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팔이’ 논란, 시장을 모르는 사람들의 오해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스레드에서는 ‘강의팔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합니다.
비난의 요지는 제법 단순합니다.
"아무 성취도 없는 사람들이 허세(블러핑)로 고가의 강의를 팔아,
잘 모르는 사람들의 돈을 뜯어낸다."
실제로 온라인 유료 클래스 시장을 보면,
경력을 부풀리고 책 몇 권으로 포장한 ‘가짜 전문가’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러한 사기성 강연에 속는 사람들을 두고 "속는 사람이 바보"라는 비난도 있지만,
그 이면에는 인생의 절박함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마치 사이비 종교의 뻔한 논리도 마음이 약하고 절박한 사람에게는 매력적으로 다가오듯이,
힘든 상황에 처한 사람들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도움을 구하가 마련이니까요.
사기꾼들은 바로 이 이성이 약해지는 순간을 너무나 잘 알고 이용합니다.
절박한 약자를 노리는 것은 그들이 쉽게 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예로부터 "세월은 흘러도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격언처럼,
이러한 사기꾼들은 수천 년 전부터 존재해왔으며 지금도 많은 대중이 속고 추종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러한 현상이 촉발된 주요 계기는 코로나19 시기에 우후죽순처럼 등장했던 '부자 되는 법'을 알려준다며,
실제로는 수강료를 통해 자신들부터 부자가 되려 했던 일부 사례들 때문이었습니다.
문제는 이 부정적 인식이 전체 강연 시장으로 번졌다는 점인데
그 배경에는 온라인 강연 시장의 구조적 한계가 있습니다.
오프라인 강연 시장은 기본적으로 강연 에이전시의 1차 필터링, 고객사(기업, 공무원 조직 등) 담당자의 2차 검토, 그리고 최종 의사결정권자의 3차 승인 과정을 거칩니다. 즉, 아무런 전문성과 권위가 없다면 강연 자체가 성사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온라인에서만 활동하는 이들이 오프라인 무대에선 보기 힘든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반면, 온라인 클래스는 상대적으로 강사 검증 시스템이 미흡합니다. 강사 자신이 콘텐츠를 업로드하기만 하면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물론 플랫폼의 검수 과정이 있지만, 플랫폼 역시 강사와 수익을 공유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강사의 과장된 마케팅이나 '블러핑'에 암묵적으로 동조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사기꾼들의 공간이 만들어지는 구조적 허점을 타고 검증되지 않은 강사들이 대거 등장했고, 그 결과 전체 강연 시장에 대한 불신과 '강의팔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퍼져나가게 된 것입니다.
그렇다고 모든 온라인 유료 강연을 싸잡아 비난하는 것은 비이성적입니다.
온라인 클래스에도 분명 역량 있는 강연자들은 존재합니다. 또한, 강사가 오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축적한 지식과 노하우를 정당한 대가를 받고 수강생과 교환하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지극히 정상적인 시장 원리입니다.
물론, 타인의 콘텐츠를 베끼거나 얄팍한 내용으로 포장하여 정보에 취약하거나 마음이 약한 사람들에게 폭리를 취하는 행위는 공정거래법 위반과 다름없는 부당한 행위이며 비판받아 마땅합니다.
그러나 '부자 되는 법' 같은 일부 논란의 콘텐츠를 넘어, 유익한 지식과 노하우를 제공하는 모든 유료 콘텐츠를 '강의팔이'로 싸잡아 비난하는 것은 경계해야 합니다. 이는 콘텐츠 제작자의 지적 노력과 시간 투자를 단순히 '입 터는 행위'로 폄훼하는 인식이며, 새로운 지식과 경험의 공유 자체를 가로막는 행위일 수 있습니다.(또한, 별 것 아닌 사람들이 돈을 잘 번다'는 질시와 시샘이 비판의 정서적 밑바탕에 깔려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우리가 여러 권의 책을 구매하여 읽어보며 좋은 책을 고르는 안목을 키우듯,
좋은 강연을 고르는 안목 역시 많은 강연과 콘텐츠를 접해보면서 생겨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강의를 선택하는 수강생의 안목'입니다.
강의를 팔아 폭리를 취하는 비양심적인 사기꾼들은 철저히 걸러내되,
가치 있는 지식을 전달하는 콘텐츠에 대해서는 그 가치를 인정하고, 배우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때 비로소 '진짜', '가짜'를 분별하고 자기 성장에 도움되는 제대로 된 지식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