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죽음들을 위해, 잔뜩 살아있으려 합니다.
2~3명이서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게 좋습니다. 오가는 이야기를 놓치지 않고 집중할 수 있거든요. 상대방과의 이야기에 집중할 때면, 어느 하나의 세계에 살고 있는 기분이 듭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하는 이야기가 조금씩 다르다보니, 그 세계에 살고 있는 저 역시도 조금씩 다릅니다. 모든 세계는 늘 반갑고, 각 세계에 새로이 태어나는건 늘 기쁩니다.
운이 좋게도 많은 인연들을 만났고, 운이 나쁘게도 그 인연들을 흘려보냈습니다. 그렇게 나는 새로 태어날 수 있었고 또 어느 때처럼 다시 죽었습니다. 나의 숱한 죽음 앞에서 고민합니다, 어느 내가 부활하고 싶은지 어느 세계에서 새로 태어나고 싶은지 혹은 어떻게 살고 싶은지 언제 죽을 지를. 이 고민은 나와 나 사이에서 하는 이야기입니다. 그렇게 내가 무수하도록 어느 하나의 나라도 살아있도록 모든 내가 죽어버리지 않도록, 잔뜩 살아있으려 합니다. 이게 나의 작은 죽음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애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