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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현 Aug 17. 2024

시간의 끝에서 널 기다려 (2021)




 *스포일러 있습니다. 


감독 요정정

출연 리홍기(린거) 이일동(치우첸) 등등     


 “늑대야 늑대야 몇 시니?“

 남녀가 만나 사랑을 한다.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왜 슬퍼야만 할까? 영화를 보는 내내 린거와 치우첸의 행복한 일상이 나에겐 고통스럽게 다가왔다. 이루지 못한 사랑은 아니다. 진실을 다해 진심으로 사랑한 린거와 치우첸의 이야기이다.     


 시간은 흐른다. 지금 글을 쓰는 이 순간, 이 글을 읽는 순간 역시 시간은 흐른다. 시간의 끝이 존재 할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영화를 보면 이해할 수 있다. 나의 시간을 너에게 주고 너는 그만큼 살아가면 돼. 그리고 딱 그만큼만 난 늙어 가는 거라고.      

 

린거는 유년 시절 어머니가 죽고 난 뒤 유약한 소년으로 남았다. 그런 린거에게 손 내민 아이는 치우첸 뿐이었다. 치우첸과 함께하며 린거는 조금씩 밝은 아이가 되었다. 그 둘만의 암호는 ‘늑대야 늑대야 몇 시니?“ 세상에 아무도 모르고 둘만 아는 비밀스런 암호는 린거와 치우첸을 항상 서로의 기억에 닿게 하는 글 귀였다.      

 

 이 영화는 판타지 영화이다. 시간을 거스른다, 거스른 시간만큼 린거의 수명은 줄고 사고로 죽어야만 했던 치우첸은 다시 새로운 생명을 얻는다. 그리고 모든 상황을 알고 있는 린거는 세상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힌 고독한 존재로 남는다. 운명은 가혹하다. 린거는 끊임없이 자신의 시간을 내어줘 몇 번이나 치우첸을 살려주고 치우첸의 기억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으로 남는다. 이 영화 ‘시간의 끝에서 널 기다려’는 판타지 영화지만 판타지에 비중을 지나치게 두지 않는다. 오히려 시간을 거스르는 판타지 속에 두 남녀의 진심을 다하는 사랑을 보여준다. 서로의 마음을 애틋하다 못해 아프게 보여준다.      

 

 평생, 한 여자를 위해 사랑하며 헌신 할 수 있단 말인가. 그러면서 자신의 생명까지 내어 줄 정도로. 린거는 그러한 삶을 살았다. 유년 시절 우연히 자신에게 손 내밀어준 여자 아이를 위해서. 그 정도면 린거는 생명을 다 했지만, 행복한 삶이 아니었을까. 사랑을 하고 사랑을 받았기에. 시간의 끝에서 그토록 간절히 눈물 흘려주는 사람이 곁에 있기에. 

‘늑대야 늑대야 몇 시니?’  

   

이 영화는 정집의 동명 단편 소설 “시간의 끝에서 널 기다려”를 각색해 영화로 만들어졌다,

울고 싶지 않은 자, 이 영화는 꺼내 보지 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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