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시나요? 사랑하는 것은 살아가는 이유입니다.
안녕하세요.
예전에 가정형편이 어려운 청소년들을 돌볼때가 있었어요.
그 때 아이들이 가장 많이 한 질문이 이거였어요.
“선생님, 사랑이 뭔가요?”. “어떻게 해야 사랑이란 걸 알수 있을까요?”
그때부터 공부를, 그리고 연구를, 또한 실제 사랑을 하려고 노력했답니다. 정말 사랑이 무엇일까? 그래서 정리한 것이 아래의 세 가지에요.
첫째. 사랑은 둘이 하는 것이다.
“사랑은 바로 이것에 대한 경험 - ‘제가 둘이 등장하는 무대’라고 표현하는 무엇 - 입니다. 알랭바디우 [사랑예찬], p.216 “
멜로 드라마처럼, 영화처럼 두 주인공이 이 세상에서 사는 거죠. 사랑하는 상대방이 아닌 다른 사람은 다 조연배우이나 배경 아니겠어요! 멀리 있어도 그대가 보이고 맛있는 것을 먹으면 그대와 함께 먹기를 꿈꾸고, 멋진 공연을 보면 그대와 함께 보길 원하죠. 각자의 경험이 하나의 경험으로 만들어지는 멋진 드라마이지 않을까요!
둘째, 사랑하는 사람은 자신에 대해 객관적이고 상대방에게는 주관적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에 대해서는 주관적이지만, 모든 타인들에 대해서는 객관적, 때로는 지나칠 정도로 객관적이다. 그렇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임무는 자신에 대해서는 객관적이고 모든 타인들에 대해서는 주관적일 수 있는 것이다. - 쇠른 키에르 케고르 [사랑의 역사] p138”
사랑하면 콩깍지가 낀다고 하잖아요. 상대방이 다 이뻐보인답니다. 그에 비해 나는 가진 것도 없고 생긴것도 별로고 뭐하나 좋은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좋아한다고 사랑한다고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용기내기가 쉽지 않죠.
셋째. 사랑하는 것은 함께있어 마주보는 것이다.
‘어린왕자’를 지은 쌩택쥐베리는 ‘사랑은 같은 방향을 보는 것이다’라고 했는데요. 동양 철학은 ‘사랑은 마주보는 것이다’라고 합니다. 생각해보니 같은 방향을 보다가 정작 상대방을 못보잖아요. 마주봐야 그 사람을 제대로 볼 수 있잖아요. 그리고 마주보려면 함께 있어야 하구요. 물론 누구말대로 전방향으로 보면 좋겠지 않을까도 싶네요.
반대로 보면, 내가 누군가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은 위 세 가지를 보고 돌아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 세상에 저 사람말고 다른사람이 보이는지, 저 사람이 객관적으로 보이는지, 그리고 그 사람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 볼수 없는지 돌아본다구요.
사랑하시나요!?
결혼이라는 것, 가족과 가족간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고 사회적인 계약이라 많이들 하죠. 결코 쉬운 일은 아닌것 같아요. 전 참 힘든 부분이랍니다.
어째됐건, 그것을 극복하고 함께 살게 되었어요. 그러나 살다보면 이런일 저런일로 사랑함에 금이 갈수 있을 텐데요. 이럴때 서로 사랑을 점검해보는 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들어요. 결혼을 해야하는 이유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이유가 있었어요. 그래도 살아가면서 누군가의 편이 있다는 건 참 좋은 일이라구요.
사랑하세요?!
전 더블린을 갑니다. 제가 좋아하는 소설 중에 ‘더블린 사람들’이 있어요. 제임스 조이스라는 분이 지었지요. ‘율리시즈’라는 소설로 더 유명해요. ‘더블린 사람들’이란 책을 읽고 아일랜드에 가보고 싶었어요. 가면 뭔가 내안에 갈망하는 것을 찾지 않을까 싶어서요. 단편들로 이루어진 책의 내용은 결론이 없어요. 보여줄 뿐이죠. 그런데 읽고나면 내면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위로가 있어요. 산책하고, 거리를 배회하면서, 커피도 마시고, 사람들도 사귀고, 기네스 맥주도 마시고 그럴려구요. 밤에는 ‘더블린 사람들’을 한번 더 읽어 보구요. 그래서 선물도 ‘더블린 사람들’을 준비했답니다. 작지만 기쁘게 받아주세요. 그리고 이쁘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저를 용서하시고(신께서 당신을 용서하셨듯이~), 다음에 뵐때 웃는 얼굴로 맞아주세요. 신혼여행 즐겁게 행복하게 다녀오시구요. 사랑하세요.
신께서 당신의 가정 가운데, 그리고 부부간의 관계 가운데 큰 은총과 은혜가 있기를 잠시나마 기도합니다.
“길이 벌떡 일어나 그대를 맞아들이기를
바람이 언제나 그대의 등 뒤에서 불어오기를
햇살의 따스함이 그대의 얼굴에 비쳐지기를
비가 부드럽게 그대의 대지에 내리기를
그리고 우리가 다시 만날때까지
신께서 그대를 손바닥 위에서 보살펴 주시기를 “
“May the road rise up to meet you.
May the wind be always at your back.
May the sun shine warm upon your face.
The rains fall soft upon your fields and until we meet again,
May God hold you in the palm of His hand. “
-Traditional Gaelic blessing
FYI.
#블로그/편지
#식사니 뭐니 얻어먹고, 정작 피치못할 사정으로 결혼식에 가지못해 남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