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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수 Jul 26. 2017

당신이 가지고 있는 건강한 음식의 기준을 버려라

<식탁의 비밀>

누구나 건강하게 살고 싶어 한다. 영양제를 챙겨 먹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며 건강한 음식이라고 말하는 것들을 열심히 찾아 먹는다. TV 건강 프로그램에서 어떤 음식이 좋다고 방송되면 다음날 마트에서 그 음식을 만드는 재료는 찾아볼 수 없을뿐더러 가격 또한 비싸진다. 그리고 곧 또 다른 음식이 소개되면 잊혀져 버리고 만다. 건강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흐름에 한 번쯤은 빠져왔을 것이다. 

나 역시 그렇다. 면역력이 약해 나이에 비해 꽤 심한 면역 질환을 겪고 난 후에 건강에 좋은 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하지만 다양한 음식들을 먹으면서도 '과연 이것들이 내게 진짜 도움이 될까?'라는 의구심이 들곤 했다. 사람들마다 체질이 다르듯, 음식이 가진 유익한 영양소가 모든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닐 건데 우리는 그런 의심조차 하지 않은 채 '이런 증상에는 이런 음식이 좋다'라고만 하면 일단 먹고 본다. 


<식탁의 비밀>은 건강에 좋은 음식들이라고 외쳐대는 것들에 대해 의심을 가진 사람들에게 명쾌한 해답을 주는 책이다. 뿐만 아니라 어떤 음식을 통해 건강을 유지해야 할지 고민 중인 사람들이 먼저 읽어봐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유명한 건강 블로거인 저자가 직접 먹어보고 자신의 몸으로 실험해 본 음식들에 대해 자세하게 들려주는 <식탁의 비밀>은 건강한 음식이 곧 건강한 몸을 만든다는 우리의 생각을 바꿔 주는 책이다.

부모님 모두 암을 진단받았기 때문인지, 저자는 유달리 건강에 집착했다고 한다. 건강한 음식을 찾아먹고 극단적인 생채식을 하는 건강 마니아였던 그가 어느 날 자신의 몸에 이상이 있음을 느끼기 시작했다. 깨끗하고 건강에 좋은 음식만을 섭취했다고 자부하는 그에게 점점 무기력해지는 자신의 모습은 충격이었다. 그는 자신의 몸이 망가지고 있음을 느끼고 그 모든 원인이 다름 아닌 자신의 극단적인 식습관 때문임을 알게 된 후 생식과 채식, 그리고 엄격한 식이제한을 그만두고 음식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해준 긴 여행을 떠난다. 

<식탁의 비밀>은 그들의 여정을 기록한 책이다. 그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저자가 먹어보고 느껴본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듣다 보면 그동안 가졌던 좋은 음식과 나쁜 음식에 대한 기준을 다시 세워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식탁의 비밀>은 깡마른 채식주의자에서 101kg의 뚱뚱한 블로거가 된 후부터 시작한다. 저자는 여행을 통해 다시 건강한 몸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보여주는데 마치 한 권의 여행 에세이를 읽는 것 같았다. 꼼꼼히 알려주는 건강에 대한 기존의 선입견과 변화에 대한 의견들은 다이어트뿐만 아니라 기분 좋게 건강한 몸으로 바꿀 수 있는 쉽고 유익한 정보들이었다. 

<식탁의 비밀>에서 저자는 이야기한다. 건강하다고 말하는 음식이 모든 사람에게 좋은 음식이 아니며, 건강한 음식만을 먹는 극단적인 식이 방법은 결코 건강한 몸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누군가에게 맛있게 먹는 음식이 다른 사람에게는 치명적인 독이 되는 건 유전자가 다르기 때문이다. ~ 우리의 유전자가 허용하기만 하면 채식, 비건식, 구석기 식단, 생식 등 뭐든 가능하다. 베이컨만 먹는 게 우리 유전자에게 맞는 거라면 그렇게 먹고도 건강하게 살 수 있다. 

책에서는 건강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궁금해 봤을법한 음식에 대한 여러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들려준다. 장수하려면 무엇을 먹어야 하는가, 채식이 왜 무조건적으로 좋은 것은 아닌가, 독이 되는 운동법, 설탕과 탄수화물, 글루텐의 진짜 얼굴에 대한 정보뿐만 아니라 저자가 자신의 몸으로 90일간 실험해 본 커피에 대한 이야기는 커피 섭취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집중해서 읽어볼 만 하다. 

14장에 걸쳐 들려주는 <식탁의 비밀>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제5장 오염된 부엌이었다. 널리 알려진 슈퍼푸드로 의학 전문가와 건강 전문가들이 매일 마시라고 권하는 녹차에서 엄청난 양의 납이 검출되었다는 이야기를 시작으로, 우리 주변의 모든 것이 오염되었으며 체내에서 212종의 화학물질이 발견되었다는 내용은 충격이었다. 더 이상의 독소 축척을 막고 이미 쌓인 독소를 해독하는 방법은 무척 쉽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것들이었다. 너무 간단해 이런 방법들이 과연 독소를 막을까 의심이 될 테지만 그런 사소한 방법들을 지키지 않아 나의 몸이 아플 수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인류의 음식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육식에 대해서도 말한다. 현재 우리가 먹고 있는 고기는 우리를 병들게 하는 호르몬 범벅에 질병 덩어리인, 상업적으로 사육된 동물의 고기라는 것이다. 그리고 미국 유기농소비자협회에 따르면 미국 돼지의 80%는 도살되는 지점에 폐렴을 앓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고 고기를 먹지 않을 수는 없다. 소화가 잘 되는 단백질을 찾는다면 고기를 먹어야 한다는 말처럼 고기는 인간에게 꼭 필요한 단백질원임에는 틀림없는데 그렇다면 어떻게, 어떤 고기를 먹어야 할까? <식탁의 비밀>에서는 고기에 관한 정보와 함께 자신에게 잘 맞는 방법으로 섭취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건강을 유지하는 데는 음식뿐만 아니라 운동도 절대 빼놓을 수 없다. 우리는 보통 다이어트나 건강을 목적으로 하는 운동은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심장 박동수가 미친 듯이 올라가야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와 같은 생각을 저자는 운동을 할 때 조금씩 천천히 하는 것은 하지 않는 거나 똑같다고 접근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나친 운동은 노화를 앞당긴다. 운동을 왜 해야 하며, 어떻게 해야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지가 궁금하다면 <식탁의 비밀>에서 알려주는 원칙을 따라 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나잇살인 탓도 있겠지만 요즘에는 먹는 양에 비해 살이 쉽게 찌는 것 같다. 회사 동료들도 부쩍 군살이 많이 붙는다고, 이건 모두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이야기하곤 했는데 역시 <식탁의 비밀>에서도 스트레스가 살이 찌는 이유라고 말하고 있다. 저자는 스트레스를 빠르게 완화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흥분했을 때 몸을 톡톡 두드린 다거나 태핑, 홀리바질로 해소할 수 있다고 알려준다. 


매일 아침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의식과도 같은 '커피 마시기'는 저자에게도 역시 뿌리칠 수 없는 검은 유혹이었다. 다만 그가 우리와 다른 점은 커피가 자신의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스스로에게 실험을 했고 왜 커피를 마셔야 하는지, 내게 잘 맞는 커피를 확인하는 방법들을 찾아냈다는 것이다. 늘 먹던 음식들이 어느 순간부터 소화가 안되거나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걸 느끼곤 했는데 <식탁의 비밀>에서 90일 동안 커피 실험을 한 저자를 보며 각각의 음식들이 내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해 보고 싶어졌다. 

<식탁의 비밀>에서 들려주는 이야기들이 더욱 믿음이 가는 이유는 저자가 직접 먹어보고 체험했기 때문이다. 그 자신이 극단적인 식이요법으로 힘들었기 때문에 저자는 우리에게 건강을 위해서 오직 '이것'만을 먹어야 한다는 식의 스파르타식의 조언은 하지 않는다. 가장 먼저, 우리가 알고 있었던 건강한 음식에 대한 확고한 믿음부터 버리라고 말한다. 

음식을 먹고 운동을 하기 전에 먼저 내 몸을 제대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얼굴이 다르고 체질이 다양하듯 각각의 사람들마다 좋은 음식과 나쁜 음식은 다르다. 모든 사람들이 건강한 음식이라고 권하는 것들이 나에게는 꼭 피해야 할 음식일 수도 있다. 그리고 여러 방송과 전문가들이 이야기하는 건강한 음식에서 '건강한'이라는 것의 의미를 먼저 정확하게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나는 건강에 좋다는 음식만 먹고 열심히 운동하는데 몸은 정반대로 점점 개운하지 않다면 당신은 자신에게 맞는 음식들을 섭취하고 있지 않는 것이다. 앞으로 오래오래 건강하고 즐겁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 <식탁의 비밀>에서 알려주는 건강한 음식의 비밀에 귀 기울여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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