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e man wird, was man ist.
네가 되어야만 하는 자가 되어라.
- 프리드리히 니체
인공지능(AI)이 사회 전반에 걸쳐 빠르고 광범위하게 영향을 끼치고 있다. 어디까지 왔는지, 대체 어디로 가는지, 이제 내가 따라가기도 벅찰 정도다. 천지개벽이라고 봐도 좋겠다. 특히 업무에서 말이다.
AI는 반복적이고 복잡한 작업을 효율적으로 대체하는 핵심 동력이 되었다. 이 기술 발전은 많은 사람이 필요했던 전통적인 업무 방식을 근본부터 변화시키고 있다. 그 결과, 회사의 규모와 인력의 사이즈가 경쟁력이었던 시대는 끝나간다. 다가올 미래 업무 환경에서는 소수의 숙련된 인재가 AI와 협력하는 형태가 일반화될 가능성이 높다.(거의 확실하지 않을까)
결과적으로, 장기간의 대규모 집단 협업보다는 짧고 유연하며 가벼운 협력 방식이 주를 이루게 된다. 최근 실리콘밸리 IT서비스 업체들의 대규모 인력조정이 바로 그 현상의 시작이다. 무슨 말이냐면.
덩치'만' 큰 회사는 망할 거라는 얘기다.
협업 방식의 변화는 기존에 인간(회사원들, 직장인들, 특히 IT기업에서 일하는, 우리들)에게 요구되던 역량의 방향을 바꾸고 있다. 데이터 처리 및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은 AI가 맡는다. 그건 AI가 더 잘한다. 걔네는 밥도 안 먹고, 잠도 안 자고 문제를 해결한다.
이제 인간에게는 그깟 기술적 숙련도보다 정서적 교감 능력과 사회적 상호작용 능력이 더 중요해진다. 우리는 AI가 완벽하게 처리할 수 없는 영역에서 스스로의 가치를 재정립해야 한다. 그래야 살아남는다. 해볼까? 가 아니라,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이다.
AI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과연 어떤 존재로서 스스로의 존재가치를 재정립해야 하는가.
미래 사회의 주체로서 당면한 가장 중요한 질문이다.
이 질문이 본질이다.
AI 시대가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인간은 결국 '이야기 나누고 싶은 사람'이다.
이야기 나누고 싶은 사람이 되자.
AI에 의해 탄생할, 인간을 초월한 기계 문명을 걱정하고 있었는데. 이야기 나누고 싶은 사람이라니, 갑자기 이게 무슨 뜬금없는 얘기냐고?
AI는 방대한 지식과 정보를 오류 없이 처리하지만, 인간적인 공감이나 위로를 제공하진 못한다.(그러는 척은 할 수 있겠지.) 인간과의 협업은 단순한 정보의 교환을 넘어선 신뢰와 의미 부여의 과정이 추가된다. 동료들이 자발적으로 소통하고 시간을 공유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되어야 비로소 ‘인간끼리의 협업'이 가능하다. 지금 머릿속에 떠오르는 직장 동료들을 생각해 보면 된다. 따라서, 관계적 매력과 포용성을 가진 ‘이야기 나누고 싶은 사람인지 여부'가 미래 사회의 중요한 경쟁력이 된다.
특히 다정하고, 친절하며, 나이스한 태도는 AI 시대에 더욱 강력한 생존 요소가 된다. 역설적이지 않은가? AI의 효율성이 극도로 높아질수록 인간 고유의 정서적 가치가 부각된다니 말이다. 따뜻한 공감과 배려는 기술적 문제 해결을 위한 심리적 안정감을 빠르게 회복시키고 협업의 효율을 높인다. ‘다시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된다. 결국 AI 시대에는 기술이 아닌 '더 인간적인' 태도가 협력과 성공을 결정하게 된다.
어찌 보면, 다시, 어린아이들에게 배우는 거다. 내 아들이 어릴 때 함께 이야기하면서 누차 이야기했던 내용이다. 친구들과 같이 놀이를 할 때, 게임에서 이기는 것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 그렇게 아등바등 악바리처럼 싸우면서 이겨봤자 쓸데없다. 다들 너에게 등을 돌릴 테니. 아니면 동류의 질 나쁜 사람들만 주변에 남던가. 우리는 ‘다음에 같이 또 놀고 싶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바로 그 관점과 일맥상통한다.
물론 기술 지식을 등한시하자는 말은 아니다. 우리는 AI 시대의 흐름에 맞춰 다양한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그 노력의 방향이 내부의 따뜻함과 섬세한 감정 능력을 계발하는 쪽으로 조금 더 집중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예전과 같은 '싸가지 없는 천재'의 시대는 애초에 끝났다는 얘기다.
경쟁 우위를 위해 타인을 밟아 누르는 지식을 쌓기보다 함께 나누고 공감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AI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가치, 즉 윤리와 정서를 길러 인격을 함양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결국 찾아온 '선택적 대면의 시대', 우리는 '이야기 나누고 싶은 사람'이 되어 더욱 인간다워져야 한다.
그래야 살아남는다.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 당신은 어떤 기분이 들게 하는 사람인가?
건투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