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직할까, 복직할까
빽없는 워킹맘 에세이
휴직할까, 복직할까
49대 51.
아무리 생각해도 '묘수'가 없다고 생각할 때, 떠올리는 숫자들.
나는 결국 인생은, 49대 51의 싸움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선택도 순도 100퍼센트 좋음만 있을 순 없고, '무엇이 옳다'고 절대적으로 말할 수 있는 선택도 없으니. 때문에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49% 보다는 51%의 장점을 가진 옵션을 선택하는 것. 이 2%의 차이가 선택을 결정한다.
내가 1년의 육아휴직을 마치고 계획대로 복직 할지, 육아휴직을 연장 할지 결정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육아휴직을 마치는 시점은 2022년 5월로 아이는 생후 15개월쯤을 지나고 있었다. 보통 돌이 지나면 아이는 잘 걷는다. 좋고, 싫음의 기호가 생기고 엄마와 떨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 분리불안을 겪는다. 이가 다 나지 않아서 완벽하진 않지만 이유식을 끝내고, 유아식을 먹을 수 있다.
하지만 아이가 두 돌이 되기 전까진 여전히 잘 넘어진다. 좋고, 싫음을 말로써 표현할 수 없지만 여전히 엄마와 떨어지는 것에 대한 완강한 거부가 있다. 그리고 아이의 뇌는 언어발달과 공감능력이 싹트는 시기를 겪으며 성장 중이다.
내가 그 당시 복직을 앞두고 이런 점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것은 아니다. 그때 나를 가장 힘들게 한건 '아이'가 아니라 '나'였다. 돌이 지나고 일명 돌발진(돌 무렵 아이들이 한 번씩 크게 아프는 증상)을 겪고 일주일 후 코로나에 온가족이 감염됐고, 한 달 쯤 지났을 때 아이가 후두염으로 3박4일 아동병원에 입원했다. 아이가 걱정되어 복직을 고민 했다기보다 이 모든 상황을 '내가 복직한 상태'에서 겪어낼 자신이 있는가라고 물었을 때 자신 있게 답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법정육아휴직 1년까지만 소득의 일부를 보전 받을 수 있기에 나머지 추가 휴직기간은 무급이었다. 때문에 고민이 됐다. 이건 엄중한 문제니까. 다만 정말 이 소득이 몇 개월 더 없으면 내 생존에 위협이 되는가 생각해봤다. 그리고 추가적인 커리어의 공백이 다신 오지 않을 아이와의 6개월의 시간보다 중요한 가치를 지녔는가 생각해봤다.
커리어와 경제적 소득이 49라면, 아이의 심리적 안정과 엄마인 나의 스트레스를 줄이는 선택의 가치가 51이였다. 지금 아이와 함께 할 이시간의 가치가 51, 다시 직장으로 돌아가 일하는 근무시간의 가치가 49였다.
결국 나는 6개월의 휴직을 연장했다. 그사이 아이는 조금 더 크고, 성장했으며 조금 더 천천히 자연스럽게 어린이집에 적응해갔다. 무엇보다 그 시간 동안 내 불안과 미련을 줄여나갔다. 그리고 아이가 어린이집 전일반(9시~16시)에 완벽 적응한 후엔 한 달 정도 자유부인 시간도 누렸다. 그동안 복직준비를 위해 운동도 하고 나름 책도 있고 관리를 했다.
나처럼 휴직과 복직사이를 고민하는 엄마나 아빠들이 있다면, 혹은 배우자가 있다면 어떤 선택도 어차피 완벽할 순 없으니 너무 걱정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
무엇이 49이고 무엇이 51인지 스스로만이 아는 법이다. 그리고 2% 차이로 이긴 선택에 대해서는 미련도 후회도 덜하다.
그러니 너무 두려워 말기를. 모든 최악의 상황은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법이다.
(경험자로서 굳이 한마디 덧붙이자면, 세상은 아이가 엄마를 기다리는 것만큼 내 복직을 기대하거나 기다리고 있진 않다)
TIPS_육아휴직 신청 및 연장
1. 회사에 정해진 ‘육아휴직 신청서’ 양식을 확인 후 인사 담당자에게 제출
2. <고용보험 24 >사이트를 통해 ‘육아휴직 급여 신청’(휴직개시일 1개월 이후부터 가능)
3. ‘육아휴직 연장’을 원할 경우 회사에 최소 한 달 전 통보, 회사 담당자로부터 육아휴직 신청서를 받아 다시 제출
4.육아휴직 연장 기간을 포함하여 육아휴직 급여 사후지급금 확인하기(복직 후 6개월 이후부터 신청 가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