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마케팅을 책임지게 되었다.
과연 나는 자격을 갖추었을까- 에서 생각이 시작된다.
자격을 갖춘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아직 한참 부족한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작년의 '나'보다는 자격이 조금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직급뿐인 팀장이었다가 함께 일할 후배가 생긴 팀장이 되었다. 된지는 조금 되었는데 직책의 무게 때문에 비밀로 꽁꽁 싸맨 그래서 가까운 사람들도 모르는 '비밀 팀장'이 되었다. 잘하겠다는 의지가 있다고 잘할 수 있는 일도 아니어서 '이 또한 지나간다'는 태도로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어제보다는 나은 오늘을 보내고 있다.
마케팅 업무 경험은 있지만 경력이라 말하기에는 부끄러운 Generalist여서 Specialist가 되기 위해 밤낮없이 열심히 마케팅 공부를 하고 있다. 한 회사의 마케팅을 담당한다는 것은 매출을 책임진다는 말이며, 내 역할을 잘 해내지 못할 경우 회사가 경영악화로 이어질 수 있음을 잘 알고 있다. 잘 모르는 분야를 빠르게 숙지하여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에 소화도 잘 안되고 머리도 지끈거린다. 퇴근을 해도 마음은 아직껏 회사에 있는지 머리 속은 회사일로 가득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말 즈음 성장해있을 내 모습을 상상하면 몹시도 흥분된다. 반드시 해내고 말겠다는 투지로 가득 찬다. 강한 동기부여는 물론이다.
읽어야 할 마케팅 책도 많고, 트렌드, 업계 변화는 꼼꼼히 놓치면 안 될 뿐만 아니라 메일 발송 시스템이라든지 Google Analytics라든지 숙지해야 할 마케팅 툴도 많다. 언젠가 학부 때 배웠던 마케팅 이론은 어느덧 가물가물해져 다시금 익혀야 할 것 같다. 타고난 동물적 감각이 없으니 마케팅을 공부해 익히는 수밖에. 스타트업 업계에서 유명한 사람들을 보고 있노라면 얼마나 죽어라 일했을지 상상 조차 가지 않는다.
나도 감히 정상에 서고 싶다. 열심히 보다 잘하고 싶은데, 잘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열심히 하는 중이다. 작년도 바삐 보냈는데, 올해는 그 보다 더 바빠질 것 같다. 그리고 더 재미있을 것 같다. 2년 동안 배울 내용을 1년 만에 배운다는 자세로 빠르게 흡수하고 내 것으로 만들어야겠다. 마케팅에 관련된 그 무엇이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