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산과 사람은 다양한 모습을 갖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계절에 따라 옷을 갈아입는 것과 별개로 산은 환한 아침과 늦은 밤 그리고 푸른 새벽에 이르기까지 전혀 다른 빛깔을 드러낸다. 사람이 기분이나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것처럼 산도 변한다. 낮에 오르는 산과 새벽에 오르는 산은 다르다. 계절과 날씨 그리고 시간에 따라 산은 변화한다.
눈부시게 파란 색채를 뿜어내기도 하고 어두운 밤에는 깊은 침묵을 이불처럼 두르기도 한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상황에 따라 기분에 따라 표정과 눈빛도 그리고 마음가짐까지 달라진다. 산이 늘 푸르다는 표현은 산을 올라가지 않는 사람들의 말이다. 매 순간마다 산은 바라보는 사람에게 늘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보는 사람의 마음과 생각이 풍경에 녹아들면서 볼 때마다 새롭게 다가온다.
사람의 마음이 그러하듯 산의 본질도 변화 속에 있다. 깊고 진한 녹음을 두르고 있는 산은 자연에서 가장 다양한 표정을 드러내는 곳이다. 그래서 사람을 만나듯 매번 산을 찾게 되는 것 같다. 산은 친한 친구 같기도 하고 처음 보는 낯선 사람 같을 때도 있다. 인간관계에 시간이 필요하듯 자연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자주 만나야 익숙해지고 가까워진다. 그러다 보면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산은 친구다. 편안한 사람을 닮은 쉼터다. 언제나 편안하게 나를 맞이해 준다. 도시의 삶에 지친 내게 진정한 휴식을 선사해 주는 곳은 산뿐이다. 나도 그런 산을 닮고 싶다. 편안하게 사람을 품어주는 산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