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건 사랑하는 거고, 아픈 건 아픈 거다.
이 책에서 내가 쓰고 싶은 말이었다. 사랑해서 아플 수도 있고, 사랑하지 않아서 아플 수도 있다. 아픔의 이유는 전부 사랑하지 않아서는 아니다. 아픔은 그냥 아픔이다. 원인을 찾기보다는 아픔을 딛고 일어서서 성장하는 우리를 말하고 싶었다.
그렇다. 나는 둘째다. 샌드위치처럼 끼어서 30년을 넘게 살았고, 지금도 가운데에서 온갖 거센 파도를 만나며, 위에서 치이고 아래에서 치이며 살고 있다. 하지만 나는 내 가족이 내 형제가 나를 사랑하지 않아서 그랬구나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모두 서로를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아서 아픈 것이 아니다. 아파서 성장하는 것이다.
사람이 변화하는 이유는 두 가지라고 배웠다. 첫 번째는 고통을 통해서, 그러면 사람은 변한다. 두 번째는 깨달음을 통해서, 또한 사람은 변한다. 인생에서 이 두 가지는 나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는 중요한 자원이 되는데 가족은 내게 이 두 가지를 다 선물해 주었다. 나는 변했다. 아주 작고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7살 둘째에서 이 모든 것을 경험한 후에, 아주 크고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둘째로 변했다. 인생을 살아가며 자신이 변화하는 것을 경험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보통 변화의 근원은 사랑이라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거나 가족은 우리를 변하게 한다. 나는 오랫동안 변화를 꿈꿨었다. 가족은 분명히 나의 변화의 근원이다. 내게 고통을 주기도 하고, 내게 깨달음을 주기도 했던 나의 가족 이야기는 부끄러운 이야기가 아니다. 나를 변화시킨 가장 좋은 원동력이다. 나는 그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이다.
우리 가족은 서로 사랑했다. 각자 다른 방법으로.
사랑은 지적해야 할 사항은 아니다. 하지만 각자 다른 방법으로 사랑했기에 각자 다른 방법으로 상처를 받기도 했다. 내가 우리 가족을 평생 아픈 손가락으로 여기고, 사랑하는 방법을 탓하기만 했다면 결코 나는 변할 수 없었을 것이다. 나는 지금도 우리 가족을 탓하지 않는다. 나 자신을 위해 존재해 줘서 감사하기만 하다. 나는 아마 그저 그런 삶을 사는 그저 그런 한 사람으로 성장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나는 지금 아주 특별한 둘째로 성장했다. 어디에서나 당당하고, 누구 앞에서도 거침없는, 나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을 나의 가족과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이 너무나 큰 행운이다.
나는 지금 두 번째 사랑을 하는 중이다. 나는 또 변화하는 중이다. 조금은 야생적이고, 철없고, 잘난 척 잘하던 나는 또 변화하는 중이다. 사랑하면서 변화하는 중이다. 진짜를 보여주니, 진리를 배운다. 나의 철없음을 보여주니 성숙함을 배운다. 나의 잘난 척을 보여주니 공감을 배운다. 나의 사랑하는 방법은 한없이 부족하나 배우는 것은 누구보다 뛰어난 사람임을 깨닫고 있다. 우리 모두 진짜를 보여주고, 진리를 배우는 삶을 살자. 진짜를 보여주니 상처만 돌아오는 삶 말고, 사랑으로 시작해서 성장으로 끝나는 삶을 살자.
나는 지금도 끝없이 성장하는 중이다. 나는 또 성숙해지는 중이다. 나의 변화를 끝까지 지켜봐 주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분명히 변할 수 있다. 그러면 된다.
사랑을 달콤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가 있다면 이 책을 읽고 분명히 변할 것이다. 사랑에는 고통이 없다고 생각하는 이가 있다면 이 책이 꼭 필요할 것이다. 사랑에는 모든 감정이 다 들어가 있다. 분노부터 시작해서 슬픔까지 우리는 이 모든 감정을 다 경험했을 때 사랑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평생을 사랑하며 사는 특권을 누릴 수 있다.
사랑하는 건 사랑하는 거고, 아픈 건 아픈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