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를 참을 수 없는 상대가 있고 있을 수 있다. 그러지 않기를 바라지만 그 상대가 소중한 가족이어야 할 사람 중 한 사람이 될 수가 있다. 세상의 모든 평화를 바라긴 하지만 가끔 파괴된 세상의 나는 그 사람을 증오하는 마음을 키워 분노를 앞세우고는 한다. 분노하는 순간 나는 패배자가 된다 는 관념에 빠져버리고 세상의 모든 것을 포기하기도 한다. 포기하면 모든 게 쉬워진다. 그리고 다시 잡을 수 있는 것을 잡기 어려워진다. 열어버린 판도라의 상자에서 나온 희망마저 비아냥거리게 된다.
나는 무엇을 해야만 할까. 어떤 방법이 있을까. 나는 끊임없이 생각해본다. 하지만 이 물음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나의 에너지는 바닥을 치고 나의 모습을 복구하는데 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 나 스스로가 원했던 만큼 나는 내면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나는 좀 더 괜찮은 사람이길 원했던 것이다. 가끔 너는 괜찮은 사람이야 라는 말을 주변의 누군가에게 듣기도 하지만 스스로를 파괴해 버린 나는 나의 모습에 심한 좌절을 느끼고 만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풀어 나가면 될까. 말하지 못한 이야기를 풀어가면 혹시나 잔혹 동화가 될까 섣불리 이야기를 풀어가지 못하는 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