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한국의 교육만 욕할게 아니다.

by Sunday

내가 봤던 책에서 말하는 한국 교육의 문제점은 틀에 넣는 교육, 강점을 놔두고 약점을 보완하는 교육이라고 했다. 미국의 교육은 내 안에 있는 것들을 꺼내고, 강점을 키우는 교육이라고 했다. 사실 한국과 미국(혹은 선진국)과의 교육 비교를 위해서 모든 교육을 맛봐야 하지만 아쉽게도 나는 한국에서만 교육을 받아왔기에 두 교육을 비교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문제점들을 단순히 교육의 문제로만 치부하기는 힘들다고 생각한다. 즉, 대부분의 성인들이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모르고 진로 고민을 한다는 것. 자신이 전공한 대학교 학과와 전혀 다른 일을 하고 있다는 것들의 원인이 단순히 교육에만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강점을 키우기보다는 약점을 채우고 메꾸는 인생을 살았던 것 같다. 단순히 교육의 탓이라기보다 사회적 분위기, 나의 성격, 부모의 성격 등 다양한 요소와 변수들이 어우러져서 이런 결과를 낳았을 것이라 생각된다.


내 기준에서 인생의 영역을 굳이 나눠보자면

- 건강

- 돈

- 직장생활

- 성격

- 대인관계(가족, 친구, 동료)

- 공부

- 건강(몸)

- 취미(글쓰기, 그림 그리기)

- 외국어


이렇게 나눠볼 수 있겠다. 어찌 보면 내 인생에서 중요한 것들이다. 여기서 나는 강점을 하나 열심히 파기보다는 약점을 채우며 살아갔다. 예를 들어서, 나는 강의하는 것, 글 쓰는 것,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고 잘하는 편이다. 하지만, 이것에 집중해서 강사가 되거나, 작가가 되거나, 일러스트레이터가 되지는 못했다. 아예 시도도 안 해봤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왜냐하면 그것 하나로 나가기에는 다른 것도 잘하는 것 같고, 그 한 분야에서 내가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실상 겁나서 도전하지도 않았다는 것이 솔직한 마음이다.


그래서 나에게 약한 부분들을 더 채우려고 했다. 내가 성공하고 싶어 하는 분야 외의 것들을 채우면서 하루하루를 살았다. 강점을 개발했는데도 실패하면 너무 민망할 것 같고, 쪽팔리고, 상처받을 것 같아서 도전하지 못했다. 육각형 남자는 될 수도 없는데 육각형이 되기 위해서 노력했던 것 같다. 그래서 부동산 임장도 열심히 다녔고, 중국어 공부도 열심히 했고, 운동도 열심히 했고, 다른 사람들과도 잘 지내려고 노력했다. 내가 좋아하는 글쓰기나 그림 그리기, 강의하기에는 점점 더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육각형 인간은 전설 속이나 텔레비전 속에만 존재한다. 내가 육각형이 될 수도 없고, 어쩌면 될 필요도 없다. 차라리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분야에 시간과 돈을 투입하고 나머지는 그냥 그런대로 살아야 한다. 나머지 영역은 '이 정도면 충분해'라는 마음가짐으로 넘어가야 한다.


완벽한 상태를 기다리기보다는 불완전한 상태를 인정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더 의미 있고, 가치 있다고 생각이 든다. 그리고 나는 내 삶을 사랑하기에 다른 영역들(돈 버는 것이나 지위 등)은 조금 약해도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자신을 사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돈 못 벌어도 나는 내가 좋다!!)


한국의 교육, 한국의 지금 사회 풍토, 다른 사람들이 하는 말 등에 휘둘리지 말자. 그런 말 뒤에 숨지 말고, 내가 생긴 대로 조금은 못나지만 당당하게 살고자 한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너도 작가니? 나도 작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