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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규 Oct 09. 2017

팟캐스트 한 시즌을 한다는 의미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

제가 라디오를 하고 싶어했던 사람이라는 이야기는 많이 한 이야기니까

오늘은 다른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지금까지 저는 안생겨요 돈이, 당신의 물건 시즌1, 시즌2, 라디오실험실,

농사 안짓는 농부들의 언더그라운드까지

약.. 5편 정도의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요.


주로 시즌제를 채택했고 운영했습니다.

시즌제로 운영한 이유엔 끝이 없는 일을 만든다는 것에 대한 염려가 있었고,

시즌별로 다른 시도들을 해보고 싶었기 때문인데요.


시즌제로 제작되는 미드처럼 지속적이고 꾸준히 변화하는 컨텐츠로 제작되길 원했습니다.

집중해서 만드는 시간도 중요했지만 마무리하는 시기에 대한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거든요.


그러다보니 "기약있는 일" "언젠간 끝나는 일"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된 것 같습니다.


당신의 물건 시즌2를 마무리 한 후에는팟캐스트를 별로 안하고 싶어했습니다.

너무 재미나게 논 탓에 더이상 뭔가 할 생각이 안들었달까요 ㅎㅎ


그러다 농사 안짓는 농부들 언더그-라운드(이하 언더그라운드)라는 팟캐스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올해 팟캐스트를 하게 된다면 하나의 목표만 설정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몇 푼이라도 벌면서 하자."


운이 좋게도 농사와 농업, 농산물에 대한 팟캐스트를 제작하는 피디의 역할을 하게 되면서

몇 푼을 벌면서 이 활동, 이 놀이, 이 취미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나도 취미생활하면서 돈을 번다며 주변에 자랑하고 싶었으나

내심 속으로 참 좋아했습니다.


이런저런 준비와 회의를 거쳐 4월에 첫 샵을 뜬 언더그라운드는 추석즈음 

좋은 공간에서 공개방송으로 마지막회를 치르며 10월에 마무리를 하게 되었습니다.


친구들과 팟캐스트하면서는 잘 몰랐던거 같은데

언더그라운드를 하면서는 사람들이 모여서 한 시즌을 뭔가 같이 한다는 것은

굉장히 의미있으면서 간단하지 않은 일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도 이 프로그램을 하면서 좋았던 기억이 참 많은데

농사 안 짓는 농부들 멤버분들도 좋았던 기억이 많으셨던 거 같습니다.

그리고 시즌이 마무리될 때의 후련함도 느껴진것 같습니다.


프로그램이 끝이 나니,

세상에 많은 일들 중에, 수많은 팟캐스트들 중에 한 시즌을 마무리한다는게 어떤 의미인가

다른 프로그램들도 시즌제로을 마무리해본 적이 있는데

지금의 이 감정이 대체 뭔가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누군가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끝까지 하자라고 다짐하고,

누군가는 피곤하지만 시작한 일의 책임감으로 해내기도 하셨겠지요.

또 누군가는 인생에 큰 도전이기도 하였던 것 같습니다.

저에게는 비약한 능력이 몇 푼으로 돌아와 뜻밖의 보람을 느끼게 하는 일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많은 마음과 상황들 다짐들이 모여..

한 시즌을 마무리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마 많은 일이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수 많은 사람들중 우리는 만나겠지요.

만났고 이야기를 나누었고 목표를 만들었고 약속을 할 것입니다.


지치고 하기 싫을때도 있지만

뜻밖의 행운과 보람을 찾을 수도 있어요.


그래도 마무리가 없는 일들도 있습니다.

약속이 깨질 때가 있고..

지치고 하기 싫을때도 있고

일이 엎어질때도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조차 시즌 중에 있어날 순간이길 바랍니다.


일을 마무리해서 정말 다행입니다.

시즌을 마무리 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입니다.

이 분들과 함께한 한 시즌은 오래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옛날엔 차사면 고사도 지내고 타이어에 막걸리도 붓고 그랬잖아요?

이젠 일 시작하기 전에 고사라도 좀 지내고

함께 간직할 수 있는 기억을 많이 만드는 일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헤어지기 싫었던,

마무리가 유독 아쉬웠던,

미아삼거리가 그리울 것 같은.

팟캐스트 한 시즌을 마무리하며

마침표를 찍습니다.


이런 감정과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주신 농사 안 짓는 멤버분들께

진행을 맡아주신 나영씨와 향주씨께

감사의 인사를 전해드립니다.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또 인사드리겠습니다.

청취해주셔서 찾아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농사 안 짓는 농부들을 처음 만난 날
그리고 편집트랙
언더그-라운드의 포스터
마지막회 공개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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