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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 LTE 주파수 엮다,
LTE-A 시작

48부. LTE-A 시대 본격화

by 김문기

LTE 추가 주파수를 획득한 이통사들은 곧바로 망 고도화 경쟁에 돌입했다. 이제는 단순한 커버리지 싸움이 아니라, 얼마나 빠르고 안정적인 속도를 제공할 수 있느냐가 생존의 핵심이 됐다.


글로벌이동통신표준화기구 3GPP는 이미 한발 앞서 LTE의 다음 진화세대를 구상하고 있었다. 그것이 바로 릴리즈 10(Release 10) 단계에서 정의된 LTE-Advanced, 줄여서 LTE-A였다. LTE-A는 단순한 속도 향상이 아니라, 데이터 시대를 대비한 네트워크 효율성의 재설계였다. LTE는 이미 패킷 기반의 올아이피(All-IP) 네트워크였지만, 여전히 주파수 자원이 한정돼 있었다. LTE-A는 이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여러 기술을 한꺼번에 도입했다.


LTE-A의 주요 구성요소로는 와이파이망과 LTE망을 동시에 활용해 안정성을 높이는 MPTCP(Multipath TCP), 비면허대역에서도 LTE 운용이 가능하게 한 LTE-U(Unlicensed), 변복조 효율을 높여 전송 용량을 끌어올린 256QAM과 업링크 64QAM, 여러 개의 안테나를 통해 데이터를 동시에 송수신하는 4×4 MIMO(Multiple Input Multiple Output) 등이 있었다. 이들은 모두 망 품질을 높이기 위한 기술적 진화였지만, 이용자 입장에서 직접 체감되는 기술은 단연 주파수집성기술(CA, Carrier Aggregation)이었다.


LTE 세대에 들어서면서 전 세계적으로 이동통신 주파수는 파편화됐다. 각국의 통신 정책과 이전 세대의 잔재가 얽히면서, 하나의 대역폭이 아닌 조각난 주파수 블록 위에서 LTE가 운영되고 있었던 것이다. CA는 이런 파편화된 주파수를 묶어 하나의 넓은 ‘가상 대역’으로 만드는 기술이었다.


비유하자면, 1차선 도로를 2차선으로 확장하는 개념이지만, 단순히 도로를 넓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위치의 도로 두 개를 동시에 활용해 차량(데이터)을 나눠 보내고, 목적지에서 합쳐 하나로 만드는 원리였다.

실제 LTE-A는 하나의 데이터 ‘A’를 두 조각(Aa, Ab)으로 쪼개 각각 다른 대역으로 전송한 뒤, 단말기에서 다시 결합해 원래의 A로 복원했다. 광대역이 물리적인 확장이었다면, CA는 가상적 병렬화였다.


이러한 주파수 결합기술은 단순히 이론적인 혁신이 아니라, 이통사들에게는 실제로 망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었다. 기지국 간 협력통신(CoMP), 셀 간 간섭을 줄이는 EICIC(Enhanced Inter-Cell Interference Coordination) 등과 결합하면서 LTE-A는 본격적으로 ‘속도의 전쟁’을 촉발시켰다.

다운로드 (11).jpeg LTE-A를 상용화한 SK텔레콤 [사진=SK텔레콤]

2013년 6월 26일, SK텔레콤이 세계 최초로 LTE-A 상용화를 발표했다.1) LTE는 본래 주파수분할(FDD) 방식을 사용한다. 이는 고속도로에 중앙선을 긋듯, 상행(업로드)과 하행(다운로드)을 물리적으로 분리하는 개념이다. 가령 20MHz 대역폭이 있다면, 10MHz는 상행, 10MHz는 하행용으로 나뉜다. 이 중 다운로드 10MHz의 이론상 최대 속도는 75Mbps. CA를 통해 동일한 폭을 하나 더 붙이면 속도는 단순히 2배로 올라 150Mbps를 낸다.


물론, 네트워크가 CA를 지원한다고 해서 자동으로 속도가 오르는 건 아니었다. 데이터를 나눠 보냈다면, 이를 다시 합치는 장치가 단말기에 있어야 했다. 즉, 단말기도 CA를 지원해야 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는 기존 ‘갤럭시S4’를 개량한 ‘갤럭시S4 LTE-A’를 별도로 출시하며, 세계 최초 LTE-A 스마트폰 타이틀을 거머쥐었다.2)

다운로드 (12).jpeg LG유플러스가 ‘100% LTE’ 스마트폰 ‘갤럭시S4 LTE-A’를 18일 출시하고 LTE-A서비스 상용화에 나선 모습 [사진=LG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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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전문지에서만 10년 넘게 근무하며 전세계를 누볐습니다. 이전에 정리했던 이동통신 연대기를 재수정 중입니다. 가끔 다른 내용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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