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문제도 큰 부담이다. 현재 일본은 세계 1위의 빚쟁이 국가로 GDP의 253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부채로 짊어지고 있다. 무려 1경 4천조원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위대를 국방군으로 편제하는데는 상상을 초월하는 비용이 필요하다. 미사일, 항공모함 같은 공격형 무기를 배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병사 자체가 부족하다. 현재 자위대 병사수는 한국의 1/3에 불과하다. 그래서 병사를 더 끌어 모아야 하는데 모병제인 일본에서 자위대는 정말 인기 없는 조직이다. 일본의 공무원 조직 중에서 최하위의 급여와 복지를 자랑한다. 과연 어느 정도로 급여를 올려야 한국과 동등한 수준으로 병사를 확충할 수 있을까?
설령 돈을 잘 줘도 자위대라는 조직 자체는 젊은이들에게 매력을 주지 못한다. 우선 존속자체에 의문점이 붙는 조직이라 봉사활동으로 버텨 나가는 조직인 것을 포함, 가혹행위라던가 어이없는 사건 사고 등으로 인해 인생 낙오자 집단이라는 이미지가 붙어버렸기 때문이다. 일본같이 주류 시스템에 속했을 때 인정받는 문화상, 그런 문화속에 스스로 뛰어 들 이유가 없다.
그래서 현재 일본정부는 징병제를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 자민당의 정치가들, 일본의회 멤버들이 일본인의 의무, 국가를 위해 목숨을 버리는 일본인론을 외치는 이유다. 하지만 장벽이 만만찮다. 현재 헌법 18조에 국가에 의한 노역을 금지하는 법안이 딱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이것도 일본회의의 개헌대상이다).
예산과 현실이라는 문제를 감안한다면
일본군 부활을 위해 헌법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렇게 장벽이 많지만 아베와 일본회의는 포기하지 않았다. 이유인 즉 헌법9조를 제외한 헌법개정에는 긍정여론이 많으므로 차근차근 설득하면 된다는 생각이며, 선제공격, 대지공격이 가능한 무력, 항공모함의 확보 등 재무장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점은 자위대의 국방군 추진의 롤모델이 바로 한국군이라는 점이다. 그만큼 자위대와 한국군의 출발은 놀랄 만큼 비슷하다. 자위대가 미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태어난 경찰예비대라면 한국군은 소련을 자극하고 싶지 않다는 미군정의 방침에 따라 경찰예비대로 만들어졌다. 조직을 운용하면서 한국의 경찰예비대에 일본군, 만주국 출신 인사들이 대거 들어간 것도 비슷하며 소련과의 관계가 틀어지는 과정에서 조직의 형태가 바뀐 것도 똑같다.
한국과 일본이 미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미국의 영향력이 두 나라 경찰조직의 운명을 바꾼 셈이다.
그리고 양국은 지금도 미국의 영향력을 벗어날 수 없다.
자위대는 창설부터 현재까지 사실상 미군에게 귀속된 무력집단이다. 그래서 해외파병, 무장 등의 국방군 부활과정도 미국과 공동작전을 하고, 미국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권한을 찾아갔다. 그 전환점이 된 것은 2015년에 열린 2+2 회담이었다.
2015년 4월 27일 미 국무장관 존 케리, 국방장관 애슈턴 카터와, 일 방위대신 나카타니 겐, 외무대신 기시다 후미오의 2+2 회담이 열렸다. 이 회의의 목적은 미국과 일본의 연합작전범위를 전 세계로 확장시키는 것이었다. 이 과정에서
미군이 필요할 경우 자위대를 한국에 파견하는 것이 논의되었다.
이것이 2016년 당시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이 ‘유사시 자위대가 한반도에 진출할 수 있다’며 ACSA'에 대해 언급한 배경이다. 다만 이 과정에는 한국의 동의가 필수적이며 앞에서 말했듯 한일 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
(GSOMIA), 한일 상호군수지원협정(ACSA)등 거쳐야 할 단계도 많다. 하지만 당장은 쉽지 않다. 설령 일본의 지도층이 한국에 지극히 우호적이어도 일본에게 그렇게 당한 한국 국민들이 자위대의 한반도 상륙을 허락할 리 없다.
하지만 국방군 부활은 빠르게 진행중이다.
2014년, 아베 총리는 자위대의 전수방위 원칙을 전면 개정한다. 무기수출 3원칙을 방위장비 3원칙으로 개정, 미국에 패트리어트 미사일용 센서를 수출한다든가, 호주와 잠수함 공동개발에 나서는 등 방위산업에 제동을 풀어버렸다. 이는 일본경제에 도움이 됨과 동시에 자위대 존속의 명분이 되기도 한다. 군수산업만큼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되는 것은 없으니까.
또한 전수방위 원칙을 폐기하고 자위대의 집단적 자위권 보유를 천명했다. 이는 쉽게 말하면 일본이 공격당했을 때만 자위대로 방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일본의 국가 존립에 위협이 될 경우 출동이 가능하다고 한 것이다.
일본이 독도를 일본영토로 밀어붙이면서 이 조항을 적용하면
한국 침공에 나설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이런 행보가 다른 형태로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한국정부가 일본의 경제보복의 공식사유가 한국이 물자를 북한에 밀수출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맞대응으로 2019년 10월 ‘지소미아를 종료’할 것을 공표한 것이다.
일본은 국방군 부활을 위해 국방군 부활에 대한 최대 억지력인 미국의 일원이 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자기 힘이 커지는 것을 꺼리는 사람의 힘이 되어서 힘을 키우는데 방해받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본의 국방군 부활은 미국의 전략에 달려있다. 그리고 지소미아는 이 일환 중 하나이다.
지소미아는 미국과 휴전중인 국가인 북한 의 핵, 미사일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것이다. 현재 북한이 쏘는 미사일을 한국은 바로 파악할 수 있지만 일본은 불가능하다. 2019년 10월 2일 북한이 쏜 미사일의 경우 한국은 정확히 2발이라 파악했지만 일본은 1발로 파악했다.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는 증거다. 반대로 한국의 경우 미사일이 일본을 넘어갈 경우 낙하순간을 파악할 수 없다. 정보위성이 없기 때문이다.
이는 동아시아에서 영향력을 넓히려는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MD)의 구멍이다. 따라서 미국과 일본은 2010년 10월 이를 한국에 제안한다. 다만 당시 정부는 국민의 반발을 우려, 이를 몰래 처리하려다 실패했고, 결국 다음 정권이 2016년 11월 23일에 체결하게 되었다. 이렇게 맺어진 지소미아가 종료된 것이다.
지소미아는 일본이 미국의 전략목표를 따라 국방군이 되는 과정의 일환이자
미국이 일본군의 부활을 전략에 넣어야 할 필요성이었다.
2019년 7월,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은 미국에 방문했을 때 상·하원에게 미국이 한·미·일 공조를 더 중요시하는 것인지, 아니면 재무장한 일본을 위주로 하고 나머지 아시아 국가(한국)는 종속변수로 해서 아시아에 대한 외교 정책을 운용하려는 것인지를 물었다. 즉 한국을 파트너로 삼고 싶은 건지 아니면 일본군의 하부조직으로 만들려는 것인지 물어봤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그가 얻은 것은 후자, 즉 유사시에 일본군이 한국군을 지위하는 명나라에게 지휘 받는 조선군 꼴을 만들려고 했다는 것이었다.
한국이 미국의 대리인인 일본의 지휘를 받으려면 정보교류가 원활해야 한다.
즉 주권국가가 타 국가의 명령을 받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일본이 미국의 비위를 맞춰 일본군을 부활시킨다, 미국이 동아시아에서 영향력을 확보하는데 양국의 화합이 반드시 필요하다면 이 과정에서 일어나는 충돌의 배경에 미국의 이해가 있다고 봐도 좋다.
반대로 일본은 미국의 이해밖의 행동은 절대 할 수 없다. 상징적인 사건이 있다. 2013년 5월 12일, 아베 총리가 미야기현의 항공자위대의 조종석에서 사진을 찍었는데 이 비행기의 번호가 731이었던 것이다.
아베는 무고한 사람들을 실험용 재료로 쓴 악마의 부대 731을 활용, 과거 일본의 만행을 갖고 주변국을 도발한 것이다. 중국은 명백한 도발이라고 맹 비판했고, 한국에서도 비난여론이 쏟아졌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미국이 부정적인 목소리를 낸 것이다.
이유인 즉 GHQ가 일본을 점령할 때 731부대가 한 생체실험 데이터를 본국으로 가져갔고, 이로 인해 미국의 의학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즉 731은 깊이 파고들면 일본만이 아닌 미국의 치부, 그러니 아베가 국제사회에 731을 철없이 자랑하는 것에 거부감을 드러낼 만도 하다. 당연히 미국의 심기를 건드리는 것은 국방군 부활을 꿈꾸는 아베가 원하는 일이 아니다. 그 후 아베와 자민당의 망언, 도발 퍼레이드에 731 부대 관련 내용이 쏙 빠진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일본은 철저히 미국의 눈치를 보고 있다. 일본군 부활을 위해서. 뒤집어 말하면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한 것, 무역규제를 한 것은 미국이 허용하는 범위내의 행동이라는 것이다.
미국 더 정확히 말하면 펜타곤은 우리를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수단으로 간주했다. 문제는 이 기획이 한국을 일본의 종속국가로 두는 식으로 진행되는 상황인에 일본이 무역규제의 핑계로 한국이 대북제제를 깨고 소재를 밀수출한다고 걸고 넘어진 것이다. 당연히 한국 입장에서 이렇게 안보의 위협을 준다고 거는 나라에게 군사정보를 넘길 수는 없는 일, 이런 배경하에 지소미아가 종료된 것이다.
이는 아베 정부에겐 날벼락과 같은 이야기였다. 실제로 아베 총리, 스가 관방장관은 기회만 되면
지소미아 종료해도 영향 없어, 하지만 한국 다시 지소미아 재고해야.
라고 발언한다. 그리고 일본의 정치가와 방송은 지소미아를 지속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지극히 일본인 다운 방법이다. 자기가 벌인 사건 때문에 터진 일인데 다시 해달라고 요청하면 일본에선 완벽한 패배로 간주, 리더십을 잃고 만다. 그러니 자기가 아쉽다는 점을 은근히 돌려 말하면서 한국이 자신의 비위를 맞추라고 하는 갑의 화법을 구사하는 것이다.
이는 굉장히 무례한 행동이다. 한국을 국가로 대접한다면 자신들의 무역규제의 억지를 인정하고 한국에게 이익이 되는 무언가를 제공하고 지소미아 재개를 요청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일본정부는 우리는 한발작도 물러설 수 없으니 지소미아를 재개하라고 한다. 전형적인 갑질이다.
이렇게 한국과 일본은 전쟁을 시작했다.
한국과 일본은 미국이 북한, 중국, 러시아를 견제하는 동아시아 전략의 필수불가결한 동맹국이다. 그러니 일본이 국방군을 갖춰도 당장 전쟁이 일어나진 않을 것이다. 만약 진짜 선전포고가 일어난다면 서태평양의 세계 최강급 전력인 제7함대가 가만히 있을 리 없다.
모병제를 하는 한 지금에 비해 병력이 크게 증대할 리도 없으니, 한국대비 압도적인 무력을 갖추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란체스터의 법칙에 의하면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려면 상대국의 제곱에 해당하는 병력이 필요하니까.
다만 지금까지는 갖출 수 없었던 장거리 대지 미사일을 갖추면 무력이라는 권력은 커지게 되고, 한국의 군사적 억지력은 작아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스가 관방장관의 말에 의하면 현재 일본정부는 2022년을 목표로 토마호크를 생산, 배치한다고 한다니 그 순간은 현실로 다가올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이 균형을 어떻게 잡아 나아가야 좋을까?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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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조선 리더십 경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