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안달루시아 여행기를 하나의 매거진으로 구성하기 위해, 기존에 ‘영국 일상이야기’ 카테고리에 있던 글을 이 섹션으로 재배치했습니다.
콘텐츠의 흐름을 정돈하기 위한 편집 과정이니, 새로운 구성으로 다시 태어난 여행기와 함께 스페인의 남쪽 풍경을 더욱 즐겁게 여행하시길 바랍니다.
웨일스의 눅눅한 날씨는 사람 마음까지 축축하게 만들어버린다.
딸과 통화하던 어느 날, “언제쯤 햇살을 볼 수 있을까?”
투덜거리던 내게 이메일이 한 통 도착했다.
제목은 강렬했다.
“엄마, 아빠, 따뜻한 곳으로 여행을 떠나세요.”
메일을 열자 스페인 말라가행 왕복 비행기표가 첨부되어 있었다.
일하느라 바쁜 아이가 틈틈이 찾아보고 완벽하게 짜 놓은 스페인 "안달루시아 여행 일정표"도 함께, 덕분에 나는 오늘, 음습한 영국의 하늘을 뒤로하고 스페인 남부로 떠난다.
첫 도시는 말라가
바닷바람에 얼굴을 맡기고 espeto(생선 꼬치)를 맛보며, 피카소의 고향을 천천히 걸을 것이다.
그다음은 절벽 위의 도시 론다,
그리고 플라멩코의 뜨거운 열정이 살아 있는 세비야.
짧은 일정이지만, 세비야에서는 단기 코스라도 플라멩코를 배워보고 싶다.
열정적인 기타 선율에 맞춰 스스로 발을 구르고,
무대 위에서 불꽃처럼 춤추는 사람들의 눈빛을 마주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다.
그 뒤로는 고요한 코르도바,
그리고 여행의 마지막을 장식할 그라나다.
머물고 싶으면 머물고, 떠나고 싶으면 떠나는, 시간에 쫓기지 않는 여행.
두 번째로 찾는 안달루시아지만, 이번엔 조금 다르게 보고 느끼고 싶다.
햇살이 머무는 골목, 커피 향 나는 카페, 기타 선율이 흐르는 저녁거리, 그리고 스페인 사람들의 열정적인 눈빛과 춤사위까지...
지금, 공항 대기실.
잠시 뒤면 비행기에 오르겠지.
긴 비의 계절을 잠시 벗어나, 햇살의 나라로 간다.
돌아오면, 안달루시아지방의 바람과 햇살, 특별했던 이야기 전해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