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빠서 결혼기념일에도 23시 퇴근하고, 삼성 동기 모임은 14년 만에 최초로 빠졌네요. 서버 인프라, 로그 시스템, FE/BE Role 정리 및 논문 서비스를 만들었습니다.
연구소 틀은 어느 정도 잡은 것 같고. 갈수록 심화되는 경쟁 환경 속에서 구글, 아마존과 함께 가는 지금 우리 서비스만 잘 만들면 된다는 생각입니다. 요즘 멀티 모달에서 PDF 지원은 기본이니 HWP 지원을 탑재하였고, 부분은 잘 되니 돈이 좀 들긴 하지만 HWP 문서 전체가 파싱 되도록 해봤습니다. 200페이지까지는 잘 되는데 이 이상은 또 차주에 테스트를 해야 하고, thesis(학위논문)의 경우 어느 정도까지 한계를 봐야 할지도 세밀히 검토해야 합니다. 그래도 3주 정도면 이 서비스 자체가 고도화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백엔드는 기본 틀을 만들어 놓아서 누구를 줘야 하는데 그러질 못해서 직원을 구하고 있습니다. 6명의 정직원을 뽑았고 그중 한 명에게 이 job을 줄지 기존 인력들에게 줄지는 미지수입니다. 기존 인력들에게 주려고 시도를 해봤는데 R&R에 대한 저항도 있고, 아무래도 제가 아직 강력한 조직 장악력을 어필하지 않아서 미션 하달이 제대로 안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이나 저 위로 더 잘 보일 만한 것들을 하는데, 사실 지난 3주간 CTO를 건너뛰어 보고 하는 일이 있자 원한다면, 팀 전체를 바꾸라는 경영진의 한결같은 지시도 있었습니다. 이에 심각하게 고민하며 나름의 기회를 많이 주거나 아예 보고 라인 자체를 저를 건너뛰고 CTO 자리도 경쟁 상태로 놓이게 하려고 과감하게 이야기를 했답니다. 저야 기술이 좋은 사람이고 일반 평사원으로 일해도 제가 좋아하는 개발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막판에는 경영진에서 보면 안일하고 능력 탓으로 보일만한 일들이 있는데 요즘엔 인공지능이 워낙 발전해 있고 개발 경력 30년이 있다 보니 기존 소스 코드 없이도 현존하는 모든 것들을 만들다 보니 아예 잘되는 투자자의 다른 사업에 피지컬 AI 쪽에도 투입이 되었습니다. 이에,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제품들은 믿을 만한 사람에게 넘겨야 하는데 저의 판단 기준은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인공지능이 화이트컬러를 빠르게 대처하는 지금, 오히려 회사 충성도가 높고 소통을 잘하는 사람을 기술적으로 더 뛰어난 사람보다 선호하게 됩니다. 재미있는 건 그런 사람이 학벌도 좋다는 것입니다. 해외 유명대 학위가 있거나 국내 서울대 출신도 팀원으로 있지만 그걸 뛰어넘어 낮은 자세로 아예 관련해서는 이야기를 안 합니다. 우리의 미션과 일일 task, 매일 스크럼 회의가 있는데 오히려 본인의 각 시즌에서 1류를 달려왔던 사람이 더 잘합니다. 정말 요즘엔, 다시 삼성으로 돌아온 느낌입니다. 삼성 그만 둔지 10년이 넘어 다시 삼성 느낌이 나는 팀을 이끌고 있습니다. 그때는 파란피였지만 이제 녹색과 파란색이 조합된 아이덴티티로 가고 있네요.
제가 코드로 디자인하는 것은 아무리 인공지능 도움을 얻는다고 해도 뭔가 빠져 있기에 디자이너 2분이 연구소에 합류합니다. 많은 지원자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여담인데, 잡플래닛의 악플은 제가 합류하자마자 경영진에 보고를 했었는데, 경영진에서는 말도 몇 번 안 섞은 친구들인데 다른 부장들에게 하는 행동을 보고 나쁘게 적었다고 하네요. 내용을 보자마자 누군지 이름을 말할 정도로 서로 아는 사이였습니다. 저도 격무를 수행하며 미래에 관계가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기술 하나 바라보고 살면, 이 바닥에 영원한 친구도 적도 없음을 깨달을 수 있다는 노련미가 생겼습니다. 회사를 지나가는 또 지나간 분들이 본인이 기여한 부분에 대해서 또다시 이야기할 수 있다면 커리어 페이지를 만들고 싶습니다. 나사처럼요.
경영진 설득을 할 수 있을는지 없을는지는 모르지만. 사실 회사란 게 결국 사람이고, 종국엔 사람과의 추억만 남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돈에 눈먼 졸부를 수없이 만나며 회사가 박살 나는 경험도 많이 했지만. 지금은 뭔가 사람끼리 이어지는 것이 더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는 회사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좀 속물처럼 말하면, 사실 그런 마인드를 가질 수 있는 건 이미 성공을 하신 분들이 경영진에 있기 때문에 욕심이 적다고 봅니다. 가난하다가 졸부가 되면 사람보다는 돈이 눈에 보이기 마련이고 제가 만난 95% 이상의 경영자가 대부분 그렇게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물론, 5%는 제가 대표일 때겠고 그렇게 저는 망했었지요.
또다시 회사의 경영진의 일원이 되고 나서 느끼는 점은 회사는 다 같이 만들어 간다는 것입니다. 최근 회식에서 여성 직원이 남성 직원에게 팔씨름을 도발하고, 사람 다니는 도로에서 다 크기도 했고 학벌도 우수한 사람들이 길거리에서 팔 굽혀 펴기 대결하는 것을 보셨다면(물론, 전 안했(X) 못했습니다만-배가 먼저 닿아요) 무슨 쌍팔년도 시대 회사 사람들 회식이냐고 생각했을 것 같습니다. 새로운 회사 연구소를 짓고 계신 대표님도 합류하셔서 연구소 인테리어를 모두가 원하는 방향으로 바꿀 테니 원하는 것을 말하라고 하셨고, 경영진께서는 돌아가며 회사의 비전과 로드맵에 대해서 팀원 전체와 나누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심지어 회식은 제일 말단 직원이 먼저 요청을 해서 이루어졌습니다.
이 어려운 시기에 이런 팀에 투자를 하고, 지원을 하는 분들께 짧은 글로나마 감사를 전합니다. 이에, 저도 https://naver.how를 회사에 귀속시키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제 identity는 유지하려고 여전히 주말에만 업데이트를 하고 TOY 프로젝트 중 회사에서 좋게 생각하는 부분은 제품으로 녹여내어 회사 자산으로 만듭니다.
그리고 외부 전문가 제도를 만들었습니다. 외부 전문가로 참여하고픈 분은 hajunho@zeliai.com, 참조는 cs@zeliai.com으로 메일을 주시면 좋겠습니다. 참조는 제가 경영진 메일이나 메시지도 회사에서 제품 만드느라 대답을 못하고 그냥 지나가는 것이 많고, 회사 메일에 관심사가 있는 repo에 메일링 리스트를 가입해서 하루에도 300여 건의 메시지를 받습니다. cs의 경우 저 말고도 같이 봐주시는 분이 계셔서 메일을 놓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 zeliai가 12월 말에 대규모 업데이트를 할 예정인데 Agent 가 많기 때문에 각 Agent를 담당해서 수익을 share 하거나, enterprise API처럼 본인의 API를 판매하고자 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서버에 보금자리를 만들어 드리고 본인의 API를 판매할 수 있게끔 하려고 합니다. 자세한 사안은 미팅을 통해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합니다. 서울/경기 지역은 직접 얼굴 보는 게 좋을 것 같고, 거리가 머시면 비대면 미팅도 가능합니다. 혜택은 이렇습니다. 이미 비대면으로 전문가 집단을 운영하고 있고 관련해서 교육 사업을 하시는 분도 참여를 하셔서 본인이 원하면 언제든 강의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또 본인이 원하는 주제로요. 그리고 홍보도 무료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이름에서 뭔가를 통합하려고 하려면 명확한 identity가 있어야 하는데, zeliai의 아이덴티티는 AI에 소외 계층이 없게 하자!라는 것입니다. 일반적인 모델 평가가 아니라 사용자 친화적 모델 평가 모델이 회사의 핵심 자산이고, 모든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엔지니어 그룹이 코어 벨류가 되겠습니다. 언젠가 마케팅 단계에 이르면 굳이 제가 말하지 않아도 신문, 뉴스, 방송, 유튜브 등을 통해 접하실 수 있습니다.
어찌 보면 회사가 나아가는 구체적 기술이나 기술 스택은 쓰기도 애매하고 각 연구원들의 삽질이 기록이 어찌 보면 회사 자산이라 공개할 수 있는 타이밍은 global top 1이 되었을 때 가능하리라 생각합니다.
앱을 만들어서 top10안에 들면 빠르면 1주, 늦으면 2주 안에 카피 앱이 나옵니다. 상품화 바닥에 오래 있다 보니 일반적으로 마케터가 생각하는 마케팅과 이 바닥의 마케팅은 상당히 다르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마케팅 담당자와도 같이 회식하고 같이 고민하고 같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술 회사의 핵심은 또 연구소이기 때문에 불 꺼지지 않는 연구소도 필요하겠으나, 좋은 제품을 잘 알리고 또 카피 제품이 나온다 하더라도 우리는 원래 약속한 미래를 향한 미션만 수행한다는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길을 가며, 또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또 헤어지리라 생각합니다. 다만, 더 이상 헤어짐은 싫고 나름 사견이 회사가 가는 길에 많이 반영되다 보니 저는 잠깐 일할 거면 그냥 프리랜서나 외주 형태로 일하고 합류한다면 오래도록 함께 갈 사람이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회사 자체가 망하면 흩어질 수밖에 없겠지만, 어느 순간 사업 수완이 좋으신 분을 만나면 사실 망하는 길은 없고 계속해서 같이 가며 함께 파도를 헤쳐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사이 본인도 훌륭한 팀원이 되어야 하므로 주말에도 유튜브나 패스트캠퍼스 강의를 보며, 또 TOY project를 진행하며 실상에서는 운동을 안 하지만 두뇌 운동을 끊임없이 하는 것이겠죠.
저는 이런 생각들이 있고, 또 그런 생각이 회사에 투영되고 빠른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보며 요즘 참 재미있게 잘 살고 있습니다. 이 글도 언제 지울지 모르지만 그냥... 구독자께 소식을 전하고, 지우며 잘 살고 있고 가끔씩 글로 안부를 전한다는 정도만 되어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주 오래도록 기술을 한 사람이
https://www.linkedin.com/in/hajunho/
함께 할 동료를 늘 찾고 있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그게 정직원이던 프리랜서던 외부 전문가던 관계는 없습니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한국이라는 표현은 예스러울지 몰라도 여전히... 정신 안 차리면 우리나라에 청년들을 위한 일자리는 계속해서 줄어들겠다는 생각입니다. 출산율이 올라간다고 하는데 외국인이 많이 들어오다 보니 그렇다고 보이는데 인지. 아닌지는 저도 명확히 봐야겠지만 가설은 그렇게 설정하고 또 나아가 봅니다.
차주부터는 Enterprise API와 Log System, 논문 Agent와 젤리아이 전체 리뉴얼 그리고 모바일 앱 론칭등의 TASK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최근 코피도 몇 번 나다 보니 가장 중요한 것은 제 건강이라는 경영진 여러분들의 말씀에 따라 이 재미있는 개발도 좀 조절해 가면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서 쿠팡에서 256GB 메모리를 사서 구비하고 개인컴을 업그레이드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회사 일보다 개인이 만드는 TOY project가 좋습니다. 기획도, 디자인도, 비즈니스 모델 등 아무것도 생각 안 하고 그냥 제가 생각하는 미래를 그리고 또 원하는 대로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거의 대부분이 회사에서 원하는 제품이 됩니다. 회사 제품이 될 때는 디테일한 부분을 신경 써야 하므로 토이 프로젝트에 들어가는 공수의 10배는 더 힘이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함께 할 사람도 많이 필요합니다. :)
최근 제가 쓰는 컴퓨터가 뭔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바이브 코딩으로 앱을 내시는 비개발자 분도 주변에서 많이들 물어보십니다. 맥북의 경우 900만 원선이라고 보시면 되고(MAX, RAM MAX, SSD MAX...) 맥은 한 회사에서 나오니 그냥 돈 많이 바르면 끝입니다. SSD는 최소 8TB는 되어야 나중에 이래저래 귀찮지 않으실 겁니다.(그럼에도 data 보관용으로는 모자라서 개인적으로는 20TB 하드 2개 씁니다.) 개인 데탑 사양은 최근 RTX5090 사진도 올리기도 했지만 CPU는 스레드 리퍼를 씁니다.
스레드 리퍼 메인보드는 메모리를 8개까지 꽂을 수 있고, 그런 메인 보드와 맞추는 전원 사양은 매우 안정적으로 시스템을 쓸 수 있게 해 줍니다. 물론, 어떤 하드웨어를 쓰던 국가에서 지원해 준 H100, A100이 여러 장 꽂혀 있는 시스템에 비하면 애기 수준입니다. 인공지능 한다고 하면 사실 13억 이상하는 B200 8장이 달린 컴퓨터 1대 정도는 있어야 인공지능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것도 최소 사양이지만요.
이런 시대에 당연히 sLM, edge computing을 볼 수밖에 없고, 저의 toy project 중 K-AI launcher가 최종적으로 빛을 발하게 되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거기 집중하려고 나머지에 대한 기초 작업은 하지만 해당 과업을 제대로 받을 수 있는 인력이 필요한 것입니다.
계획은 이렇지만 어떻게 잘될지 모르겠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 중 본인들이 충분히 참여할 실력이 있는 사람들은 뭉치기보다 혼자 하길 원하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회사가 일정 수준에 도달하기까지는 그 사람들이 관심을 안 가집니다. 그리고 회사가 특정 변곡점을 통과하고 나면 더 이상 그런 사람들은 필요 없어지기도 합니다. 로켓은 이미 출발한 상태라는 것이죠.
어찌 보면 기술적으로는 이미 구상하고, 구현까지도 완료한 상태에서 디테일에 신경 쓰고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들 사람을 구하는 것은 신입이라면 철저한 프로 의식이 있거나 원하는 친구. 경력자라면 이미 그런 제품을 만들었었던 사람만 함께 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이 잘되면 모두가 좋은 것이니까. 삼성의 철학대로 뒷다리 잡지 말고 오히려 편히 쉬는 것이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맞습니다. 오래간만에 SVP 입문 교육 자료나 썼던 내용을 꺼내보며 이건희 회장이 한국 사회에 얼마나 큰 메시지를 주었는지, 또 선대의 기업가들 중 미디어에 나왔던 사람들이 얼마나 큰 메시지를 주는지 새삼 실감합니다. 깐부치킨에서의 메시지도 젠승황도 치킨 배달하는데 내가 뭐라고 이러고 있냐라는 열정을 심어주기도 했습니다.
나름 제도권 자체를 거부하며 저만의 길을 걸어왔는데, 마치 마지막 열차를 탄 듯한 세상 마지막 경영 및 투자자 분들을 만나면서, 그냥 좋은 분들이라고 말하기엔 아까운 마음에 더 적어 보았습니다.
여러 가지 생각이 많지만 일주일치 생각으로 보면 그리 길지도 않다고 봅니다. 다들 주말 잘 보내시고 다음 한 주도 즐겁고 힘찬 한 주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