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CITY TRAVEL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inook Apr 02. 2016

언어 장벽

3-7. TOKYO






#슈퍼메가글로벌시티도쿄


세계에서 가장 발달한 도시라는 슈퍼 메가 시티 도쿄에서는 아이러니하게 어느 곳에 가나 영어 잘되는 점원 만나기가 힘들다. 나야 같은 한자문화권에 일어 수능 5등급짜리 실력으로 눈치껏 판단할 수 있는 막귀라도 가졌지만 생판 서양에서 온 외국인이라면 간단한 물건 사는대도 영어가 안되어 서로 얼굴을 붉히고 불편함을 느끼게 만들 것이다. 나 역시 절실하게 느꼈듯. 여느 때처럼 편의점에서 아점 식사 거리들을 사러 갔다가 젓가락 넣어드릴까요란 못 알아먹어 정색하는 점원을 앞에 두고 참 난감했다. 그리곤 그 간 생각했던 기준들이 꽤 흔들리게 만들었다. 자국어에 대한 프라이드를 리스펙 하며 봐줘야 할지 외국인에 대한 기본적인 마인드의 차이가 글러 먹었음을 탓해야 할지. 


우리나라와 다르게 튼튼한 내수 시장이 뒷받침하고 있기에 영어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는 교육부 장관님의 판단이셨을지. 동시대를 학습했던 저들과 내가 도쿄에서 마주했을 때 한국에 비해 무척이나 준비가 안돼 보이게 느껴지는 건 한국적인 관점에서 보아서 그런 걸까. 그러면서도 서양인들이 아시아 하면 상당수가 일본과 도쿄를 떠올리는 건 정말 아이러니하다. 그리고 결국 불편한 놈이 일본어를 찾아 쓰게 되어있더라. 이게 또 어쩌면 치밀한 계산일지도 모르겠지만.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하지만 또 따지고 보면 사실상 그들도 그들만의 고유한 문화라고 하기엔 애매하다. 기본 의식주에서 식이 되는 음식 말고는 지극히 일본적인 거야 라고 내세울 만한 게 글쎄 있을까 싶다. 외국 것을 들여와 (특히나 미국적인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들) 소화해서 그 수준을 그 들보다 2배, 3배 끌어올리는 힘이 무서운 거지, 마치 오래전부터 자기네 들것인 것처럼. 오리지널리티를 따지자면 글쎄. 


4년 전 로마 여행 중 현지 한국인 가이드가 우스갯소리로 해주었던 말이 기억난다. 현지에서 이탈리아어 못하고 영어 못한다고 주눅 들지 말라고, 그럴 땐 오히려 그 사람들한테 한국말로 100번 정도 말하다 보면 알아듣지 않겠느냐고. 다시 생각해보면 그냥 우스갯소리는 아니었던 것 같아 아직까지도 맴도는 말 중에 하나다. 알아들을 때까지 한국말을 했을까 보다. 마치 명동에서 나와 부딪힌 후 스미마센이라 외쳤던 일본인 아주머님처럼.



글. 사진 by Jinook


매거진의 이전글 쉐어하우스에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