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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K Mar 26. 2023

이사하는 모든 이들에게 존경과 축복을

후하 후하. 정신없이 반 달이 지났다.


​보름 전, 집주인 선생님이 파격적인 가격 인하를 선언한 다음 날 집이 나갔고 이튿날 새로 살 집을 계약했다. 이 과정은 꽤 긴박했고 신비로웠는데 생각해 보면 나의 의지로만 가능한 일들이 아니었다. 2023년 3월 3일 3시라는 매우 상징적인 시간에 이사 갈 집 본 계약을 마쳤다. 계약하던 날 아침, 즐겨 먹던 ‘보름달’ 빵 속에 (평소 있지도 않던) 씰 스티커가 들어 있었고 씰 속에 토끼는 네잎클로버를 들고 있었다.


​이사 라는 게 수 년 간 살 환경을 바꾸는 일이라 챙길 일과 마음 쓰임이 적지 않다. 살벌하기 이를 데 없는 대한민국에서 이사를 해봤거나, 할 모든 이들에게 존경과 축복을.

큰 계약을 하고 뒷 일을 챙기고 마음을 가다듬느라 평소 유지하던 루틴이 무너져버렸다. 한번 무너진 루틴을 다시 세우는 게 이렇게 힘든 일인줄 그때 난 몰랐었네. 루틴을 세운다는 건 게으름을 부지런함으로 바꾸는 일이다. 게으름은 너어무 쉽고, 부지런함은 너어무 어려운 게 당연.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 부지런하게 사는 모든 분들에게도 존경과 축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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