 미세하게 움직여도 자극이 오기 때문에 시체처럼 있어야 합니다.
생선회가 떠오릅니다. 생선의 싱싱함을 위해 산지에서 서울까지 산채로 이동시키는 것이 중요하죠. 그래서 생선의 관자놀이에 침을 놓습니다. 그러면 신경이 마비되기 때문에 유통 과정에서 죽지 않는다고 합니다.
생선의 신경이 정말 마비되는 것일까? 아니면 나처럼 신경을 누르고 있는 침의 통증 때문에 다른 움직임을 포기하는 것일까?
몸의 움직임을 포기하면 신진대사가 떨어져 곧 수면상태가 됩니다. 침을 맞고 잠들 때마다 생선회가 떠오릅니다. 서울의 횟집에 도착한 생선처럼 침 치료에서 깨어나면 이런 생각이 드네요
우리도 아침 출근할 때 어느 신경 부위에 스스로 침을 놓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거칠고 괴팍한 성격이 외부에 드러나지 않도록 그 부위 신경을 죽이는 침을 맞는 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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