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중독자에게 적극 추천, 스타트업
1.
실리콘밸리의 유명 투자기관 Y Combinator의 파트너 폴 그레이엄(Paul Graham)은 (1) 현 비즈니스의 10% 성장을 꾀할 수 있는 일 (2) 가족과 시간 보내기 (3) 운동 이 3가지에 집중하라고 이야기 한다. 3가지 외의 많은 것을 버리라고 말한다.
참고로, 폴 그레이엄은 Dropbox, Airbnb, Reddit 등의 스타트업을 키워낸 대가이다.
헌데 한걸음 더 나아가서 GE(General Electrics)의 前 최고경영자(CEO)의 잭 웰치(Jack Welch)는 “일과 삶의 균형은 없으니, 뭐가 더 중요한지 선택하라”고 까지 말했다.
2.
요즈음 스타트업 분위기는 “죽어라 일하라”로 바뀌고 있다. "즐기면서 열심히 일해 보아요"라는 분위기가 얼마 전까지 미미하게 존재했던 것 같은데, 스타트업도 불경기의 영향을 받았는지 분위기가 참 팍팍해졌다. 그리고 우리 회사도 팍팍해졌다.
작년까지는 회사에 웃음 소리가 끊이질 않았는데, 어느순간 상황이 급변하면서 사무실 불이 꺼지는 시간이 점점 더 늦어지기 시작했다. 회사 구성원의 최우선 순위가 ‘일’로 바꼈다. 나로 말할것 같으면 일하는 꿈을 꾸며 잠이 들기 일쑤였다. 겪어본 사람만이 일하는 꿈이 얼마나 악몽인지 안다.
3.
지금 회사는 매달 빠른 속도로 성장을 하고 있다. 늘어나는 주문량에 일손이 부족하기 때문에 또 투자를 받기 앞서 더욱 가파른 성장률을 만들기 위하여 모두들 야근을 하고 있다. 쉽게 말해 일손은 부족하고, 사람을 뽑을 여력이 없어 기존 인력들이 고군분투하고 있다.
엄청난 업무량으로 이번주도 주말 출근의 위협을 느꼈으나, 주말 출근을 하느니 금요일 밤을 새겠다는 나와 이사님의 강력한 의지로 주말 출근을 저지할 수 있었다. 사무실에서 누구보다 뜨거운 금요일 밤을 보냈다. ‘그래도 새벽 3시쯤이면 퇴근하겠지’라는 나의 순진한 바람은 무참히 깨졌고, 동이 틀 무렵 겨우 퇴근을 할 수 있었다.
그렇게 밤을 샜음에도 불구하고 일을 절반도 못 끝냈다.
4.
'일은 적게 할수록 좋다’, '일을 하는 이유는 놀고 먹기 위해서’, ‘일과 삶의 균형은 중요하다’ 이 3가지 문장에서 갈팡질팡하던 나의 삶의 태도는 ‘회사 생존’ 앞에 무릎을 꿇을 수 밖에 없었다. 나는 지금 폴 그레이엄을 넘어서서 잭 웰치의 철학에 부합하는 태도로 살고 있다.
‘배고픔 앞에 장사 없다’고 했다. 머리로 이해는 하지만 싫은건 싫은지라 입만 삐쭉 내밀고 군말 없이 일을 열심히 하고 있다. ‘배고픔은 나랏님도 구제할 수 없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랏님이 해결할 수 없는 일을 대표이사는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해결을 하지 못할 시엔 조직이 해체되기 때문이다. 대표님이 돈을 하루 빨리 구해오길 응원하며 글을 마친다. 야근하기 싫어요, 대표님 화이팅!
(2년 전 어느날 쓴 글인데, 지금은 그 때 보다 더 바쁜것 같다 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