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허리가 아파서 매번 병원을 간다. 매번 병원에 가서 의사에게 진단을 받고, 약을 타간다. 시골에서 자란 그녀는 이십대 초반에 부모가 정해준 남자와 결혼을 하고 밑으로 4명의 자식을 낳았다.
그녀와 남편은 4명의 자식을 키우기 위해 농사를 짓고 소도 키웠다. 매일 아침 호미와 낫을 들고 밭에 나갔고 돌아와서는 소 똥을 치웠다. 밭에서 난 수확물을 팔았다. 잘 키운 소도 팔았다.
그러는 사이, 자식은 조금씩 자랐으나 그녀와 남편은 조금씩 줄어들었다. 허리가 굽은 탓이다. 그녀의 자식들은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했다. 그리고 결혼도 해서 자녀를 얻었다. 그녀 곁에 있었던 자식들을 하나 둘 씩 떠나갔다. 남편만 남았다.
그녀는 남편과 함께 밭에 나간다. 돌아와서는 소 똥을 치운다. 소 똥을 치우고는 밥을 먹는다. 밥을 먹고는 약을 먹는다.
그녀는 자식을 기르기 위해 밭에서 난 수확물과 소를 내놓았다. 동시에 자신의 허리도 내놓았다. 그녀는 오늘도 허리가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