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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ook Apr 11. 2016

서울, 서른 (EPILOGUE)

5-1. SEOUL






#그녀의공간


서른 살을 먹고 퇴사했다. 떡국 먹자마자 3주간 도시여행을 떠났다. 그렇게 여행에 다녀와서 집에 계시는 엄마와 어쩌면 처음 이자 마지막일지 모를 둘만의 시간을 가지고 있다. 엄마는 어딘지 모르게 하루 종일 심심해 보인다. 한창 셋다 사회생활을 했던 작년, 야근이 많아 자정 돼서 들어오길 밥먹듯이 하던 두 아들 딸내미 없을 시간 동안 혼자 있는 어머니를 생각했더니 괜스레 가슴이 먹먹해졌다.바깥일을 하는 사람들을 위해 안사람은 뭐 하나라도 챙겨주시려 한다. 아들의 작은말과 생각들을 귀담아들으셔서 크게 반응해주신다.


돌아온지 열흘이 채 안돼서 문득 이번 주엔 제주도에 캠핑을 가려고 한다고 했더니 자기 일처럼 나서서 필요한 물건들을 챙겨주신다. 어머니도 어머니 역할이 필요한 거다. 나도 그런 엄마의 영역을 존중해주기 위해 일부로 빈 틈을 만들어주는 것도 필요하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같은 시간을 살고 있지만 전혀 다른 시간이 존재했다.


요새 들어 부쩍 엄마가 가족들에게 영화를 보거나 바람을 쐬러 나가자고 한다. 나는 혼자라도 나가서 있어도 어색함 없을 나이지만 어머니는 과연 그럴까. 기껏 동네 산책과 장 봐오는 것들인데 오늘도 그런 엄마를 두고 혼자 나왔다. 이기적인 아들은 오늘도 내 인생이 가장 중요해서 심심해하는 한 여자를 두고 나온다. 살아남기 바쁜 사회와 곁에서 지켜야 할 가족들 사이 그리고 어딘지 모르게 정처 없이 떠도는 나란 사람이 각자의 영역에서 섞이지 못한 채 그렇게 또 하루가 지난다.



글. 사진 by Jinook


City Travel 2016 연재 마칩니다.

한 두 분이라도 그동안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행에서 찍은 사진 반도 못 보여 드린 것 같지만 좋은 주제로 나중에 또 공유할 일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City Travel의 출발점이었던

2011년의 London, Paris, Italy, Spain

2012년의 Taiwan, NewYork, Chicago, LA&Sanfrancisco 편으로

이야기 갖고 다시 찾아올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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