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후 퇴직을 준비하며
이제 비로소 내가 가야 할 길을 정했다.
참 많이 돌아왔다. 이렇게 오래 방황한 이유는 별게 없었다.
남들의 시선, 남의 기준을 따랐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열심히 해도 결과도 애매했고, 과정은 지루했다.
오로지 악으로 깡으로 밀어붙이기만 했다. 제풀에 지쳤었다.
'우리 각자는 세계에 하나의 실험, 하나의 시도이다. 우리 각자의 길은 다르며, 우리가 해야 할 과제는 오직 하나, 자기 자신을 찾는 것이다' 헤르만 헤세가 말했듯이 우리 삶의 첫 번째 과제는 자기 자신을 찾는 것이다. 물론 자기 자신이라는 것은 계속해서 바뀐다. 고정된 자아는 없다고 생각한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 그리고 내일의 나는 물론 다르다. 똑같은 구름은 없는 것처럼 말이다. 계속해서 변한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지금 내가 느끼는 나에 집중하는 것이다. 지금의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결국 돌고 돌아 글쓰기와 그림 그리기이다. 콘텐츠를 만들고, 세상에 나를 표현하고 세상과 연결되는 것이 좋다. 결국 나는 내 것을 해야 하는 사람이다. 이게 결국 지금 내가 원하는 것이다. 이제는 흔들릴 것이 없다. 왜냐하면 미련이 있어 보이는 것들을 다 해봤기 때문이다. 전문직 준비도 해봤고, 몸을 쓰는 알바도 해봤고, 밤늦게까지 일도 해봤고, 블로그 체험단도 해봤고, 부동산 투자도 해봤고, 부동산 블로그도 운영해 봤다. 성향이 한 가지에 집중하지 못하는 스타일이라 참 많은 걸 도전해 봤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제 웬만한 것은 다 해봤기에 막 더 해보고 싶은 것은 없다. 이제는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고자 하는 생각뿐이다.
나는 내 브랜드, 나만의 것을 만들어야 하는 사람이다. 이제는 알겠다. 그렇다고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때려치우기는 힘들다. 이미 월급에 반은 대출이자로 나가기 때문이다. 아파도 안된다. 알파 메일은 못되어도 아파 메일은 되면 안된다. 지금 하는 일을 소중히 잘하면서 퇴직을 준비해야 한다. 정년까지 약 30년 남았다고 가정하면 30년 전부터 퇴직 준비를 해본다. 퇴직하고도 죽을 때까지는 30,40년 시간이 있다. 그렇기에 지금부터 준비해도 충분하다. 30년 전에 준비하기에 부담 없이 하루에 조금만 하면 된다. 대신, 매일 꾸준히는 해야 한다. 그래야 하루하루가 쌓이고 10년, 20년, 30년이 쌓이면 무기가 되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허황된 허상에 빠지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모두 거인을 품고 있다. 그 거인이 기지개를 켜지 못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꿈을 꾸고 있기 때문이다. 즉, 스스로 만든 허깨비에 사로잡혀서 지금 제대로 못살고 있기 때문이다. 나도 30년을 허깨비에 사로잡혀있었다. 내가 만든 허상에 스스로를 옥죄고 있었다. 이제는 제대로 알아차기로 했다. 현실에서 하루하루 살기로 마음먹었다. 남들의 시선과 남들의 기준은 이제 내려놓고 나만의 기준과 나의 관점을 가지고 세상을 살고자 한다.
브런치, 블로그에 글도 열심히 쓰고, 인스타툰과 일러스트도 열심히 그리고자 한다. 그 와중에 독서나 운동, 외국어 공부도 놓치지 말아야지. 다시 한번 시작을 외친다. 30년짜리 계획의 첫 날이다. 매일 조금씩 조금씩 실천하되 포기하지 않으리다. 25년 7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