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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에게 최소한을 나눈다면

기본배당제

by 소선

“이 연재가 출발한 바탕, 제가 쓴 공민주의 헌법 초안은 여기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brunch.co.kr/@soseon/141


"이 글은 개인의 의견을 담은 에세이로, 법이나 제도의 기준으로 읽히지 않기를 바랍니다."


나는 가끔 은행 앱을 열어 계좌 잔고를 확인한다.

거기 찍힌 숫자는 내 노동의 시간, 운의 편차, 제도의 그물망이 남긴 흔적이다.

아이의 학원비, 집세, 노부모의 병원비가 차례로 떠오른다.

숫자는 언제나 빠져나갈 구멍이 많고, 채워질 틈은 적다.


그럴 때 문득 이런 상상을 해본다.

만약 매달, 조건 없는 최소한의 금액이 국가로부터 입금된다면 어떨까.

그 돈은 사치가 아니라, 내 삶의 불안을 가라앉히는 호흡 같은 것이 될 것이다.

내가 실패하더라도 가족이 무너지지 않게 하는 쿠션이 될 것이다.


공민주의가 말하는 기본배당제는 바로 그 상상을 제도화한 것이다.

모든 국민에게, 아무 조건 없이, 균등한 금액을 정기적으로 나누어 지급한다.

그것은 시혜가 아니라, 공동체의 부를 함께 누리는 권리다.

일하지 않는 자에게도 주는 돈이 아니라, 이미 사회에 기여한 사람에게 되돌려주는 몫이다.


현행 헌법은 사회보장을 규정하지만, 여전히 보충적이고 제한적이다.

빈곤층에 대한 선별적 지원, 기초생활 보장, 고용보험 같은 장치들은 조건과 심사를 전제로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주 배제되고, 수급자라는 낙인은 삶을 옥죄곤 한다.


그러나 공민주의 헌법 초안은 달랐다.

국가의 재정을 통해 모든 국민에게 기본배당금을 정기적으로 지급한다고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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