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SHANGHAI
인간이 누릴 수 있는 가장 좋은 물건들과 문화와 매너를 경험할 수 있는 도쿄에서 이어 온 상해는 도착부터가 남달랐다. 공항 입국심사대에서 한 바탕 홍역을 그렇게 치른 후, 지하철에서 맞닿드린 한 사람 한 사람에게서 풍겨져 나오는 스웩(SWAG)들은 확실히 절제와 관습이 몸이 배어있는 도쿄 사람들과는 달리 자유분방함이 살아있는 모습이었다.
원래 인간의 모습 자체가 자유분방함 그 자체이고 무질서에 카오스라면 그래서 조금 더 상하이 사람들이 인간미 있게 느껴졌다면 느껴졌달까. 분명 사람과 매너에 대한 기대치를 몇 단계 낮추어서 갔다는 건 의외의 즐거움과 모습들을 발견할 수 있다는 걸 뜻하기도 하니까.
푸동공항에서 시내 한복판 난징동루까지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내려서 갈아타야 할 일이 있었는데 그 사실을 몰랐던 내가 가만히 앉아 있자 옆자리 중국인 아주머니 한 분이 중국말로 안 내리냐 물어보셔서 최대한 중궈러 섞인 발음을 내며 "난징동루?"라 되묻자 여기서 내리라고 하던 그 쿨함이나. 직원들의 친절도가 거의 최악으로 리뷰되던 호텔에 도착하여 리셉션 데스크에서 방안내를 받는데 한 번 헤매자 직접 방까지 데려다주는 찾아가는 서비스의 시전까지. (물론 와이파이 접속 법은 물어보지 않으면 가르쳐주지 않더라만) 다른데라면 당연하던 모든 것들이 중국에 관점에서 다시 한번 리셋되어 생각되어지는 건 대륙이라 어쩔 수 없는 건가 싶더라.
근데 왠지 모르게 이 사람들에게 좀 더 빨리 정이 붙는 건 무어라 말할지.
글. 사진 by Jin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