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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이스 Jan 08. 2020

무모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서른일곱, 직장을 그만두고 미대에 진학하다



시작은 어디서부터였을까. 기승전결이 뚜렸한 성공담을 자랑스레 풀어놓기에는 나는 아직 이룬 게 별로 없고 내세울 것도 없다. 여전히 나는 '내가 누구고 여긴 어디지'하는 혼돈 속에서 하루하루를 존버하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불특정 다수에게 내 이야기를 한번쯤은 해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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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내가 정말 세속적인 개념의 성공 궤도에 오르는 그날까지 기다린다면 내 사례가 더 임팩트가 있을 수 있겠지만, 어느 순간 현실을 직시하면서부터 나에게 그 날이 가까운 미래에는 오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더 늦기 전에 내 지난 몇 년간의 경험에 대해 주저리주저리 풀어보려고 한다. 

평생 직장에 대한 개념이 사라진 요즘, '인생의 새출발'에 대한 성공담들에 많이들 관심을 갖는다. 안정적인 직장을 때려치고 스타트업을 간 사람. 대기업을 그만두고 장사를 시작해서 대박난 사람. 

그런 케이스 중 전에 하던 일과 새로운 업이 어느정도 스킬셋이나 방향에 있어서 공통점을 갖거나 일관성이 있는 경우도 꽤 많다. 예를 들어, 전 직장에서 하던 일과 사업 아이템이 비슷하다거나, 오랫동안 가져온 취미로 사업을 차리는 경우다. 이에 비해 내가 선택한 경로 변경은 상당히 극단적이었다. 30대 중반을 넘어서는 나이에 멀쩡한 커리어를 내다버리고 그림을 그려도 괜찮을만한, 비록 검증은 안됬지만, 숨겨진 타고난 예술적 재능이 나에게 있다고 믿었던걸까. 뭘 해도 나는 잘 할수있어! 하는 현실감각 매우 떨어지는 자만심에 눈이 멀었던 걸까. 아니, 그냥 난 아무 생각이 없었던 것 같다. 


간략하게 얘기하자면, 나는 서른 일곱 나이에 십 몇년동안 버티며 쌓아왔던 마케터라는 커리어에 종지부를 찍고 일러스트레이터라는 꿈을 꾸며 미대에 입학했다. 4년이 지난 지금, 나는 미국에서 그림으로 그리며 돈을 벌고 있다. 이 짧은 두 문장 사이에는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나는 직진하던 경로에서 아무 계획없이 좌회전을 해버렸고, 그 시점부터 지금까지 어떻게 지내왔는지 기록하며 내 자신을 뒤돌아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리고 어디에서 누군가 ‘지금처럼 남은 평생을 살고싶지 않다'는 생각을 하며 경로 변경을 망설이고 있다면, 내 경험담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었기에 이 글을 쓴다. 

아직 성공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무모한 도전 끝에서 어느정도 빛을 보게 된 내 이야기.
앞으로 이곳을 통해 풀어보려고 한다. 


-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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