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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체와 자동차, 노후화를 마주할때.

노화를 다루는 수리 점검 관리

by MooAh


자동차는 관리가 곧 수명과 직결된다. 동급 차량에선 중고차를 고를때 항상 년식이냐 키로수냐가 선택의 중점사항인데 수리 관리가 제각각이라 무엇이 옳은지 정답이 없다. 겉모양은 비슷해도 (내부 장기) 상태는 천차만별이다. 키로수가 많아도 년식이 젊은게 나은 경우와 관리가 잘된 차량은 년식이 오래되도 키로수가 적은것이 나은 경우도 있다. 부품들을 언제 교환했는가 아니면 조만간 교환을 해야 하는가에 달렸다. 같은 키로수를 달려도 운전자 습관에 따라 상태가 다르고 고속도로 장거리를 주로 달렸던 차량과 도심운행을 주로한 차량은 부품 마모 상태 차이가 크다.



고장이 나더라도 완파나 전소수준이 아닌한 고치지 못할 차는 없다. 수리냐 폐차냐 오로지 가성비 따져 결정한다. 오일이나 패드등 소모품은 계속 교환해줘야 하지만 십년 가까이 되어되면 여기저기 핵심 부품이 노화되고 수명이 다해 갈아야 하는 때가 온다.


고무로 된 연결 완충부품은 사용빈도 상관없이 년식에 따라 경화가 되기때문에 무조건 필수교체고 (교체 안하면 누유와 삐걱현상 온다.) 점화 배기계통 청소, 그리고 쇼바가 수명을 다해 차가 조금씩 달구지가 되어가면 수리냐 처분이냐 양단간 고민에 빠지게 된다.


거액을 들여 부품을 교체해도 중고차값에 반영되는 부분은 극히 제한적이라 신차 뽑을 형편이 안되면 대부분 교환 주기만큼 더 탈 생각해야 수리 결정을 한다. 대부분 핵심 부품의 노후화 교환시기 앞두고 중고차 매물이 쏟아져 나오므로 중고차는 보통 소모품 교환이나 기본수리등은 어느정도 감수하고 구입해야 한다.


수리비의 절반 이상은 공임비용으로 직접 갈지 않는이상 한번 쇼바등을 갈땐 주변의 부속까지 세트로 (일명 하체털이) 일괄 교환하는것이 경제적이다. (하나씩 따로갈면 부품비용 보다 공임비용이 더 커진다.) 핵심인 엔진이나 미션 구동계 이상은 수리보다 폐차가 정답일수 있다. 단순 접촉사고가 아닌 법적사고 차량역시 보험처리 된다고 해서 수리하는것 보단 신차가 아닌이상 폐차가 나을수 있다.



* 중고차 거래에서 카히스토리 체크는 필수다. 업자와의 거래에서 성능기록부나 보험이력등을 공개하지 않는 차량은 가격이 아무리 싸더라도 무조건 피해야 한다.


겉모습은 멀쩡해도 소유자 변경이 잦고 보유기간이 짧아 돌림 당하는 경우는 다시 되파는 이유가 분명히 있다. 오일을 제때 갈지않아 엔진 미션이 엉망인 경우 흔하며 무사고 차량이란 말을 글자그대로 믿어선 안된다. 접촉 사고로 판넬이나 문짝을 수십번 교환하고 엔진이 부숴져도 법적으론 무사고 차량으로 분류된다.


침수나 화제, 뼈대에 손상이 가서 차체를 절단 용접 수리한 경우에만 법적 사고차량으로 분류한다.



지금은 인터넷 생활화와 함께 중고차 거래에 대기업도 참여하고 하면서 시스템이 조금씩 자리잡아 가는중이다. 중개 수수료를 더하더라도 (보통 40만원 정도가 협회가 정한 중계업자 관리 수수료다.) 가급적 정상적인 업자( 만나기가 쉽진 않다.) 를 통해 기본점검을 마치고 성능기록부와 (엔진 미션 구입후 일정기간 보증보험에 가입해) 상품화가 끝난 중고가 개인매물보다 가성비 측면에선 나은 경우가 많다. 부속을 갈아야 하고 손볼곳이 많은차를 개인 거래로 싸다고 사는것이 결코 싼게 아니다.


성능기록부를 개인이 발급받고 파는 경우는 거의 없는지라 누유등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알수가 없고 흠집하나 지우려해도 다 돈이 들기 때문에 (흠집많은 차를 사서 개인이 도장하려 하면 1-2백만원 추가로 들지만 상품화된 중고차는 실내 크리닝, 도장 광택은 기본으로 돼있다).수리비용은 가급적 업자라인에서 손보는것이 유리하다. 당장 눈앞의 타이어 브래이크 패드 잔량만 따져봐도 가격대비 어느쪽이 더 이익인지 판단 가능하다. (수명다한 타이어를 장착한 중고차가 더 싼듯 보여도 당장 타이어만 교환해도 60~만원 가량이 추가된다.)


*정상적 업자들은 대부분 대차 형태로 차량을 맏기도 하지만 상태 멀쩡한 압류 차량들을 경매를 통해 확보해 기본 수리한후 파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제대로 달리지 못하는 차는 실물크기 관상용 프라모댈이라 보면 된다.


수리비용이 비쌀수록 중고차는 감가상각이 크다. 수입 외제차 감가상각이 국산차 비해 월등히 큰 이유는 연비보다 부품비용과 수리비용 때문이다. (2천cc 이상 차에서 연비는 크게 고려대상이 아니다.) 고급차 일수록 노후된 부품 이것저것 교체 하려면 차 값만큼 든다. 국산차인듯한 외제차 외제차인듯한 국산차 (르노)삼성 쉐보레 감가방어가 약한 이유도 부품 수리비용 때문이다. (요즘은 독일차 같은 중국차 브랜드가 벤츠다.)


현기차 중고 감가방어가 좋은것은 국내 어딜가나 부품수급이 용이하고 재생부품등 선택지가 많아 수리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기 때문이다. 경차가 대형차보다 감가방어가 좋은 이유 역시도 연비보다 수리비의 저렴함이 더 크다. 부품 가격도 저렴해 하체를 털어도 큰돈 들일이 없다.


차의 구조에 대해 잘 모를경우 수리가 두려워 무조건 신차만 사야한다는 사람들도 많은데 과거 노인세대 많은 분들이 그러해서 아버지의 경우도 3-4만 키로 정도 뛰면 낡았다고 새차로 바꾸시곤 하셨다. (일본인들이 그렇다고 한다.) 항상 최신모델로 갈아타기 때문에 큰 사고나 결함 아니면 오일갈때 말고는 정비소를 딱히 갈일이 없다. 항상 신차만 사는 계층은 무상 보증기간 동안 타다 새차로 계속 갈아타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하나만 고장나도 뭐가 문제인지 모르기 때문에 수리비 문제로 골치 썩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 나 역시 젊을땐 주변과 아버지의 영향으로 그리해야 하는지만 알았다. 3년된 6만키로 뛴 차를 고물이라 생각해 술먹고 생판남에게 공짜로 주기도 했으니 (5만 넘으면 폐차수준이고 폐차에도 돈이 드는지 알았다.) 지금 생각하면 미친짓 많이했다. 당시는 인터넷 중고차 거래 시스템이 없어 개인간 중고거래가 쉽지 않았고 유투브가 없던시절이라 일반인들은 (나처럼) 정비에 대한 일말의 지식도 없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주기적으로 오일을 갈아야 하는지도 모른채 차를 몰고 다니는 사람(특히나 젊은여자층) 많았다.


사막을 달리는 경주 다카르렐리
요즘 넷플릭스 인기순위 상위권 예능프로 피지컬 아시아. 자동차로 비유하면 최고의 내구성과 성능을 겨루는 다카르렐리. 슈퍼급 육체를 지닌 선수들이 국가별로 육체 성능을 겨룬다.


어떤 슈퍼카도 노후화를 피할수 없듯 노화는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인간의 육체도 차량관리와 동일하다. 술 담배 무절제한 식생활로 마구 굴려댄 육체는 중년 접어들면 관리 잘한 육체와 차이가 나기 시작한다. (일반인과 관리잘해 중년된 여배우들 차이를 보라. ) 자동차의 먼지 타르 찌꺼기가 쌓여 연료순환계가 고장 나는것처럼 인간의 육체도 콜레스트롤 타르 니코틴등에 의해 순환계가 막히기 시작한다. 당뇨등이 찾아오면 연쇄적으로 여기저기 무너지기 시작한다.


아무리 명차라 해도 노후화 되고 고장 앞에선 장사없듯 인간 육체도 마찬가지다. 육체는 고장이 나도 자동차처럼 하체털이 교환이 안된다. 70년대 6백만불의 사나이와 소머즈는 아직도 현실이 아닌 SF다. 교환이 안되는바, 오로지 평상시 꾸준한 관리와 고장날시는 재생 복구를 통해서만 수리가 된다.


많은 국가에서 리메이크한 한국영화 ‘수상한 그녀‘ 노인이 다시 젊어진다는 내용이다. 역시 오리지널 한국판이 가장 맛깔스럽다. 차라면 하체털이 하고 판금도장 새로하면 이렇게 된다.


어깨 미세근육 파열로 일주일에 세번정도 물리치료 다니는중이다. 노후화로 인한 쇼바 기능 저하와 고무패드 마운트가 연골이라면 미세 근육파열은 물리적 사고로 힘을 전달하는 구동계 연결 나사 몇개가 부러진건데 치료가 쉽지않다.


전압을 본인이 정하면 물리치료가 되는것이고 타인이 정하면 전기고문이다.


전기 오르가즘을 느낄땐 괜찮아 지는것 같아도 잠시뿐이다. 물파스나 파스 진통제도 마찬가지다. 통증을 마비시키는 역활만 할뿐 치료에 큰 도움을 주진 못한다. 안 아프면 다 나은것으로 착각해 무리해 움직이다 더 사태를 악화 시키기도 한다.


덧없다 = 금방 사라져서 허무하다.


덧없는 인생이라.. 노화가 오고 고장나 말썽부리는 육체를 끌고 다녀야 하면 에고가 느끼는 일상의 행복감 찾기가 점점 고난이도로 접어든다. 달구지가 된 육체를 억지로 끌고 다니다 보면 행복이란 녀석이 안보이거나 남의것처럼 저 멀리서 약올리는것 같다. 청춘은 앞에 무엇이 있을지 기대감에 살지만 노년은 뒤에 무엇이 있는지를 뒤새김질 하며 살아간다. 덧없음을 그제서 뼈저림으로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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