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지는 곳에 네가 서있다.
노을 지는 시간에 네가 멈추었다.
빨갛게 물들어 타오르는 하늘에
네가 삼켜져 버릴 것만 같아서
너를 잡아보려 달려도
네게 닿지 않는다.
노을이 끝나는 곳에 내가 서있다.
노을이 져버린 시간에 나는 기다린다.
빨갛게 물들었다 푸르스름 색이 번지는 하늘에
나는 잠겨 간다.
가슴을 피고 다리를 움직여 일어서보려 해도
일어설 수가 없다.
나를 구해보려 아무리 손을 뻗어보아도
네게 닿지 않는다.
우리는 그 노을 속에서
사라져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