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이 전업을 꿈꾸는 순간

by 황금빛

둘째 육아휴직하고 복직 후 7개월. 매일같이 퇴사를 고민하고 결심한다. 초반에는 몸이 너무 힘들어서, 지금은 엄마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거 같아서. 새삼 육아휴직은커녕 출산한 여성들을 위한 복지조차 제대로 없던 시대에서 지금까지 자리를 지켜온 윗분들이 존경스럽다. 그리고 왜 수많은 여성이 아이를 낳고 전업의 길로 삶의 방향을 트는지 알았다. 워킹맘의 원죄는 씻을 수 없다.


첫째 아이는 5세지만 직장어린이집을 다니고 있다. 6세 때는 통합반을 운영한다기에 유치원으로 옮겨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을 하고 있다가 친구와의 통화에서 내가 고민만 하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요새 유치원 알아보고 입학설명회 쫓아다니느라 너무너무 정신이 없다는 친구의 말. 입학설명회 시즌이 있고 각 유치원마다 정해진 날짜가 있고 예약해야 참석할 수 있다는 걸 아예 몰랐다. 나는 우리 아이에게 기본적인 것조차 해주지 못하고 있구나. 또 한 번 죄인이 된다. 그 이야기를 들은 날조차 일하느라 정신없이 보내고 사흘이 지나서야 유치원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이렇게 사는 게 맞는가?


둘째가 갑자기 39도가 넘은 열이 나기 시작해 당일 연차를 썼다. 그다음 날은 연차를 쓸 수 없는 중요한 일정이 있는 날이라 신랑이 연차를 썼다. 첫째도 덩달아 열이 올랐다. 해열제만 먹이고 친정아버지 도움을 받아 등원을 시켰다. 그다음 날은 신랑은 조기 출근을 해야 하는 날이고 나도 빠질 수 없는 날이었다. 시어머니께 아이 둘을 맡기고 출근길에 올랐다. 아픈 아이의 자는 모습만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이렇게 사는 게 맞는가?


누군가는 말한다. 일에 매달리는 것은 다 부질없는 짓이라고. 돌이켜보면 아이와 더 시간을 보낼걸 하는 후회와 미안함이 든다고.


또 누군가는 말한다. 지금만 지나면 된다고. 지금이 가장 힘들시기라고. 아이들이 크면 일하는 엄마를 자랑스러워할 거라고. 우리가 아파도 엄마는 일하러 간다며 원망하지 않을까?


나 자신에게 묻는다. 정말 아이들에게 집중하고 싶어서 그만두고 싶은 건지, 일이 너무 힘드니 애들 핑계 삼아 도피하고 싶은 건지.


답을 내리지 못해 하루하루 버티고 있다. 육아에도 삶에도 정답이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