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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동촉발 노란초 Jan 21. 2020

1) 라이프로그의 실시간 측정으로 바뀌는 삶

정리했던 기술트랜드 2019 시리즈 3. 바이오

라이프로그는 말 그대로 삶의 기록을 이야기한다. 우리가 자고 일어나서 하는 모든 활동 내용과 거리, 나아가 그때의 기분, 먹는 음식까지 일상생활과 관련된 모든 데이터를 수집하는 일이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생체 내 손쉽게 삽입할 수 있는 베리칩(Verichip)의 단가가 떨어지고 센서류의 발달에 따라 다양한 것을 측정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베리칩은 ‘확인용 칩(verification chip)’의 약어로 무선주파수 발생기인 RFID 칩의 일종이다. 쌀알 크기 정도로 주사기를 통해 간단하게 인체에 주입할 수 있으며, 별도의 제거 수술을 받지 않는 한 몸속에 영원히 남게 된다. 이 칩에는 무선으로 외부와 통신할 수 있어 개인 정보가 저장된 외부 데이터베이스와 연결되는 순간 개인의 모든 정보를 확인할 수 있으며, 생체 내 변화에 따른 건강정보도 외부에 전달할 수 있다. 


이런 연유로 이 칩은 인간의 몸에 이식돼 개인의 신분확인부터 건강관리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가령 대기업에 근무하는 김씨는 보안지역을 통과할 때 신분증이나 지문, 홍체 인식 없이도 통과할 수 있다. 보안지역에 설치된 스캐너가 김 씨의 몸속에 있는 베리칩으로부터 무선 전자신호를 받아 자동으로 김 씨의 신분을 확인해 주기 때문이다. 

대형마트에서 쇼핑하던 이씨는 더 이상 계산대 앞에 길게 줄서서 기다릴 필요가 없게 됐다. 계산대 옆 출구를 나서는 순간 그곳에 설치된 스캐너가 이씨의 신분을 확인함과 동시에 이씨가 구매한 물품들에 심어진 RFID칩으로부터 같은 방식으로 물품 정보를 확인해 곧바로 자동 전자결제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평소 고혈압과 당뇨로 병원 출입이 잦은 노인 박씨는 실시간 건강체크는 물론 정기적인 투약 알람. 비상시 경보 등을 통해 질병을 관리하게 될 것이다.


이처럼 라이프로그와 기술의 결합으로 환자들 스스로 건강을 진달할 수 있는 것부터 개인의 건강기록을 데이터화해 공중보건을 위한 빅데이터로 활용하면서 개인의 건강을 넘어 사회적 질병과 건강문제를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유용한 정보가 될 수 있다. 이는 국가의 보건의료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이다. 


또한 이런 센서를 통해 뇌의 신호를 외부로 송수신이 가능함으로써 뇌와 컴퓨터를 연결해 인간의 능력을 증강시키는 ‘뇌-기계 인터페이스(BMI·Brain Machine Interface)’ 기술도 도래할 수 있게 된다. 뇌 운동영역의 신경신호를 감지 해석하여 실시간 기계제어 명령으로 변환하는 기술, 뇌영역에 생체 내·외 정보를 입력시키는 기술, 뉴로피드백 기술(뇌파의 측정·분석을 통해 뇌파의 패턴이 건강하도록 스스로 조절하는 훈련 기술) 등을 포함하는 이 기술은 신경이 손상된 마비 환자들을 위해 뇌에 칩을 이식해 척수를 거치지 않고 뇌의 신호를 손과 다리에 직접 전달해 일상생활을 활동하기 손쉽게 할 수 있는 기술로도 유명하다. 


최근에는 BMI 기술이 인간의 신경을 복구시켜주는 ‘뇌 임플란트(Brain implant)’ 기술로 발전하고 있다. 치아가 빠진 자리를 인공 치아인 임플란트가 대신하듯, 손상된 뇌의 뉴런(neuron) 일부를 전자칩으로 대체하는 것이 바로 뇌 임플란트다. 이 기술은 치매 등 뇌의 특정 기능이 손상된 경우 치료법으로 활용할 수 있다.


뇌 임플란트 기술이 고도화하면, 뇌가 특정 근육에 직접 보내는 신경 통로(Nerve bypass)를 새로 만들 수 있게 된다. 마치 공각기동대에서 사람의 뇌와 컴퓨터를 결합시켜 만들어낸 전뇌처럼 단순히 뇌와 컴퓨터를 연결시키는 인터페이스가 아니라 사람의 뇌 자체가 외부의 컴퓨터와 별도로 독립된 컴퓨터로써 기능할 수 있도록 뇌의 기능을 보다 강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전뇌화가 될 경우에 뇌에 실제로 데이터를 업로드하거나 다운로드할 수 있을까?

        마치 영화 이터널선샤인에서 작중 주인공들이 뇌에서 사랑했던 기억을 지우듯 말이다.


전기자동차 테슬라의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는 이 공상을 현실화하기 위해 2017년 3월 인간의 뇌에 컴퓨터 칩을 심어 데이터를 주고받는 기술을 연구하는 기업 ‘뉴럴 링크(Neural Link)’ 설립을 공식발표했다. 뉴럴링크는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뉴럴 레이스(Neural Lace/신경그물망)’를 개발하고 있다. 초소형 인공지능 칩(Al Chip)을 인간의 뇌 겉 부분인 대뇌 피질에 이식한 뒤, 이 칩을 이용해 인간의 생각을 업로드, 다운로드할 수 있다는 게 뉴럴링크 측의 가설이다. 특정한 정보를 저장해 인간의 두뇌 속에 주입하거나 기억하고 싶지 않은 트라우마를 두뇌 속에서 제거할 수도 있게 되는 것이다.


머스크는 “인간의 생물학적 지능을 디지털 지능과 결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람 뇌를 컴퓨터와 연결해 인공지능의 능력을 뛰어넘자는 게 구체적인 방법이다. 뇌에 브레인 임플란트나 통신가능 모듈을 이식해 컴퓨터의 능력을 뇌가 사용하도록 하자는 얘기다. 


실제 뉴럴링크의 실험이 성공한다면 우리는 더 이상 지식을 얻기 위한 공부를 하지 않아도 될지도 모르겠다. 뇌에 데이터를 입력하는 세상이 온다면 학원에 가서나 책이나 검색을 통해서 공부하는 것이 아닌 마트에 가서 전문가의 지식이 들어간 지식데이터를 구입해 업로드하면 될 것이니 말이다.


물론 반론도 만만치 않다. 신체에 칩이나 컴퓨터를 심게 되면 너무나 많은 정보를 취급하기 때문에 개인의 프라이버시 침해와 전자감시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점, 뇌의 특정 부위가 어떤 식으로 작동하는지 제대로 밝혀지지 않는 상황에서 이식이 이루어진다면 거부반응이나 부작용 등 부정적인 상황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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