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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강남 Aug 14. 2017

오하음/0720 - 한강으로 가자(ft. 최민지)

치킨과 걱정을 함께 하면 반반이 되는 법!

[오늘하루음악]0720 - 한강으로 가자(ft. 최민지)


한강으로 가자 냉큼 달려가자 
우리 치킨 시켜 먹자 맥주도 한잔하자 
고민 따윈 내일로 전부 던져버려


1. 우리 가까운 한강이나 걸을까?
오늘도 야근이다. 일이 너무 늦게 끝난 나머지 그녀와의 데이트는 한 밤이 돼서야 시작되었다. 이젠 익숙해질 만도 한데, 늘 미안함이 따라온다. "우리 가까운 한강이나 걸을까?" 출근길 버스로 지나다닐 때마다 보는 곳이지만, 밤에 보는 한강은 달라 보였다. 어쩌면 그녀와 함께 걷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걷는 내내 우리는 말보다 사람들을 구경했다. 더위를 피해, 답답한 현실을 피해 이곳에 왔기 때문에 더 이상 체력 소모를 하기 싫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마냥 좋았다. 함께 걷는 것만으로도 행복했고, 무의미하지만 어깨를 스치며 같은 곳을 바라보는 시간에 만족했다. "한강이 어쩜 이렇게 운치 있을까?" 도심 속 여유를 즐기러 나온 마음을 분위기가 말해주고 있었다. 환하게 켜져 있는 가로등을 차례대로 지날 때마다 이 순간이 끝나지 않기를 바랐다. 우리의 동선은 늘 한결같다. 약 30분 길이의 걷는 코스로 사실, 뛰면 5분도 안 걸리는 곳이다. 오늘도 그녀와 함께 걷는 한강이 여전히 좋다. 

2. 한강으로 가기 전에 이들이 누군지 알고 가자.
흔하고 가볍지만 의미심장하게 쓰는 말들이 있다. "라면 먹고 갈래?", "이번 주말에 뭐 해?", "자니?" 등 패션을 논할 때 쓰는 말인 TPO(time, place, occasion)와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면 전혀 다른 용도로 쓸 수 있다. "한강으로 가자!"라는 강한 어조의 말 뒤엔 함께 하고 싶다는 흑심이 존재한다. 앞서 장황한 설명을 붙인 이유는 이 노래를 말하기 이전에 뮤지션의 흑심이 있음을 말해주고 싶다. 이들은 무엇보다 생활에 밀접한 노래를 만들려고 노력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매달, 상황에 맞는 저격 음악을 발매하는 것도 그 때문 일 것이다. 지난 3월~7월까지 쉬지 않고 상황 저격 음악을 내놓고 있다. 발매곡들은 학창 시절에서 직딩의 삶의 애환을 차례대로 그려낸다. 발매가 될수록 나이가 들어간다는 느낌이다. 또한 국악계의 떠오르는 해금 싱어송라이터이자 음악요정, 최민지의 목소리가 이 노래의 산뜻함을 더해주고 있다. 자칫 쿰쿰한 향기로 가득할 것 같은 아재 3인방에게 파란색의 이온음료 같은 효과를 만들어 줬으니 오히려 감사해야 할 것 같다. 정신없는 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서울 사람들에게만 통하는 노래일지는 모르겠지만, 가끔 바람도 쐬고, 여유를 부려보자는 형들의 멋진 조언을 믿어보자!

-강제 한강 홍보송(?)
-가벼운 마음으로 피서를 즐기는 방법
-치킨과 걱정을 함께 하면 반반이 되는 법!

출처. 조선일보 / 0720


국내외 음악을 이야기하는 자칭 칼럼니스트 & 블로거입니다. 음악이라면 무엇이든 보고 듣고 말하는 것을 즐겨합니다. 우선적으로 새로운 것에 눈과 귀를 열고 다니며, 관심 있는 분야를 찾아 쓰는 것을 좋아합니다. 주로 비공식적으로 활동을 하며, 운 좋게도 다수의 매체를 통해 정기/비정기적으로 기고하고 있습니다. themusiq@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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