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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이배 Oct 05. 2022

"하자라는 게 원래 트집 잡으면 하자인 거고..."

유명 유튜버 유트루 씨가 최근 인테리어 공사 이후 문제가 생겼다고 토로한 적이 있습니다. 그분의 포스팅에 수많은 댓글들이 달렸고 대부분 같이 분개하셨습니다. 인테리어 공사로 인한 분쟁은 인테리어를 경험한 사람 대부분이 겪는 일인 듯싶었습니다.


저희가 사는 양평은 인테리어 공사보다는 건축 공사를 주변에서 많이 하시는데, 건축 역시도 100% 만족하는 이들이 거의 없었습니다. 대부분 업체와 크고 작은 분쟁을 경험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는 왠지 모르게 자신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는 그래도 잘 해낼 거야. 우리 집은 잘 마무리될 거야.' 근거 없는 자신감이었고, 대부분 이런 경우는 결과가 참혹합니다. 


사실 그래서 이 글을 연재하게 됐습니다. 주변에서 수없이 많은 실패 사례를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예외일 것이란 낙관으로 다가가지 말고 건축이나 인테리어만큼은 철저하고 꼼꼼하게 준비해야 하는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저희와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앞으로 쭉 수개월에서 수년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이 과정을 낱낱이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시작으로 돌아가, 업체를 선정할 때 첫 번째도 두 번째도 이른바 먹튀 하지 않을 업체를 선정하려고 했습니다. 건축 경험자들의 대다수가 하는 이야기가 잔금을 치르고 나서 생기는 문제를 업체에서 모른 척해버린다는 것이었기에 저희는 같은 경험을 하지 않으려고 신뢰가 가는 업체를 선정하려고 애를 썼습니다.


그 결과, 총 6군데 업체 중 가장 높은 견적을 보낸 업체를 선정했습니다. 비싼 만큼 확실히 할 것이라는 믿음에서였지요. 물론, 높은 견적만큼 저희의 화가 치솟는 결과를 마주하게 됐지만요. 


참고로 최근 인테리어 카페에서 본 2.5억 70평 여의도 아파트 인테리어 사진을 보고 속이 더 쓰렸습니다. 2.1억 60평 전원주택인 저희 집은 그 사진 속 결과물의 발끝도 쫓아가지 못하고 있더라구요. 4000만 원이 그런 드라마틱한 차이를 주는 금액일까요? 애초에 우리가 이들의 호구는 아니었을까 싶어 밤에 잠이 오질 않았습니다. 


아래는 저희 집의 문제점들을 제가 인테리어 카페에 올린 글입니다. 


사실 이 글을 쓸 때만 하더라도 누수 등의 중대 하자는 아직 발생하기 전이었습니다. 그냥 업체의 불성실함과 안일함이 불러낸 엉성한 작업 정도였어요. 


셀인 카페에 하소연한 글들…

그래서였을까요. 이들의 태도가 거침없이 당당했던 것은. 저희가 슬슬 화를 내기 시작하자 현장소장이란 양반이 하는 말이 가관이었습니다. 


"아니, 이게 이럴 일인가 싶어요. 말하면 다 해드릴 텐데 왜 이렇게까지 하시는지" 


저희 입장은, 이런 사소하게 마감이 안된 건들을, 그렇지만 누가 봐도 눈에 보이는 것들을 왜 우리가 일일이 찾아내서 해달라고 부탁을 해야 하느냐는 것이었어요. 숨은 미 마감 찾기 게임이라도 하자는 걸까요. 그들이 해야 할 일을 버젓이 우리가 하고 있는데, 미안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당당한 태도에 할 말을 잃었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총비용이 2억이잖아요. 현금으로 이미 1.5억을 낸 상태였습니다.  


그 당당한 태도에 뒤따르는 행동은 더 기가 찼습니다. 말을 했는데도 수정이 제대로 안 된 부분들도 있었고, 사진을 찍어둔 부분만 대충 마무리하고 전체적으로는 제대로 점검을 하지 않은 것이 또 티가 났습니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가장 큰 문제들은 대부분 타일에서 발생했는데 줄눈이 터진 것이 한 두 곳이 아니었고 아예 실리콘 마감 자체가 제대로 안 된 곳들도 많았습니다. 줄눈 색상도 달라 얼룩덜룩한 것은 차라리 눈 감아야 했습니다. 수평 불량으로 세탁기 물이 역류해 냉장고 바닥으로 흘러들어 가기도 했습니다.  


다시 한번 사진을 찍어 pdf파일을 만드는 수고를 해야 했습니다. 이번에도 16페이지, 총 20건.


그 파일을 받아 든 현장 소장과 업체 대표의 말은, "원래 하자라는 것이 트집 잡으면 하자 인지라..."


그 말인즉슨, 저희가 그냥 넘어가도 될 일을 괜히 트집을 잡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처음 실측을 나와서는 누수와 단열 문제를 확실히 잡기 위해서는 이것도 해야 하고 저것도 해야 한다던 그 꼼꼼한 전문가들이 이제 와서는 "사람이 하는 일인지라"라며 꼬리를 내리고 "하자라는 것이 원래 (트집) 잡으면 하자다"라고 합니다. 그들의 꼼꼼함은 계약 전에만 발휘가 됐고, 도리어 저희가 깐깐한 진상이 돼버렸습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차라리 이런 걸로 업체와 씨름하던 때가 나았네요.... 


저희 집의 중대 하자는 아직 이야기를 꺼내기도 전이었습니다.... 



2억을 들이고도 망해버린 인테리어 후기 시리즈 


1. 2억을 들여 집을 고쳤습니다만... 


영상으로 보는 저희 집의 상태 

https://youtube.com/shorts/ExBC8ska4yQ?feature=sh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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