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부. 제2차 주파수 경매
경매방식이 워낙 복잡했기 때문에 진행 과정도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었다. 초반에는 밴드플랜1이 우세했다가, 사흘째부터 밴드플랜2로 힘의 균형이 기울었다. 여섯째 날 다시 밴드플랜1로 이동했으나, 최종적으로는 밴드플랜2가 우위를 점했다. 이통3사의 전략은 시시각각 변했고, 그때마다 현장은 팽팽한 긴장감으로 가득했다.
과열을 막기 위한 장치들이 곳곳에 설치됐음에도 불구하고, 경매는 예상보다 훨씬 길어졌다. 50라운드라는 마지노선이 정해졌지만 승자는 좀처럼 나타나지 않았다. 동시오름입찰은 8월 29일 47라운드까지 이어졌고, 다음날인 8월 30일에는 최종 낙찰일이자 결전의 날을 맞이했다.1)
마지막 3라운드가 끝난 오후 2시 30분, 각 통신사 대표들은 준비해온 마지막 입찰서를 봉투에 넣어 미래부 담당자에게 건넸다. 오후 6시 30분, 경매는 공식 종료되었고, 같은 날 밤 8시 과천정부청사에서 결과가 발표됐다.
미래부는 승자플랜이 ‘밴드플랜2’로 확정됐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2.6GHz 대역의 B2블록을 최저경쟁가격(4,788억 원)에 낙찰받았다. SK텔레콤은 1.8GHz 대역의 C2블록을 1조500억 원에 확보했고, KT는 인접대역인 D블록을 9,001억 원에 손에 넣었다. 최저가 대비 3배가 넘는 금액이었다.2)
이로써 1조4,414억 원에서 시작한 경매는 총 낙찰가 2조4,289억 원으로 마무리됐다. 최저경쟁가격과 최종낙찰가격의 차이는 정확히 두 배였다.
경매 직후 이통3사 관계자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승리를 자평했다.
SK텔레콤의 이상헌 상무는 “준비했던 시나리오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했고, LG유플러스의 박형일 상무는 “낙찰받은 대역은 여러 전략 중 하나였을 뿐”이라며 여유를 보였다. KT의 이석수 상무는 “국가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했다”고 말했지만, 얼굴에는 복잡한 감정이 엿보였다.3)
결과적으로 보면, 세 통신사 모두 ‘각자의 승리’를 챙겼다는 평가였다. KT는 인접대역 확보로 광대역 LTE(40MHz 폭) 서비스를 실현할 수 있게 됐다. 단말 교체 없이 속도 향상 효과를 얻을 수 있어, 소비자와 사업자 모두에게 효율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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