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민규 Jan 06. 2016

내가 그랬어?

어른이 된다는 것은.

강신주 씨가 어디서 했던 말인 것 같은데..


어른들은 기억을 못해요.


과거 나에게 상처 준일, 무책임한 말, 무심코 해 버리 행동들 같은 것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을 설명했던 말인 거 같아.


우리에겐 모두 '아이'의 기록이 있으니 당연히 

어른들과 대화한 경험이 있겠지.


우리는 어른의 말을 믿고,

때론 어떤 것을 희생하고,

때론 모든 것을 걸고 배우고 익히면서 살잖아.


어차피 우리들이 '아이'였을 때는 좀 더 삶을 보낸 어른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살아야 하고.


아버지 말 한마디에 이불을 덮고 눈물을 훔치다

아버지를 평생 미워할지도 모르겠고.


옆집 슈퍼 아저씨가 무심코 해버린 농담에

나의 마음이 상했을지도 몰라.


하지만 시간이 지나 그 어른들을 찾아가서 따진 들

'어른'들은 기억하지 못하겠지.


그들은 '어른'이니까.


서른을 주제로 긴 글을 쓰다가 날려먹어서 지금 글이 아주 두서가 없다.
개새끼, 씹새끼를 쓰는 순간 브런치 창이 꺼져버렸다.
서른 이야기는 다음으로 미루더라도,
오늘 밤엔 이 이야기를 꼭 하고 싶다.


근데 난 그렇게 생각해.

어른들은 기억을 못해 그러니까 어른을 미워하는 일은 그만해도 되지 않겠니?

우리가 나이를 조금만 더 먹으면 우리도 기억 못한다고 '아이'에게 말할 거야.


"내가  그랬어?"라고 허허 웃으면서 말이야.


어른이 된다는 건 슬픈 거야.

서른이 되고 마흔이 되고 여든이 되면,

기억이 나도 기억이 안 난다고 할 거야.

어른이 되면 그냥 세상일이 다 별일이 되버리니까.


근데 정말 슬픈 건 말이야..

'어른'들이 기억하지 못하는 건 '아이'와 했던 이야기가 아니라,

어른이었던 자기 자신이야.


그때를 기억하지 못하는 게 아니야.

그때의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는 거지.


그러니까 '어른'이 준 상처로 힘들어하지 마.

결국 우리도 '어른'이 될 거니까.


아, 상처를 잘 이겨내면

어른이 되는 건가?

작가의 이전글 only for text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