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26장 : 이삭 2
이삭이 살던 땅에 흉년이 들었다. 아버지 아브라함이 흉년에 블레셋 땅의 그랄에 갔던 것처럼 이삭도 그렇게 했다. 그 때 하나님께서 나타나 말씀하셨다.
“너는 너의 아버지 아브라함처럼 이집트로 가지 말고 이 땅에 머무르거라. 이 땅에 머무르면 내가 너와 함께 할 것이고, 너에게 복을 주고, 너와 너의 자손들에게 이 땅을 줄 것이야. 내가 너의 아버지 아브라함에게 약속한 것처럼 너의 자손들을 하늘의 별처럼 많게 할 것이고, 세상의 모든 나라들이 너의 자손들을 통해 복을 받을 것이야. 이 모든 것은 아브라함이 나에게 순종하고, 나의 말에 따르고 나의 명령과 지시를 잘 지켰기 때문이야.”
그래서 이삭은 그랄에 그대로 있기로 했다.
그 곳 사람들이 이삭에게 그의 아내에 대하여 물을 때마다, 이삭은 리브가가 자신의 여동생이라고 하였다. 사람들이 자신을 죽이고 리브가를 데려갈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삭은 그렇게 한동안 그 지역에서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블레셋 왕 아비멜렉이 보니 이삭과 리브가가 서로 사랑을 나누고 있었다. 아비멜렉은 이삭을 불러서 물었다.
“내가 보니 리브가는 당신의 아내인데, 왜 여동생이라고 한 것이오?”
“사실, 사람들이 저를 죽이고 리브가를 데리고 갈까봐 그렇게 말했습니다.” 이삭이 솔직히 대답하자 아비멜렉은 어이가 없었다.
“어떻게 그렇게 하였소! 만약에라도 나의 백성 중 누군가가 당신의 아내를 데려가면 어쩌려고 그랬소? 당신 때문에 우리가 큰 죄를 지을 뻔한 것이오!”
아비멜렉은 모든 백성들에게 명령하였다.
“누구든지 이삭과 그의 아내를 해코지하는 사람은 죽임을 당할 것이다!”
이삭은 그 땅에서 농사를 시작했다. 이삭은 그 아버지 아브라함처럼 텐트를 옮겨다니며 양과 가축을 돌보는 사람이었지만, 이삭이 그 땅에 머물러 있는 동안은 농사를 지었다. 하나님은 약속대로 복을 주셔서 이삭의 농사가 100배나 잘 되었다. 이삭은 점점 더 부자가 되어 양들과 소들과 종들이 많아졌다. 그러자 블레셋 사람들이 이삭을 질투하여 이삭의 아버지 아브라함이 판 우물들을 흙으로 덮어버렸다. 아비멜렉도 이삭에게 이야기했다.
“당신이 너무 강해졌으니 이 곳을 떠나는 것이 좋겠소.”
그래서 이삭은 그 곳을 떠나 그랄 골짜기에 자리를 잡고 다시 가축을 돌보는 일을 시작했다. 그 곳에는 전에 아버지 아브라함의 종들이 파놓은 우물이 있었는데, 블레셋 사람들이 전에 그것을 메워버렸다. 이삭이 그 우물을 다시 팠더니 예전처럼 물이 솟아나왔다. 그런데 그 주변에 있던 블레셋의 목자들이 그 우물이 자기들 것이라고 하며 시비를 걸었다. 이삭은 그 우물의 이름을 ‘다툼’이라는 뜻인 에섹라고 짓고는 다른 곳에 가서 다시 우물을 팠다. 그랬더니 블레셋의 목자들이 와서는 그 우물도 자기들 것이라고 우겼다. 이삭은 그 우물의 이름을 ‘대적함’이라는 뜻인 싯나라고 지었다. 이삭은 다시 다른 곳으로 가서 또 우물을 팠는데, 더 이상 아무도 시비를 걸지 않았다. 그래서 이삭은 그 우물의 이름을 ‘넓음’이라는 뜻인 르호봇이라고 짓고는 말했다.
“하나님께서 우리가 지낼 넓은 장소를 주셨으니, 우리가 여기에서 크게 번창할 것이다!”
이삭은 조금씩 이동하여 브엘세바에 도착했다. 그 곳은 전에 아버지 아브라함이 블레셋의 아비멜렉과 조약을 맺은 곳이다. 어느 날, 하나님께서 이삭에게 나타나셨다.
“나는 너의 아버지 아브라함의 하나님이다. 두려워하지 말거라. 내가 아브라함을 생각하여 너와 늘 함께 하고, 너에게 많은 복을 주고, 너의 자손들이 많아지게 할 것이야.”
이삭은 그 곳에 제단을 짓고 하나님께 예배하였다. 그리고 이삭은 그 곳에서도 우물을 파기 시작했다. 그 때, 아비멜렉이 그랄에서부터 이삭을 찾아왔다. 이삭은 물었다.
“당신들을 나를 미워하고 그랄에서부터 쫓아냈는데, 이제와서 무슨 일로 나를 찾아왔습니까?”
“우리는 하나님께서 당신과 함께 계시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당신과 조약을 맺고 싶습니다. 우리가 당신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잘 대해주고 평화롭게 그랄을 떠나도록 하였던 것처럼 당신도 우리에게 피해를 주지 마십시오. 하나님의 축복이 당신과 함께 하십니다.”
그래서 이삭은 그들을 위해 잔치를 열어 잘 대접했다. 다음 날 아침 일찍, 두 사람은 서로 약속을 지키겠다고 조약을 맺었고, 아비멜렉은 평안히 떠났다. 바로 그 날, 이삭의 종들이 와서 그들이 새로 파고 있던 우물에서 물이 솟아 나온다고 이야기했다. 이삭은 그 우물의 이름을 ‘약속’이라는 뜻인 브엘세바라고 불렀다. 아버지 아브라함도 바로 이 곳에서 아비멜렉과 조약을 맺고 우물을 차지하였을 때 그 우물의 이름을 브엘세바라고 지은 적이 있었다. 나중에 이 곳에 사람들이 많이 살게 되면서 브엘세바는 큰 도시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