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정은 무시하고 인사 따지는게 매너?
자칭 테친자라며 기초적인 규정도 모르는 테니스 동호인들
풋폴트는 괜찮고 인사 안 하면 안 된다=법이나 규정 따윈 괜찮고 관행은 지켜야 한다.
보다 보면 이게 2025년인가 싶다. 보다 보면 이게 AI시대를 사는 사람들이 맞나 싶다. 보다 보면 스포츠의 정신이 뭐라고 생각하는 인간들인가 싶다.
테니스 경기 중 내가 친 공이 날아오는 새에 맞아서 아웃이 되면 인이냐 아웃이냐 이런 건 모를 수 있다. 이런 건 살다가 벼락 맞을 확률로 일어나는 일이다. 우리는 성인으로 살면서 꼭 알아야 하고 모르면 안 되는 법규들이 있다. 대체로 형법의 조항들이 그렇다. 훔치거나 때리거나 죽이거나 하면 불법이고 처벌 받는다. 우리는 이걸 상식이라 부른다. 반면에 어지간한 전문가가 아니면 모르는 법도 많다. 상법이나 세법에 나오는 조항들이라든가, 국가안보나 기타 금융 관련 법규들 중 많은 부분들이 그러하다. 교통법규에서도 비접촉 사고 같은 건 모를 수도 있다. 이런 일은 보통 휘말리면 배우게 되고 아니면 평생 관계될 일이 없이 모른채 살기도 하다.
테니스에서 풋폴트는 상식의 영역에 있는 룰이다. '공을 두 번 튕기고 치면 안 된다, 실점이다' 수준이다. (난 구력 2개월도 되기 전에, 랠리라는 걸 하게 되기도 전에 풋폴트를 알았다. 서브는 넣기도 전이고 받아 보기도 전이다.)
[이하 오래오래 깊이깊이 빡친 기억들이 슬쩍 올라와 반말이 나오는 문장들이 있으니 부디 너그러이 양해 바랍니다]
소위 라인콜은 라인에 접하기만 하면 in이다. 이것도 상식이다. 다른 구기 종목에서는 라인에 닿기만 하면 아웃인 경우가 많지만 테니스는 아니다. 베이스 라인에 공의 90%가 나가도 10%만 스치면 인이다.
풋폴트에 왜 예민하냐는 뻔뻔한 세상 멍청이들도 테니스를 친다. 장담하는데 이들은 라인으로 10센티 인 아웃되는 걸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상대방의 서브가 아슬아슬하게 라인에 걸치면 아웃 부를 인간들이 대다수고, 아니라고 해도 10센티가 벗어난 상대의 공에 인을 외쳐줄 사람은 단언컨데 없을 것이다.(베이스라인의 라인 너비가 10cm). 그런데 서브할 때 베이스 라인 10센티 밟는 건 왜 괜찮아? 10센티 앞으로 나오면, 네트와 높이 거리 측정해서 삼각함수 안 때려도 서버가 10센티 앞으로 나가서 때리는 것만으로도 인이 될 서브가 아슬아슬하게 아웃이 될 수 있고, 네트에 맞을 공은 네트 안 맞는데? 네트는 스치기만 해도 렛이든 폴트든 부를 거잖아? 인 in 되면 네트를 스치기만 했으니까 그냥 인으로 쳐줄거야? 아니잖아. 왜 니들 선택적으로 멋대로 규정을, 폴트를 규정해? 니들이 못 배우고 폼이 후져서, 니들이 닥돌해서 발리 치고 싶어서잖아. 너그러운 게 아니라 그냥 이길려고. 니들 다 알잖아, 풋폴트는 하는 사람들이 계속 하는 거.
ITF 룰 북에서, 아 전체는 두껍고 어려우니 그럼 풋폴트 규정만 떼어봐도 되잖아?아니 옛날엔 원문 규정이 영어라 모를 수도 있었던 시대가 있었다 치자, 지금은 2025년 자동번역에 AI도 무료로 다 쓰잖아.
자, 여기 그냥 떠다 먹여주겠다.
ITF Rule 18. The Serve
18.1. Before a player begins the service motion, they must stand with both feet behind the baseline and within the imaginary extensions of the singles sidelines.
18.2. The server's feet must not touch the baseline or the area inside the baseline until the ball is struck.
18.3. The server must not walk or run while serving. The player is, however, allowed to shuffle their feet or make a slight motion as long as the continuous motion is not a "walk" or "run."
18.4. During the service motion, the server must not touch the imaginary extensions of the center mark or the sidelines.
풋폴트 규정 볼까?
Rule 18. FOOT FAULT
During the service motion, the server shall not:
a. Change position by walking or running, although slight movements of the feet are permitted; or
b. Touch the baseline or the court with either foot; or
c. Touch the area outside the imaginary extension of the sideline with either foot; or
d. Touch the imaginary extension of the centre mark with either foot.
If the server breaks this rule it is a “Foot Fault”.
니네는 이게 어렵냐? 어려우면 그냥 번역기 돌려..주세요.
규정에 이렇게 나와도 누구는 서브는 서브 임팩트 순간에만 따지는 거라는 둥 헛소리를 하고, 누구는 또 축발이 어쩌구 한다. 규정 어디에도 축발이니 임팩트 순간이니 이런 걸로 풋폴트를 따지지 않는다.
냉정하게 풋폴트 규정을 정확히 아는 테니스 동호인, 테니스를 치는 사람은 10%도 안 되는 것 같다. 테니스 서브를 배울 때 맨 처음에 서브 관련 폴트 규정을 명확히 가르쳐주고 시작해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은 코치가 90%는 된다고 본다.(냉정하게 과연 코치들은? 70~80%가 되긴 할까? 내가 아는 코치 중 50%가 가상연장선 규정을 몰랐다.) 가르쳐주는 사람이 엉망이니 배우는 사람도 엉망이고 오래 친 사람이 무시하니 이제 배우는 사람도 무시한다.
이렇게 자칭 테니스 좀 친다는 양반들이, 심지어 적잖은 코치들이 규정도, 상식 수준의 룰도 모르고 확신에 차서 온라인에서 헛소리를 지껄이고 남을 지적하고 가르치고 있다.
세상이 어느 세상인데 ai한테 물어보기만 해도 알려줄 걸 수백 수천, 아니 수만 명이 넘게 있는 커뮤니티에서 이게.풋폴트네 아니네, 그게 뭐가 중요하네 아니네 하고 앉았다.
야, 니들은 술 마시고 운전하면 불법인 것도 모르고 살아도 괜찮냐? 상대편이 라인에 반이나 걸친 내 볼을 아웃 부르면 난리난리 칠 것들이 지들이 선 밟고, 가상연장선 넘고, 걷고 뛰는 건 괜찮데. 풋폴트 규정도 모르면서 남 포핸드 자세 운운하고 지적질하고 훈수두고 있다.
여러분들아, 서브 하기 전에 인사하네 마네 따지지 말고 규정이나 지켜. 테니스 규정은 우리 사회 법이야. 그리고 지금이 2025년이다, 얘들님아, 통번역기고 룰북이고 전부 다 공짜로 개인 디바이스로 다운 받고 쓰는 시대야. 남녀노소 불문하고 테니스 매너 운운하기 전에 룰이나 알고 쳐. 쪽팔리지도 않냐. 겉멋만 들어서 페더러 따라하기니 옷 자랑이니 하지 말고 규정이나 좀 지키고 쳐.(자자, 진정하고...)
테니스의 가치가 매너인가?
테니스 뿐 아니라 모든 스포츠의 가치는 공정(그 전 대통령 누가 외치던 그 공허한 가짜 공정 말고)함에 있다. 특히 타인과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승부를 겨루는 스포츠는 그 과정의 정정당당함에 있고, 그렇기에 그 정정당당한 승부의 결과에 승부를 겨룬 이들이 모두 승복하고, 패자는 승자를 인정하고, 승자는 패자를 위로하는 또 다른 아름다움이 있는 것이고.
i. 골프로 치면 풀속 깊이 들어간 공 몰래 들고 옆에 치기 좋은데 슬쩍 놓고 칠 사람에 비견할만한 게 테니스의 풋폴트다.
ii. 옷만 번지르르 하게 입고 거지 같은 폼으로 베이스 라인 밟고 서브 때리고 튀나와가 발리 위닝샷 때리고 컴온이나 외칠 인간들은 이 글.보고 화가 날 것.
iii. 운전할 거면 교통법규를 상식 수준에서는 알아야 하듯, 어떤 취미를 즐길 거면 그 취미의 상식에 해당하는 것들은 좀 알고 하자. 포인트로 승부를 겨루는 스포츠에서 포인트 페널티가 붙는 규정은 다 상식이다.
iv.내 생각에 공정함은 스포츠에만, 그 중에서도 스포츠 경기 중에만 있다. 사회는 공정하지 않다. 공평이나 평등은 있어도 공정은 우리 사회엔 없다. 공정을 부르짖는 건 그 자체로 모순이고 선전이고 호도다. 사회에서 공정은 꿈이나 이상, 그 이상도 이학도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