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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 LA TENGO Dec 28. 2023

어쩌다 투병기

갑상선 전절제 후기(2)



12/27 수술 2일 차


전날은 마취 가스 뺀다고, inhale exhale을 미친 듯이 했다. 그러면 점점 더 맑아지고 구토 증세도 없어지는 것 같아서.

그런데, 간호사 님들께서는 미리미리 구토방지제, 진통제 등등을 엄청 때려 넣어주신다.

그래서 힘듦은 금세 사그라든다.

전날, 자다 깨다를 너무 자주 해서 그런지, 2일 차 아침 얼굴이 너무 퉁퉁이다.

전공의가 이른 새벽이면 와서 수술 부위를 보는데 별로 안 부었네요?.. 나, “얼굴이 엄청 부었는데요?” …“이건 뭐.. 하하하”

전공의 성격도 엄청 좋고, 친절하다.

아무튼 피주머니에 피는 가득 쌓여있고, 밤새 얼음주머니 갈아준 남편 덕에, 많이 붓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자고 일어났는데 손끝 발끝이 저릿저릿했다.

교수님 왈, 부갑상선을 최선을 다해 안 건드리려고 했는데, 그래도 오랫동안 항진증을 앓은 사람들은 그간의 칼슘 밸런스를 맞추려고 칼슘이 이동하면서 한동안 저릿한 증상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칼슘 주사와 칼슘약이 추가되었다.

그리고 얼굴도 먼가 어릿어릿한 느낌으로 누군가에게 얻어맞은 느낌이 있었다. 그것도 칼슘 부족 증상 중에 하나인가 보다.

수술 자세 때문이었는지, 피곤함 때문이었는지, 나는 임파선도 너무 아파서, 임파선이 아프다고 말했는데,

교수님은 마취할 때, 턱이 약한 사람들은 아프기도 한다고…..

27일 오전은 수술 당일보다 낫지만, 이게 완벽하게 정상이다는 느낌은 없다. 계속 어지럽고, 내 몸 같지 않은 느낌이 오전까지 계속되지만, 그래도 오후가 되니,

스스로 움직일 수 있고, 핸드폰도 건드릴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신지가 내 복용약에 추가된다. 평생 만날 일 없던 약이 이제 평생 나와 함께 해야 한다.

메티에 비하면 1알이고 약도 매우 작아서 좋았다. (알약 사이즈의 중요성……. 제약사 동지들이여 제발 분발해서 … 우리 몇 달에 한 번 맞는 주사 개발해서 그거 맞읍시다..)

그리고 2일 차 오후부터는 갑상선 수술 후 운동을 여러 번 하라고 가이드해주시고, 병동을 돌아다니며 운동하라고 한다.


너무 누워만 있어서, 힘들었는데, 다행이다 싶었다.

그렇게 오후는 병동을 이동하며, 매점도 다녀오고, 운동도 하며, 정상인에 가깝게 가고 있는데, 이 저릿함이 계속 신경이 쓰인다.


그리고 집에 남아있는 우리 첫 째의 소집일

그리고 우리 둘 째의 고열이.. 자꾸 신경 쓰인다..ㅠㅠ


병원엔 나 혼자 남기로 하고, 남편을 보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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