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력을 키우기 위한 수단
많이는 아니지만 가끔 하는 방탈출은 은근하게 재미있다. 그전에 진입장벽을 논할 필요가 있다. 우연치 않게 방탈출을 해보기 전까지 방탈출은 자의적으로 선택할 놀이는 아니었다. 우선 방탈출은 비싸다. 1시간에 PC방은 몇 천원, 카페도 몇 천원, 코인노래방도 몇 천원하는데 방탈출은 무려 단순히 만원 이상도 아니고 몇만원이나 한다. 그것도 인당 몇 만원! 스스로 방에 갇혀서 소꿉놀이 같은 컨셉에 따라 자잘한 퀴즈를 푸는데 몇 만원이라니! 당혹스럽기 그지없다.
하지만 우연한 기회로 따라간 방탈출은 직접 해보지 않았을 때의 판단과는 다르게 재밌는 요소가 꽤나 있었다. 현실에서 겪어보지 못할 상황을 우리는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영화를 통해, 웹툰을 통해, 소설을 통해. 하지만 이러한 것들은 오로지 시각과 청각으로만 경험할 수 있을 뿐 촉감과 후각으로는 경험할 수는 없다. 방탈출은 미각을 제외한 나머지 감각을 활용해 상대적으로 직접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
새로운 경험을 추상적인 사고만이 아니라 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는 상황은 잘 따져보면 거의 없다. 나만을 위한 영화 세트장이 만들어지지 않는 이상 말이다. 또는 오감을 완벽하게 속이는 가상현실이 나오지 않는 이상 말이다. 방탈출은 관점을 바꿔 생각해보면 나만을 위해 만들어진 가상현실 세트장이다.
방탈출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세밀한 감각과 관찰력이 필요하다. 방 속에 꽁꽁 숨겨진 단서를 발견하고 해석해야하기 때문이다. 경험상 방탈출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S들의 감각적인 관찰력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작은 단서를 대충 넘기는 것이 아니라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야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S력을 키우고 싶은 N인 나에게 방탈출은 꽤나 의미있는 훈련 수단(?)이다. 훈련을 위해서 직접적인 경험만큼 효율적인 것이 없다. 방탈출만큼 직접적인 훈련이 아직까지는 안보인다. 꽤나 비싸기는 하지만 재미도 있으면서 S력까지 키울 수 있다면 방탈출이라는게 그렇게 비싸지만은 않다는 생각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