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e What May
이런 날 글을 쓴다.
마음이 가슴을 들여다 본 날.
최소한의 희망이 마음에 자리잡은 날.
두근거리는 마음을 기록해두고 싶은 날.
그리고 오늘같이, 마음이 실타래처럼 얽혀있는 날.
표현하지 못하고 답답해하는 마음을 한올한올 풀어주고 싶은 또 다른 마음의 결과물이 오늘의 글인 셈이다. 쓴다는 것은 마음을 정리하는 것이다. 마음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생각치 못한 보물을 발견할 때 느끼는 나만의 희열이 고스란히 쓰여진다. 그렇게 보존된 희열은 마음이 아파할 때마다 고마운 연고가 되어 나를 토닥여준다. 이런 날도 있었다는 걸 잊지말라고. 또 다른 보물을 찾으러 떠나라고.
다나의 캐스트가 벗겨졌다. 이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던 날들이 있었는데 정신차려보니 3개월동안 캐스트안에 감춰져있던 다리가 밖으로 노출되어 아파서 어쩔 줄 모르는 다나와 불편한 새 브레이스로 힘들어하는 다나가 나에게 안겨져있다. 힘들어하는 다나 옆에서 오늘도 밝은 척, 괜찮은 척하는 나는 생각한다.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 같긴한데 왜 터널안은 아직도 빛 한줄기 들어오질 않는거지. 가시밭길은 왜 걸어도 걸어도 익숙해지지 않고 아프기만한거지. 열심히 숨은 쉬는데 왜 자꾸 산소가 부족해지는 느낌이지. 지금 이 순간만 바라보고 있는 나는 또 패배자가 되었다.
눈을 감고 상상한다. 다나의 꿈이 현실로 이루어지는 그 날을. 핑크색 자전거를 신나게 타고 공원을 누비는, 친구들과 시끌벅적 술래잡기하고 숨바꼭질하는 다나를. 몸이 자유로워 어디든 갈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고 표현할 수 있는 다나를. 어느새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되어있다.
그래, 해보자. 다나의 꿈을 위해서.
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