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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식공장장 Sep 07. 2021

역사는 돈이 조종했다 <돈, 역사의 지배자>


1. 학창 시절 세계사 선생님은 무뚝뚝하신 분들이셨습니다. 하지만 세계사 이야기를 전달하시는 기술은 대단하셨죠. 자칫하면 재미없어지는 과목을 재미있게 만들기 위한 노력이었습니다. 그 노력 덕분에 세계사 시간은 항상 즐거웠고, 앞으로도 세계사는 걱정 없을 것 같았습니다. 이건 제 착각이었죠. 세계사는 정말 외울 게 많은 과목이었습니다.


왜 외울 게 많은 과목이었느냐? 제가 세계사를 배울 때는 르네상스부터 시작해서 고대 그리고 중세 유럽사로 옮겨갔습니다. 후에는 중국사로 옮겨갔죠. 문제는 이렇게 옮겨가며 배우다 보니까 디테일에는 강해지는데 정작 숲이 보이지 않는 겁니다. 그럼 나무는 제대로 보았느냐? 그럴 리가요. 당시 전 코에이가 발매한 삼국지에 푹 빠져 있었기에 중국사 특히 삼국의 각축전을 무척이나 기대했는데 한 페이지로 정리되는 기적을 맛보고 충격을 받은 기억이 납니다. 이렇게 흐름을 잡지 못하고 단편적인 사건으로 세계사를 이해하다보니, 인과관계를 이해하지 못하다보니 힘들었던 겁니다.


물론 이렇게 공부하게 된 이유는 짐작이 가고도 남습니다. 제아무리 세계사 교과서가 목침과 교과서의 경계를 넘나드는 두께로 나왔다고 해도 세계역사의 흐름을 잡아서 설명하기는 힘들 겁니다. 그런데 세계사 교육은 해야 할 테니 고육지책으로 이렇게나마 한 것이겠죠.


<다룰게 이렇게 많으니까요?>

문제는 이렇게 역사를 배우면 역사를 배우는 목적인 현실판단에 문제가 생긴다는 겁니다. 한 예로 우리는 일본의 역사 인식에 분노합니다. 한 일본 방송에서 젊은이들이 2차 대전 때 미국과 일본이 동맹이라고 대답한 것을 보고 웃지요. 


하지만 이런 대답이 나온 이유는 그 젊은이들이 배우지 못했거나 무지해서가 아니라 순전히 교육 탓입니다. 일본의 근현대사 교육은 정말 단편적입니다. 1932년 대륙진출, 1941년 대양진출, 1945년 종전이라고 가르칠 뿐 디테일은 말하지 않지요. 왜 그런 사건이 일어났는지 알지 못하니 당장의 미일관계만 생각해서 그때도 동맹이라고 짚는 것입니다.


이는 위험합니다. 역사를 바탕으로 사고하는 능력을 빼앗는 길이죠. 그래서 학교교육을 바탕으로 역사를 인과관계를 바탕으로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그 정리는 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정리를 잘 하기 위해선 정리할 이유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세계사를 잘 정리하기 위해선 세계사를 배워야 할, 흐름을 이해해야 할 이유가 필요하다는 이야기지요.



2. 


세계사가 중요한 첫 번째 이유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입니다. 


현재 우리를 괴롭히는 저출산, 빈부격차 이로 인한 사회문제는 오늘날 처음 일어난 것이 아닙니다. 로마가 저출산으로 망한 이후 아니 이전부터 이후, 수많은 나라가 저출산으로 인한 사회적 변화로 인해 혼란을 겪거나 혼란을 이겨내지 못하고 무너지고 말았죠. 그런데 그 양상은 놀랍게도 비슷합니다. 초창기 로마는 농업 국가로서 성장하기 위해 정복 전쟁을 시작했죠. 그들이 원하는 것은 농사를 지을 땅과 노예였습니다.


문제는 로마가 거대해진 순간부터 정복하기 위해 움직여야 하는 비용이 정복으로 인해 얻는 소득보다 더 커져 버렸다는데 있습니다.


국가는 거대해졌는데 돈이 들어올 곳이 없습니다. 상식대로라면 이 순간부터 제도를 바꾸어야 했죠. 하지만 로마의 기득권이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한 일은 자신들의 주머니를 여는 것이 아니라 징세 청부업자에게 징세를 위탁하거나 온갖 특별세로 부족한 재정을 메우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최고의 부자는 1차 삼두정치로 유명한 크라수스(Marcus Licinius Crassus)인데요.


이 사람의 재산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와 비슷함에도 불구하고 내는 세금은 고작 5년에 8천만 원이었습니다. 그나마 이 사람은 사업을 해서 소득세를 낸 것이고 농장을 운영하는 부호들은 그나마도 내지 않았죠. 세금을 낼 필요가 없는 노예로 세금을 낼 필요가 없는 농작물로 부를 일궜습니다. 이렇게 기득권이 외면한 세부담은 평민이 짊어져야 했죠. 온갖 특별세가 남발되었습니다.


짐을 지우는 과정에서 가구당 10여 명에 달하던 출산율은 1~2명 수준으로 줄어들었고 그나마 돈을 벌기 위해 세금을 낼 필요가 없는 노예로 팔아버리고, 스스로 노예가 되기도 해서 세수는 인구보다 더 줄어버렸습니다. 인구가 너무 줄어 국방을 위협할 수준이 되자 로마는 별수 없이 게르만족을 받아들이죠. 문제는 게르만족을 용병으로 쓸 생각만 있었지 게르만족에게 로마인과 동등한 혜택을 줄 생각은 없었던 거죠. 이렇게 생긴 불만은 로마 멸망의 결정적인 원인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인류는 이런 멸망을 답습하고 있었으니 위기의 본질을 알기 위해선 역사를 들여다 볼 필요가 있는 것이죠.


두 번째 이유는 내가 성장할 방향을 잡기 위해서입니다. 


요즘 특히 코로나 이후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죠. 그래서 그 돈이 부동산, 주식 그리고 가상화폐에 몰렸습니다. 그런데 이 투자 방향이 과연 맞는 것일까요?


예전에 유시민 작가님께서 비트코인 관련으로 토론을 하신 것을 보고 이에 왜 동의하는지에 대한글을 올린적이 있습니다. 화제가 되었는지 그 글이 다음(DAUM) 메인에 올라갔더군요.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저는 엄청난 악플에 시달려야 했죠. 기술도 모르는 주제에 무슨 소리냐면서 거의 박살이 났었습니다. 물론 그 악플들은 비트코인 폭락 이후 전부 지워지거나 탈퇴해버렸죠. 그런데 저는 왜 비트코인이 위험하다고 생각했을까요?


저는 사실 비트코인의 근간인 블록체인 기술의 가능성은 크게 평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비트코인을 두려워한 이유는 기록을 동기화하는 기술을 불신한 것이 아니라 그 기록의 신뢰성이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가상화폐 투자를 꺼린 이유는 바로 교환가치라 할 수 있죠. 화폐의 신뢰성은 교환가치, 즉 화폐를 금으로 교환할 수 있는 역량에 따라 나옵니다. 달러가 기축통화가 된 이유가 바로 여기 있죠. 반면 2차 대전 때 독일의 마르크, 현재 베네수엘라의 볼리바르가 휴짓조각이 된 이유는 교환가치를 상실했기 때문입니다.


교환가치는 국가의 가치, 나아가 세계 권력의 핵심입니다


돈은 권력입니다. 국제사회에서 통하는 교환가치는 막대한 신뢰라는 권력이죠. 그래서인지 인류의 역사는 이 교환가치를 누가 지키고 누가 잃어버리느냐의 싸움이었습니다. 하지만 많은 지도자는 역사의 교훈을 잊은 듯, 재정위기가 닥치면 화폐가치를 무너뜨리는 정책을 취해서 결국 화폐의 신뢰성, 교환가치를 스스로 무너뜨렸죠.


그만큼 교환가치는 중요합니다. 저는 기술적인 부분은 신뢰했지만 화폐를 발행한 당사자가 교환가치를 갖고 있는지 알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가상화폐를 경계한 것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그 교환가치가 유지되는 가상화폐가 있다면 저는 기꺼이 투자할 의사가 있습니다.


현재 가상화폐로 돈을 번 사람도 있지만 사기를 당한 사람도 많습니다. 애초에 가상화폐와 교환 가능한 금 혹은 그에 따르는 실물자산이 없었던 셈이죠. 달리 말하면 세계사의 흐름을 알면 이런 순간에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판단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세 번째 이유는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서입니다. 


코로나 이후의 시대, AI의 시대, 메타버스의 시대 말은 복잡합니다만 우리의 앞에 펼쳐질 역사는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모른다고 손을 놓는 건 말도 안 되죠. 어떤 형태로든 대비하고, 이를 위해 준비하고 투자해야 합니다. 따라서 예측을 해야 할 텐데요, 이것도 세계사를 이해하면 어느 정도 가능합니다. 정말 과거가 그대로 답습되거든요.


우리는 영국이 산업혁명에 성공한 나라라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영국만 산업혁명을 한 것은 아니죠. 프랑스, 네덜란드, 독일도 산업혁명에 뛰어들었습니다. 그런데 영국만이 산업혁명에 성공한 원인은 비싼 기계를 들여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시장이 존재했기 때문이죠. 즉 영국만이 단기적인 손실을 만회할 수 있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입니다. 그리고 이로 인한 실업자의 증가를 메울만한 국가적 수입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죠. 그런 이익을 얻지 못했던 나라는 기득권의 반발로 인해 성장의 결실을 늦게 얻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AI 시대가 4차 산업혁명이라 불린 이유는 이것이 아니라 노동자의 지위가 바뀌는 계기이기 때문입니다. AI가 본격적으로 활용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노동자가 그대로 일자리를 유지할까요? 아니면 AI와 공존할까요? 그것도 아니면 모두 AI가 대체할까요? 저는 일단 모두 AI로 대체할 것이라는 데 힘을 싣겠습니다. 왜냐하면 역사상에서 많은 사람이 선택은 가장 많은 이득이 생기는 쪽이거든요.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의 전 공정을 AI 화 하려다가 역시 안 되겠다면서 일부 공정에 사람을 다시 투입했듯 경영자는 무조건 돈이 되는 쪽의 선택을 할 것입니다. 그러다 무리라고 생각되는 부분에만 인력을 투입하겠죠. 이 역시 반복되었던 역사입니다.


인간은 돈이 된다면 아이들을 16시간 노동에 내몰기도 합니다


3. 그럼 우리는 어떻게 미래를 대비해야 할까요? 그 답도 수없이 반복된 역사에 있습니다. 저는 경영학도입니다. 경영학도의 역할은 돈을 벌기 위해서 사람들의 행동패턴을 이해하는데 있지요. 세계사를 공부한 것은 반은 재미이기도 하지만 반은 이 행동패턴을 이해하여 앞날을 대비하는데 있습니다. 저출산과 빈부격차가 극심해진 시대, 100세 시대, 전염병으로 인해 물가가 오르고 소득이 줄어든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우리는 국가에 무엇을 요구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이 바로 역사에 있습니다.


그리고 앞에서 말했듯 그 역사의 순간의 중심에는 돈이 있었습니다. 인간은 조금만 멀리 보면 더 나은 길이 있음에도 눈앞의 돈만 보고 움직여왔습니다. 이런 어리석음이 수차례 반복되었죠. 그게 안타까운 역사이지만 반면 우리가 역사를 이해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하지요.


그래서 저는 역사의 흐름을 잡는 도구로 돈을 활용, <돈, 역사의 지배자>를 썼습니다. 처음에는 세계사를 어떻게 든 이해하기 위해 공통적인 흐름을 찾기 위해 공부했고 거기서 돈이라는 공통점을 찾은 후 쉽게 전달하는 방법을 연구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세계사를 이해하고 싶어하는 사람, 앞으로 펼쳐질 반복된 역사를 알고 싶어하는 사람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 되었습니다.


앞으로의 시대의 중심에는 돈이 있습니다. 저출산, 빈부격차로 인한 성장정체는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가 되었지요. 판데믹은 이런 사회문제를 해결할 시간을 더 줄여버렸습니다. 그래서 바이든 낙수효과의 종말을, 시진핑은 공동부유라는 재분배 정책을 외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역사도 돈이 이끌 모양입니다.


지식공장장의 신간 <돈, 역사의 지배자>를 잘 부탁드립니다.


PS: 현역 고등학생/대학생의 리뷰도 거쳤으니 학생들에게 읽혀도 좋은 책이라고 자신합니다.


<돈, 역사의 지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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